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혼밥 성공! 착한 가격에 푸짐한 인심, 영흥도 매운탕 맛집에서 위로받다

영흥도로 향하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적했다. 바다나 보면서 혼자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차를 몰았다. 영흥대교를 건너 섬으로 들어서니, 짭짤한 바다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그래, 잘 왔어.’ 혼잣말을 하며 오늘의 혼밥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사실 영흥도는 관광지라 혼자 밥 먹기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으레 그렇듯, 바가지요금도 걱정됐고. 하지만 의외로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영흥일번지식당’이라는 간판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이름이랄까. 자연산 생선 매운탕이라는 문구에 홀린 듯 이끌려 들어갔다. 혼자 여행 온 티를 애써 감추며, 용기 내어 문을 열었다.

영흥일번지식당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 오히려 믿음직스럽다.

식당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했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가 따로 마련된 건 아니었지만, 혼자 앉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편안한 분위기였다. 아주머니 혼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는데, 어딘가 모르게 푸근한 인상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매운탕 외에도 칼국수, 회무침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혼자라서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없는 게 아쉬웠지만, 매운탕 전문점에 왔으니 매운탕을 먹어봐야겠지.

“사장님, 매운탕 1인분 되나요?”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아주머니는 환하게 웃으시며 “그럼요! 혼자 오셨어요? 맛있게 해 드릴게.”라고 답해주셨다. 그 따뜻한 한마디에 괜스레 마음이 놓였다. 오늘도 혼밥 성공!

주문 후, 밑반찬이 하나둘씩 차려졌다. 콩나물무침, 김치, 멸치볶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 담근 듯한 김치가 어찌나 맛있던지. 매운탕이 나오기 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뻔했다.

다채로운 밑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밑반찬들. 특히 김치가 정말 맛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매운탕이 등장했다. 커다란 냄비에 담긴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쑥갓, 미나리 등 신선한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큼지막한 생선 토막들이 숨어 있었다. 코를 찌르는 듯한 매콤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보글보글 끓는 매운탕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는 듯, 넉넉한 양에 압도당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온몸에 퍼지는 듯했다. 텁텁하거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아주머니의 구수한 손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었다. 생선 살도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밥 위에 생선 살을 얹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푸짐한 매운탕
보기만 해도 속이 확 풀리는 듯한 비주얼이다.

혼자 밥을 먹는 동안,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내 곁을 챙겨주셨다. “혹시 밥 더 필요하면 말해요.”, “반찬 더 줄까?” 살뜰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마치 친할머니 집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꼈다. 덕분에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사실 식사를 하면서, 최근에 있었던 안 좋은 일들이 자꾸 떠올랐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따뜻한 정을 느끼면서 조금씩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역시 밥심은 위대하다. 혼자 훌쩍 떠나온 여행이었지만, ‘영흥일번지식당’에서의 식사는 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몇몇 후기에서처럼, 음식의 간이 센 편이다. 특히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다소 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매운탕 근접샷
매콤한 국물이 밥도둑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식당의 위생 상태가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다. 테이블에 약간의 끈적임이 느껴지기도 했고, 오래된 식당 특유의 낡은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소소한 단점들이 아주머니의 정겨운 인심과 맛있는 음식으로 모두 커버되는 느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주머니는 “멀리서 혼자 왔는데,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고 싶네.”라며 덤으로 요구르트를 하나 건네주셨다. 작은 배려였지만, 그 따뜻함에 감동받았다.

‘영흥일번지식당’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집은 아니다. 하지만 착한 가격에 푸짐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혼자 여행 온 사람도, 혼밥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만약 영흥도에 가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아주머니의 따뜻한 밥 한 끼에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돌아오는 길, 석양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영흥도에서의 혼밥 여행, 성공적이었다. 다음에는 칼국수랑 회무침도 먹어봐야지.

고등어 구이
고등어 구이도 겉바속촉의 정석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꼭 먹어봐야지.
제육볶음
매콤달콤한 제육볶음도 인기 메뉴 중 하나라고.
정갈한 밑반찬
매일 바뀌는 밑반찬도 이 집의 매력 포인트!
방송 출연
맛집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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