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눈여겨봤던 건대 맛집 리스트 중 하나, ‘시홍쓰’에 드디어 발걸음을 했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조차도, 새로운 식당에 도전할 때는 늘 약간의 긴장감이 감돈다. 특히나 요즘처럼 핫플레이스는 혼자 밥 먹기가 더 어려울까 봐 걱정이 앞서기 마련인데, 시홍쓰는 어떨까? 오늘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용기를 내어 혼자만의 미식 탐험을 떠나기로 했다.
어린이대공원역에서 내려, 살짝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니 아담한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붉은 토마토 그림과 함께 ‘시홍쓰’라는 정감 가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가게 앞에 놓인 작은 입간판에는 메뉴와 함께 ‘혼밥 환영’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어 안심이 됐다. 그래, 오늘 혼밥 성공 예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은 크지 않았지만, 혼자 앉아 식사하기에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테이블 몇 개와 바 테이블로 이루어진 작은 공간은 혼자 온 손님, 둘 셋 짝을 지어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구석에 자리가 하나 남아있어 냉큼 자리를 잡았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토마토계란덮밥, 마파두부밥, 탄탄면 등 다양한 중국 가정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시홍쓰의 대표 메뉴라는 토마토계란덮밥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과 함께 앙증맞은 애피타이저가 나왔다. 떡볶이 양념 같은 소스가 뿌려진 삶은 계란 반쪽과, 가쓰오부시가 올라간 두부였다. 별 기대 없이 맛을 봤는데, 웬걸? 떡볶이 소스는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먹던 추억의 맛이었고, 두부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맛을 확 돋우었다. 특히 얇게 저민 가쓰오부시의 식감과 향이 두부의 부드러움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식사 전부터 기분 좋은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이 작은 애피타이저에서부터, 시홍쓰의 음식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마토계란덮밥이 나왔다. 뽀얀 쌀밥 위에, 먹음직스러운 토마토와 계란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듯했지만, 묘하게 코를 자극하는 불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살짝 헤집어보니, 촉촉하고 부드러운 계란과 잘 익은 토마토가 어우러져 황홀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드디어 첫 입. 입안 가득 퍼지는 건, 은은한 불향과 함께 토마토의 산뜻함, 그리고 계란의 부드러움이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토마토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았다. 흔히 먹는 토마토소스와는 차원이 다른, 진짜 토마토를 사용했다는 느낌이랄까. 계란 역시,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완벽한 반숙 상태로 조리되어 덮밥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먹다 보니, 묘하게 익숙한 감칠맛이 느껴졌다. 마치 굴소스를 살짝 넣은 듯한, 중식 특유의 깊은 맛이랄까. 찾아보니 역시나, 굴소스가 이 맛의 비법인 듯했다. 하지만 과하지 않고 은은하게 느껴지는 정도라, 토마토와 계란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풍성한 풍미를 더했다. 이 절묘한 밸런스가, 시홍쓰 토마토계란덮밥의 매력인 것 같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롯이 음식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들 각자의 혼밥을 즐기는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편안해 보였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존중해주는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협소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좁고, 옆 테이블과의 합석도 흔한 듯했다. 실제로, 내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들이 합석해서 식사를 했다. 물론, 혼자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낯선 사람과 바로 옆에 붙어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다 보니, 웨이팅은 필수인 듯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이미 몇 팀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링으로 원격 줄 서기도 가능하다고 하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식사 시간에는 더욱 붐비기 때문에, 오픈 시간이나, 브레이크 타임 직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토마토계란덮밥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다음 메뉴를 고민했다. 마파두부밥도 맛있다는 평이 많았지만, 오늘은 왠지 튀김이 당겼다. 메뉴판을 보니, 마파가지튀김이라는 메뉴가 눈에 띄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가지튀김에, 매콤한 마라 소스를 곁들인 메뉴라니, 이건 맛없없 조합이잖아? 망설임 없이 마파가지튀김을 주문했다.
마파가지튀김은, 기대 이상의 비주얼을 자랑했다. 큼지막한 가지를 바삭하게 튀겨낸 후, 그 위에 매콤한 마라 소스를 듬뿍 뿌려낸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가지는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입안에 넣으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김이 훅 하고 올라왔다.

마라 소스는, 생각보다 매콤했다. 혀가 얼얼해지는 듯한 마라 특유의 얼얼함과, 입술을 자극하는 매운맛이 동시에 느껴졌다. 하지만,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괜히 밥도둑이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었다.
특히, 가지의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라고 할까. 찹쌀 반죽인지, 쫄깃한 식감도 느껴졌다. 여기에, 마라 소스의 매콤함이 더해지니, 정말 환상의 조합이었다. 평소에 가지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시홍쓰의 마파가지튀김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식기류에 기름기가 남아있다는 점이었다.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잡을 때, 미끌거리는 느낌이 살짝 거슬렸다. 물론, 워낙 바쁜 곳이다 보니, 완벽하게 깔끔하게 관리하기는 어렵겠지만, 조금 더 신경 써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물을 식사 후에야 가져다주셨다는 점도 아쉬웠다. 물론, 내가 먼저 요청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손님이 앉으면, 물부터 챙겨주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라 소스 때문에 입안이 얼얼했는데, 물을 제때 마시지 못해서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시홍쓰는 정말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훌륭한 맛은 물론이고, 혼자 밥 먹기에도 부담 없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서, 학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많은 학생들이 혼자 혹은 친구와 함께 와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특히, 탄탄면은,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하니, 꼭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고기튀김도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다음에는 꼭 일찍 방문해서, 고기튀김도 맛봐야겠다. 아, 그리고, 시홍쓰의 숨겨진 필수 메뉴라는 유자 단무지도 빼놓을 수 없지.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시홍쓰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며, 혼밥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건대나 어린이대공원 근처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시홍쓰를 강력 추천한다.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또 방문할 것을 기약하며, 가게 문을 나섰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