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백수해안도로, 석양처럼 깊어가는 모래골에서의 한 끼 맛집

바다를 향해 뻗은 길 위에서, 나는 한 마리 갈매기처럼 자유로워졌다. 영광 백수해안도로.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벅찬 설렘이 밀려오는 곳. 드넓은 갯벌과 수평선 너머로 붉게 물드는 노을을 상상하며, 미식 여행의 닻을 올렸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모래골’, 석양을 닮은 굴비와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가득한 간장게장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굽이굽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바람은 짭짤하면서도 싱그러웠고, 햇살은 부드럽게 뺨을 어루만졌다. 푸른 하늘과 쪽빛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은 마치 꿈결처럼 아득했다. 영광대교 하단, 파스쿠찌 커피숍 바로 옆에 자리 잡은 모래골이 눈에 들어왔다. 검회색 외관의 2층 건물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인상을 주었다. 건물 앞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수족관이 놓여 있어, 이곳이 바다를 품은 식당임을 실감케 했다.

모래골 식당 외부 전경
영광대교 아래,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래골의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홀 안은 이미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굴비정식, 간장게장정식, 애호박찌개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잠시 고민 끝에, 굴비의 깊은 풍미와 간장게장의 녹진한 맛을 모두 느껴보고 싶어 굴비정식 2인분과 간장게장 2인분을 주문했다. 4인 기준, 여러 메뉴를 시켜 나눠 먹는 것이 이곳을 즐기는 팁이라는 정보를 이미 입수했기 때문이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밑반찬들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콩나물 무침, 김치, 멸치볶음, 샐러드 등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서비스로 제공되는 애호박찌개는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고기와 애호박이 듬뿍 들어간 찌개는 굴비와 간장게장이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모래골의 정갈한 밑반찬
소박하지만 정갈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밑반찬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굴비정식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릇하게 구워진 굴비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굴비 살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했고,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굴비는 밥 위에 올려 먹어도 맛있지만, 녹차물에 밥을 말아 굴비를 얹어 먹으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쌉싸름한 녹차의 향긋함이 굴비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굴비정식 한 상 차림
굴비와 다채로운 밑반찬의 조화, 풍성한 한 상

이어서 간장게장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이 듬뿍 묻혀진 간장게장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했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환상적이었다. 게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특유의 녹진한 풍미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간장게장은 김에 싸 먹어도 맛있고, 깻잎에 쌈 싸 먹어도 훌륭하다.

하지만 간장게장의 몸통에서 약간 신맛이 느껴진 점은 아쉬웠다. 게 다리나 게딱지는 괜찮았지만, 몸통 살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신맛은 옥에 티였다.

푸짐한 굴비 한 상
굴비와 애호박찌개의 환상적인 만남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창밖은 붉은 노을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창가를 가득 채우고, 석양은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래골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다. 식당 바로 옆에 위치한 파스쿠찌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석양을 감상하는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모래골 영수증을 제시하면 10%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모래골은 웨스트오션CC와도 가까워, 라운딩 전후에 들르기에도 좋은 위치다. 실제로 많은 골퍼들이 이곳에서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게 입구에는 다양한 메뉴 사진이 붙어 있어, 메뉴 선택에 도움을 준다. 또한, 영업시간은 저녁 8시까지이므로, 늦은 저녁에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분주한 주방 풍경
청결함이 돋보이는 주방, 믿음직스럽다

모래골은 맛, 서비스, 분위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식당이었다. 특히, 친절한 직원들의 따뜻한 미소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음식은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선사했다. 다음번에는 꼭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땐 꼭 조개무침을 맛봐야지. 겨울철에는 조개 조달이 어려워 맛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모래골 식당 입구
모래골, 정겨운 간판이 발길을 이끈다

영광 백수해안도로 맛집 모래골.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이 가득한 곳이다. 석양처럼 깊어가는 굴비의 풍미와 짭조름한 바다 내음을 느껴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모래골로 떠나보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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