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변산반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건 역시 혼밥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건 익숙하지만, 밥때만 되면 괜히 주눅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특히 여행지에서는 더 그렇다. 그러다 발견한 한 줄기 빛 같은 쌈밥집. 1인분도 푸짐하게 나온다는 리뷰에 용기를 얻어 망설임 없이 출발했다. 오늘도 혼밥,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파란 하늘 아래, 드문드문 흰 구름이 떠 있는 날씨 좋은 날이었다. 차를 몰아 도착한 식당은 소박한 외관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즉석 가마솥밥’이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 눈에 띈다. 갓 지은 밥이라니, 혼밥러에게 이보다 더 큰 위로가 있을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홀이 나타났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고, 혼자 앉기에도 부담 없는 분위기였다. 안쪽에는 칸막이가 쳐진 공간도 있어서, 조용히 식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 같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 1인 쌈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단돈 만 원.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혜자스러운 가격이다. 주문을 마치자, 순식간에 테이블이 가득 찼다. 쟁반 가득 담긴 쌈 채소와 8가지가 넘는 반찬들, 그리고 뚝배기에 담긴 뜨끈한 된장찌개까지. 혼자 먹기에는 너무 푸짐한 상차림에 입이 떡 벌어졌다.

반찬 하나하나 살펴보니,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콩나물, 깻잎 장아찌, 멸치볶음 등 집밥에서 자주 보던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오이소박이와 시원한 물김치였다. ,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마솥밥이 나왔다. 뚜껑을 여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미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밥알 한 톨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으로 마무리하니,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쌈 채소 종류도 다양해서 질릴 틈이 없었다. 싱싱한 상추, 깻잎, 배추는 기본이고, 이름 모를 쌈 채소들도 가득했다. 쌈장, 간장 소스, 고추장 등 취향에 맞게 쌈을 싸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소스도 준비되어 있었다. 쌈 채소에 밥을 올리고, 좋아하는 반찬을 곁들여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두부, 애호박, 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을 마시니, 온몸이 녹는 듯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푸짐한 밥상에 집중하며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도 부르고 마음도 따뜻해졌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봐 주셨다. 따뜻한 인사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부안에서 혼밥, 이제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이 쌈밥집이 있다면, 혼자라도 든든하고 행복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가성비는 물론, 맛과 정까지 가득한 이곳은 진정한 혼밥 성지라고 할 수 있다. 부안 지역에 방문할 일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맛집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석양 아래 펼쳐진 논밭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혼자라서 더 좋았던 여행, 그리고 혼자라서 더 맛있었던 밥.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 여행에서도 맛있는 혼밥을 찾아 떠나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