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갑자기 떠나고 싶어졌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 맛있는 밥 한 끼 먹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 목적지는 양평으로 정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니 만큼, 혼밥하기 좋은 곳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레이더망에 걸린 곳이 바로 ‘계정횟집’이었다.
계정횟집은 양평에서도 꽤 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드라이브 코스로는 제격이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식당이 나타났다. 넓은 주차장이 인상적이었다. 주차 공간이 넉넉하니 주차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겠다. 주차장 한켠에는 튤립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작은 호수가 눈에 띄었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 잠시 호숫가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카운터석은 따로 없었지만, 4인 테이블에 혼자 앉아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았다. 혼밥 레벨이 +1 상승하는 순간이었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꽤 많았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메뉴는 단 하나, 송어회였다.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송어회 1인분을 주문했다. 가격은 1인분에 15,000원. 3년 전보다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들이 빠르게 세팅되었다. 깻잎, 상추, 양배추 등 신선한 야채들이 푸짐하게 제공되었다. 콩가루, 다진 마늘, 초고추장도 함께 나왔다. 송어회를 야채와 함께 비벼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였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송어회가 나왔다. 선홍빛 자태를 뽐내는 송어회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얇게 썰린 송어회는 마치 꽃잎처럼 접시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것이 신선함이 느껴졌다. 사진으로만 보던 비주얼을 실제로 마주하니,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본격적으로 송어회를 맛볼 시간. 먼저, 신선한 야채를 듬뿍 넣고 콩가루와 초고추장을 듬뿍 뿌려 회무침을 만들었다.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니, 새콤달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잘 비벼진 회무침 위에 송어회 한 점을 올려 입안으로 직행.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콩가루,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이번에는 깻잎에 송어회와 야채를 함께 싸서 먹어봤다. 깻잎의 향긋함이 송어회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쌈을 크게 한 입 가득 넣으니, 입안이 행복으로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송어회를 폭풍 흡입했다. 혼자 먹는 밥이었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롯이 맛에 집중하며 나만의 시간을 즐겼다.
송어회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따뜻한 국물이 생각났다. 그래서 매운탕을 추가로 주문했다. 매운탕 가격은 단돈 3,000원.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의 매운탕이 제공되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조미료 맛이 강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돋보였다. 밥 한 공기를 시켜 매운탕에 말아 먹으니, 꿀맛이었다. 매운탕 안에는 수제비도 들어 있었다. 쫄깃한 수제비를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어느덧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일어섰다. 계산대 옆에는 커피 자판기가 있었다.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식당 앞에는 작은 연못과 정자가 있었다. 정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주변에는 푸른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다.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기분이었다.
계정횟집은 송어 양식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송어회의 신선도가 남달랐다. 저렴한 가격에 신선하고 맛있는 송어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혼자 와도 전혀 부담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또한 마음에 들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아이들을 위한 메뉴가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계정횟집에서 맛있는 송어회와 매운탕을 먹고 나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혼자 떠나온 여행이었지만,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덕분에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었다. 양평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계정횟집에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풍경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쉬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혼자 여행을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다.

계정횟집은 맛과 가성비, 분위기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곳이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 혼밥도 두렵지 않게 만들어주는 곳. 양평에 간다면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용변을 보던 중 문이 열릴 뻔했다는 후기가 떠올랐다. 화장실 문 단속은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 방문 때는 꼭 화장실 걸쇠를 꼼꼼히 확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깨끗하고 넓은 주차장과 대기실은 여전히 만족스러웠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