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낡고 소박한 외관, 왠지 모르게 숨겨진 내공이 느껴지는 그런 집 있잖아. 종로에서 꽤나 오래된 제철 해산물 맛집이라고 하니,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갔는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걸 보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좌식 테이블도 있어서 편하게 앉을 수 있었는데, 저녁 시간에는 자리가 없을 때도 많다고 하니 참고!

메뉴판을 보니, 연포탕, 낙지볶음, 탕탕이 등 낙지요리 전문점답게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제철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봄에는 갑오징어, 병어, 가을에는 세발낙지, 겨울에는 방어, 꼬막, 생굴, 새조개 샤브샤브 등 계절마다 다른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봄이라 도다리쑥국이 눈에 띄었는데, 마침 두 번째 방문이라는 손님의 “봄철 도다리쑥국 맛 좋다”는 혼잣말에 망설임 없이 도다리쑥국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버섯호박볶음, 무생채, 도토리묵, 청포묵, 겉절이, 시금치나물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이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바로 청어구이!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혼자 왔을 때는 안 나온다는 후기가 있던데, 역시 둘 이상이 가야 서비스로 나오는 듯했다. 간혹 청어구이 대신 다른 생선구이가 나올 때도 있다고 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도다리쑥국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쑥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딱 봄을 알리는 맛이었다. 국물 한 입을 떠먹으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도다리 살도 부드럽고, 쑥 향과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쑥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을 보면 쑥과 함께 붉은 고추가 살짝 들어가 칼칼한 맛을 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낙지볶음도 엄청 땡겼다. 다른 테이블에서 낙지볶음을 먹는 모습을 보니, 매콤한 양념에 볶아진 낙지가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다음에는 꼭 낙지볶음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 집 낙지는 싱싱하기로 유명하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무교동 스타일의 칼칼한 맛보다는 매콤한 스타일이라고 하니,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딱일 듯하다.
혼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주방장님이 혼자 요리하시는 모습이 보였다. 오픈 주방이라 위생 상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정말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음식에 대한 정성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던 중, 주방장님이 나에게 청어구이를 서비스로 주셨다. 예상치 못한 서비스에 감동! 역시 인심 좋은 맛집은 다르다.

옆 테이블에서는 연포탕을 시켜 먹고 있었는데, 정말 푸짐해 보였다. 살아있는 낙지를 바로 넣어 끓여 먹는다고 하니, 몸보신에도 좋을 것 같았다. 특히 연포탕 국물에 볶음밥을 해 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연포탕에 볶음밥까지 클리어해야겠다. 를 보면 뽀얀 낙지와 함께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 시원한 국물 맛을 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사장님이 친절한 듯 안 친절한 듯, 묘한 느낌이었다. 반찬을 리필했는데, 가져다주실 때 약간 퉁명스러운 말투였다는 후기도 있었다. 물론, 바쁜 시간대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더 친절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음식 맛은 정말 훌륭했다. 재료도 신선하고, 손맛도 좋으신 것 같았다. 특히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다음에는 가을에 방문해서 세발낙지를 꼭 먹어봐야겠다. 아, 그리고 점심특선으로 여름 보양식 민어지리도 판매한다고 하니, 여름에 몸보신하러 와도 좋을 것 같다. 가격은 1인 2만원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낙지비빔밥도 맛있다고 한다. 불맛이 느껴지는 낙지볶음에 밥과 채소를 비벼 먹으면 정말 꿀맛일 것 같다. 특히 낙지가 싱싱하고 튼실해서 씹는 맛이 좋다고 한다. 를 보면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낙지와 신선한 채소, 김 가루, 깨소금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식욕을 자극한다.
아, 그리고 주차는 조금 불편할 수 있다. 가게 앞에 주차 공간이 따로 없으니, 근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전체적으로, ‘낙지마을’은 신선한 재료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가 있는 맛집이었다. 서비스는 조금 아쉬웠지만, 음식 맛으로 모든 게 용서되는 그런 곳이었다. 종로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숨은 맛집이라고 하니,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제철 해산물을 좋아한다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다음에 방문하면 낙지볶음 작은 사이즈에 연포탕, 그리고 볶음밥까지 풀코스로 즐겨봐야겠다. 아, 그리고 청어구이는 꼭 다시 먹어야지!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종로에서 제대로 된 해산물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낙지마을’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낙지탕탕이도 취급한다고 한다. 목포 스타일로 너무 잘게 썰지 않고 큼직하게 썰어달라고 요청하면, 기꺼이 그렇게 해준다고 하니, 탕탕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을 보면 탕탕이의 신선함을 확인할 수 있다.
나오는 길에 외벽에 걸린 간판을 다시 한번 쳐다봤다. 작고 볼품없는 간판이지만, 왠지 모르게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그런 간판이었다. 역시 맛집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낙지마을’, 종로에서 맛있는 제철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와 8을 비교해보면, 방문 시기에 따라 밑반찬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철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을 보면, 청어구이를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