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없을 땐 무조건 여기, 기장 철마에서 만난 곰내재 드라이브 코스 숨은 맛집, 장밭골집의 특별한 추어탕

어쩐지 며칠 전부터 밥맛이 영 없다. 아침은 늘 거르고, 점심은 대충 때우고, 저녁은 그나마 챙겨 먹으려 해도 영 시원찮다. 이럴 땐 뭔가 특별한 게 필요하다. 그냥 평범한 식사 말고, 잃어버린 입맛을 확 되살려줄, 그런 강렬한 무언가가. 그래서 나는 고민 끝에, 내 ‘입맛 소생’ 비밀 장소로 향했다. 부산 기장 철마, 곰내재를 넘어 아홉산 숲길 드라이브 코스 끝자락에 숨어있는 그곳, 바로 장밭골집이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언제나 싱그럽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 푸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건, 부산에 사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지도 모른다. 굽이굽이 곰내재를 넘어 철마에 다다르니, 마음마저 평온해지는 기분이다. 철마는 한우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숨겨진 추어탕 맛집들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바로 이 장밭골집이다. 넓찍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새로 지어진 듯 깔끔한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경쾌한 인사가 귓가에 닿는다. 늘 반갑게 맞아주시는 사장님의 미소 덕분에, 이곳에 오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혼자 왔다고 말씀드리니, 안쪽 방으로 안내해주신다. 8명 정도는 거뜬히 들어갈 수 있는 널찍한 방이다. 혼자 쓰기에는 조금 넓지만,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훑어본다. 사골추어탕, 메기매운탕, 오리불고기, 닭백숙 등 메뉴가 다양하다. 하지만 나의 선택은 늘 한결같다. 바로 추어탕이다. 장밭골집에 오면 다른 메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오로지 추어탕만을 향한 나의 변함없는 충성심!

장밭골집 메뉴판
장밭골집의 메뉴판. 추어탕, 메기매운탕, 오리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주문을 마치자, 순식간에 상이 차려진다. 뽀얀 쌀밥과 함께,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치, 깍두기, 콩나물무침, 시금치나물, 멸치볶음 등 하나하나 직접 만드신 듯한 시골 밥상 느낌의 반찬들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잘 익은 숭어젓갈이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숭어젓갈은, 밥도둑이 따로 없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추어탕이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장밭골집 추어탕은 전라도식보다는 경상도식에 가깝다. 걸쭉하고 구수한 국물이 특징이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니,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넣은 덕분에 국물이 아주 진하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추어탕
뚝배기 안에서 끓고 있는 추어탕. 보기만 해도 입맛이 살아나는 듯하다.

가장 먼저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서 맛본다. 캬…! 역시 이 맛이다. 깊고 진한 국물이 입안 가득 퍼진다. 미꾸라지의 구수한 맛과 함께, 갖은 양념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뒷맛은 깊고 진하다. 잃어버렸던 입맛이, 거짓말처럼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추어탕에는 역시 다진 마늘과 땡초를 듬뿍 넣어야 제맛이다.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추어탕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준다. 취향에 따라 후추나 들깨가루를 넣어 먹어도 좋다. 나는 후추를 살짝 뿌려 먹는 걸 좋아한다.

다진 마늘과 땡초를 넣은 추어탕
다진 마늘과 땡초를 듬뿍 넣어, 더욱 풍성한 맛을 즐겨보자.

이제 밥을 말 차례다. 뽀얀 쌀밥을 추어탕에 듬뿍 말아, 후루룩 소리 내어 먹는다. 뜨끈한 국물과 밥알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황홀한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밥알 사이사이로 스며든 추어탕 국물이, 정말 꿀맛이다.

반찬들도 하나씩 맛본다. 잘 익은 김치는 아삭하면서도 시원하고,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새콤달콤하다. 콩나물무침은 간이 딱 맞고, 시금치나물은 부드럽고 향긋하다. 멸치볶음은 달콤 짭짤해서, 밥반찬으로 그만이다. 특히 숭어젓갈은, 밥 위에 살짝 올려 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짭짤한 젓갈과 밥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숭어젓갈과 반찬들
숭어젓갈을 밥 위에 올려 먹으면,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온다.

정신없이 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인다. 정말 싹싹 긁어먹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었더니, 속이 든든해지는 기분이다. 역시 장밭골집 추어탕은, 나에게 최고의 보양식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인사를 드렸다.

“오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입맛이 돌아왔어요!”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장밭골집을 나서, 다시 곰내재를 넘어 집으로 향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양념통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양념통. 취향에 따라 후추, 들깨가루 등을 넣어 먹을 수 있다.

장밭골집은, 내게 단순한 식당 그 이상이다. 입맛 없을 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을 때, 언제든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철마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맛있는 추어탕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눈 녹듯이 사라진다.

혹시 부산 기장 철마에 들를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장밭골집에 방문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장밭골집의 추어탕은, 당신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고,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새하얀 벽돌로 마감된 깔끔한 외관, 정갈하게 놓인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살은 식당 내부를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준다. 커다란 창문 밖으로 보이는 푸른 나무들은, 마치 숲 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나무의 질감이 살아있는 테이블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한다.

식당 내부
깔끔하고 아늑한 식당 내부.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진다.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반찬들은,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김치의 붉은 색감, 콩나물무침의 노란 색감, 시금치나물의 초록 색감은,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차에 몸을 실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곰내재를 넘어 집으로 향했다.

푸짐한 반찬과 추어탕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반찬들. 하나하나 맛깔스럽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노을이 아름답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되는구나. 장밭골집에서 맛있는 추어탕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보냈다. 역시 나는, 이런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게 좋다.

다음에 또 입맛이 없을 때, 혹은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나는 주저 없이 장밭골집으로 향할 것이다. 그곳에는 언제나 따뜻한 추어탕과, 푸근한 인심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다진 마늘과 고추
추어탕에 넣어 먹으면 더욱 맛있는 다진 마늘과 고추.
장밭골집 외관
장밭골집의 외관. “정성들여 조리했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장수하세요”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식당 내부
햇살이 잘 들어오는 식당 내부.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장밭골집 추어탕
장밭골집의 대표 메뉴, 추어탕.
장밭골집 내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밭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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