해 질 녘, 붉게 물든 하늘을 배경으로 늘어선 차들을 바라보며 오늘 저녁은 또 뭘 먹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역시 자유로운 식사 아니겠어? 오늘은 왠지 숨겨진 동네 맛집을 탐험하고 싶은 기분. 핸들을 돌려 보성으로 향했다.
보성읍을 천천히 드라이브하며, 왠지 모르게 끌리는 식당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곳이 있었으니, 바로 “중앙식당”이었다. 간판의 폰트부터가 범상치 않은 내공을 풍기는 듯했다. 오래된 듯한 외관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왠지 모를 믿음을 주었다. 이런 곳이야말로 진정한 보성 맛집일 거라는 직감이 강하게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은, 마치 오랜 단골들이 드나들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혼자 온 나를 사장님은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혼밥 레벨 만렙인 나지만, 가끔은 이런 따뜻한 환대가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메뉴판을 살펴보니, 보성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들이 눈에 띄었다. “보성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던 나는, 사장님께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망설임 없이 추천해주신 메뉴는 바로 녹돈 떡갈비 정식! 떡갈비는 절대 실패할 수 없는 메뉴니까.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벽에는 방문객들의 흔적이 담긴 낙서들이 가득했고, 테이블은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오래된 식당 특유의 편안함과 깔끔함이 공존하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녹돈 떡갈비 정식이 나왔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입이 떡 벌어졌다. 떡갈비는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김치, 나물, 젓갈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꼬막이었다. 짭조름하면서도 쫄깃한 꼬막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떡갈비를 맛볼 차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떡갈비를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육즙이 퍼져 나갔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는 전혀 없고,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향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떡갈비는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 올려져 나와, 마지막 한 점까지 따뜻하게 즐길 수 있었다.
사장님의 친절함도 빼놓을 수 없다. 혼자 온 나를 살뜰히 챙겨주시며, 음식 맛은 괜찮은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계속해서 물어봐 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따뜻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떡갈비 한 점을 더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솔직히 밥 두 공기는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과식은 금물! 아쉬움을 뒤로하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니, 사장님께서 후식으로 직접 담근 매실차를 내어주셨다. 시원하고 달콤한 매실차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사장님의 따뜻한 배려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중앙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고, 사장님의 따뜻한 정과 푸근한 분위기 덕분에,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니, 어느덧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배부른 만족감과 함께,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보성 여행 중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중앙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보성에 또 오게 된다면, 주저 없이 중앙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지.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와 맛있는 음식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 덕분에, 행복한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