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안동, 그 넉넉한 인심과 깊은 역사가 깃든 이곳에서 특별한 점심 식사를 경험했다. 안동 홈플러스 근처, 좁다란 골목길 안쪽에 숨겨진 듯 자리한 영호골식당. 간판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뻔했지만, 왠지 모를 이끌림에 골목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0미터 남짓 걸어 들어가니, 비로소 정겨운 식당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중년 남성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고 계셨다.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듯했다. 영호골식당, 영호는 안동의 옛 이름이고, 골부리는 다슬기의 안동 사투리라고 한다. 메뉴는 단 하나, 골부리국. 자리에 앉자마자 망설임 없이 골부리국을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한 밑반찬과 함께 골부리국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소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웠다. 특히, 젓갈과 김치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메인 메뉴인 골부리국은 뽀얀 국물에 다슬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간 모습이었다. 얼핏 보면 고추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육개장 같기도 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은은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다슬기 특유의 시원함과 야채의 은은한 단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맛이었다. 텁텁함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국물은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마치 어머니가 정성껏 끓여주신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테이블 한 켠에는 다대기와 매운 고추가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 취향에 따라 얼큰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나는 매운 고추를 조금 넣어 먹어보기로 했다.

매운 고추를 넣으니, 칼칼한 맛이 더해져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매콤함이 느끼함은 잡아주고, 입맛은 더욱 돋우어 주었다. 다슬기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고, 신선한 야채들은 아삭아삭한 식감을 더해주었다. 밥 한 공기를 말아, 국물과 함께 후루룩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영호골식당은 늘그막한 두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고추와 다데기 듬뿍 넣어 얼큰하게 드세요”라며 구성진 목소리로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마치 오랜 단골손님을 대하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다슬기는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A가 풍부하여 숙취와 신경통에 도움이 되며, 시력을 좋게 하고 간장을 보호하며 빈혈, 특히 간장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부터 1급수 개천에서 채취하여 먹어왔다고 하니, 그 건강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속이 편안하고 든든했다. 몸 속 깊은 곳부터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찬바람이 불 때나,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도 제격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5년 전통의 깊은 맛과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주인 내외분 덕분에 잊지 못할 식사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맞은편 구시가에 위치한 영호골식당은 안동을 대표하는 숨겨진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함이나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지만, 깊은 맛과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곳이다. 안동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30여년간 안동 지역에서 토박이 식당으로 자리를 지켜온 영호골식당에서 45년 전통의 맛집 골부리국의 깊은 풍미를 느껴보시길 바란다. 참기름 듬뿍 넣어 맛깔나게 만든 토속 음식 재료와 푹 고은 골부리곡은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