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잊고 지냈던 대학 시절의 낭만이 문득 떠올랐다.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풋풋한 설렘이 가득했던 그 시절,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따뜻한 순대전골의 기억. 그 맛을 찾아, 발걸음은 자연스레 경성대 부근으로 향했다. 그 시절 그 자리, 변함없이 ‘알천식당’이라는 간판이 나를 반겼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넉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미 만차였다. 역시, 여전한 인기다. 다행히 바로 옆에 ‘부경 지정 주차장’이 있어 그곳에 차를 댈 수 있었다. 낡은 건물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커다란 간판에는 “알천 순대곱창・전골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어서 들어가 그 변함없는 맛을 느껴보고 싶어졌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2시 30분쯤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브레이크 타임(3시~4시) 직전이라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브레이크 타임에 임박한 시간이라, 3시 전에 미리 계산해야 하고, 밥은 셀프로 가져다 먹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오히려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순대곱창전골, 순대만전골, 순대고기전골, 다섞어전골 등 다양한 전골 메뉴와 돼지국밥, 순대국밥 등 식사 메뉴도 눈에 띄었다. 오랜 고민 끝에, 순대와 곱창, 고기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다섞어전골’ 2인분을 주문했다. 가격은 1인분에 15,000원. 예전보다 가격이 조금 오른 듯했지만, 푸짐한 양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가격이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큼지막한 냄비에 담긴 다섞어전골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붉은 육수 위로 듬뿍 올려진 쑥갓과 깻잎이 식욕을 자극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코를 찌르는 듯한 매콤한 향이 올라왔다.

가장 먼저 국물을 한 입 맛보았다. 깊고 진한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돼지 뼈를 오랜 시간 고아 낸 듯, 묵직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국물은 그 자체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곱창과 순대, 고기에서 우러나온 기름이 더해져 더욱 풍부한 맛을 냈다. 텁텁하거나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순대는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했다. 특히, 직접 만든 수제 순대라 그런지, 일반 순대와는 차원이 다른 깊은 맛을 자랑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한 채소와 찹쌀의 조화가 훌륭했다. 곱창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질기거나 냄새나는 곱창은 상상할 수 없다.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손질한 곱창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고기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했다. 기름기가 적당히 섞인 살코기는 씹을수록 깊은 풍미를 더했다.
전골 안에는 당면과 떡, 깻잎, 쑥갓 등 다양한 재료들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특히, 쑥갓의 향긋한 향은 돼지 냄새를 잡아주고, 전골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이 진해지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어느 정도 전골을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했다. 남은 국물에 김치와 김 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볶아주는 볶음밥은 정말 필수 코스였다. 고소한 참기름 향과 매콤한 김치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볶음밥을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양이 워낙 푸짐해서, 볶음밥을 조금 남긴 것이 아쉬웠다. 다음에는 꼭 인원수보다 적게 시켜서 볶음밥까지 야무지게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전에 맛보기로 제공되던 순대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게가 워낙 바쁘다 보니, 직원분들이 친절하다고 느끼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맛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다.
알천식당은 맛, 양, 가격, 분위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10년 이상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이 이 집의 저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경성대 부경대 근처에서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를 찾는다면, 알천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추억과 맛, 그리고 낭만까지,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또한, 3시부터 4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니, 이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주차는 가게 앞이나 부경 지정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알천식당에서 맛있는 순대전골을 먹고 나오니, 다시금 대학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풋풋했던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먹었던 순대전골의 맛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앞으로도 알천식당은 나의 소중한 추억의 장소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순대전골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 듯했다. 입안에는 은은한 쑥갓 향과 매콤한 국물 맛이 맴돌았다. 다음에는 비 오는 날, 뜨끈한 순대전골에 소주 한잔 기울이며, 옛 추억을 되새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