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장안면 숨은 맛집, 두오즈에서 맛보는 솥뚜껑 김치찌개의 깊은 향수

어릴 적,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따라 외할머니 댁에 가면 솥뚜껑에 끓여주시던 김치찌개 냄새가 온 동네에 진동했었지. 그 냄새 맡으면 괜스레 마음이 푸근해지고, 배는 꼬르륵 요동치고. 이번에 화성 장안면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두오즈”라는 식당에서, 그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김치찌개를 맛보고 왔어. 간판은 “DUOZ”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있으니, 혹시 지나가는 길에 보거든 그냥 지나치지 마시구랴.

사실 처음엔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공장들이 즐비한 동네였어.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으로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니, 떡 하니 “두오즈”가 나타나더라니까. 겉에서 보기엔 그냥 평범한 식당 같았는데,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어머나!’ 소리가 절로 나왔어. 밖에서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거든. 커다란 통창 너머로 보이는 작은 정원이 얼마나 예쁘던지. 창밖 풍경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이, 밥 먹기 전부터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어. 커다란 우드슬랩 테이블도 인상적이었는데, 직접 만드신 건가? 왠지 모르게 정성이 느껴지더라.

두오즈 외부 정원 풍경
두오즈의 통창 너머로 보이는 정원은 식사 전부터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줍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솥뚜껑 삼겹살이랑 김치찌개가 메인인 것 같더라고. 삼겹살도 땡겼지만, 오늘은 왠지 뜨끈한 국물이 더 땡겨서 김치찌개 전골 소자를 시켰어. 둘이 먹기에 적당하다는데, 글쎄… 워낙 식성이 좋은 나에게는 혼자서도 거뜬할 것 같은 양이었어. (물론,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우니 배가 빵빵해지긴 했지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솥뚜껑 김치찌개가 나왔어. 커다란 솥뚜껑에 담겨 나오는데, 그 비주얼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라. 뽀얀 두부랑 큼지막한 돼지고기, 그리고 묵은 김치가 듬뿍 들어있는데,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갔어.

솥뚜껑 김치찌개 비주얼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하는 솥뚜껑 김치찌개의 위엄!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데, 냄새가 아주 그냥… 묵은지의 시큼하면서도 깊은 향이 코를 찌르는데, 어릴 적 할머니 집에서 맡았던 바로 그 냄새였어. 아, 이 맛은 진짜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구나 싶었지. 국물 한 숟갈 떠서 맛을 보니, 이야… 진짜 끝내주더라. 적당히 칼칼하면서도 시원하고, 묵은지의 깊은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진짜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

김치찌개 속 돼지고기
큼지막한 돼지고기가 찌개의 풍미를 더합니다.

김치도 얼마나 맛있게 익었는지, 젓가락으로 쭈욱 찢어서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진짜 꿀맛이었어. 돼지고기도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어. 돼지 누린내 하나 없이 어쩜 이리 깔끔할까. 두부도 찌개 국물이 푹 배어서, 진짜 입에서 살살 녹더라.

밥 한 숟갈, 김치찌개 한 숟갈 번갈아 먹으니, 정신없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지. 솔직히 말해서, 밥 한 공기 더 시킬까 엄청 고민했어. 하지만, 오늘은 왠지 여기서 멈춰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 너무 많이 먹으면 저녁에 또 생각날까 봐… (결국, 저녁에도 생각났다는 건 안 비밀!)

김치찌개 한 상차림
소박하지만 정갈한 한 상차림.

두오즈는 식당과 카페를 같이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았어. 밥 먹고 커피 한잔하면서 정원 구경하면 딱 좋을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바로 돌아왔어. 다음에 화성에 또 올 일이 있으면 꼭 다시 들러서 삼겹살도 먹어보고, 커피도 한잔해야지.

참, 밥은 어찌나 찰지던지 윤기가 좌르르 흐르더라. 좋은 쌀을 쓰시는 게 분명해. 밥만 먹어도 맛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지 뭐. 역시 찌개는 밥이랑 같이 먹어야 제맛 아니겠어? 뜨끈한 밥 위에 김치찌개 슥슥 비벼 먹으면,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라니까.

윤기가 흐르는 찰진 밥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찰진 밥은 김치찌개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두오즈는 20년이나 된 노포라고 하더라. 어쩐지, 음식에서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했어. 요즘 같은 시대에 20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면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 그만큼 맛에 대한 자부심과 손님들에 대한 정성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지.

주변에 공장이 많아서 밥때가 되면 직장인들로 북적거릴 것 같아. 하지만, 워낙 외관부터가 예사롭지 않아서, 데이트하는 연인들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이 찾을 것 같아. 실제로 내가 갔을 때도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계시더라.

솥뚜껑과 화구
강력한 화력으로 끓여내는 솥뚜껑 김치찌개.

혹시 화성 장안면 근처에 온천욕 하러 오시는 분들이나, 지나가는 길에 식사할 곳을 찾는 분들이 있다면, 두오즈에 한번 들러보시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물론, 일부러 멀리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지만, 근처에 있다면 꼭 한번 들러서 솥뚜껑 김치찌개의 깊은 맛을 느껴보시길 바라. 후회는 절대 안 할 거라 내가 장담하지!

계산하면서 여쭤보니, 유기농 상추를 직접 재배해서 손님들께 제공한다고 하시더라고. 어쩐지, 상추가 엄청 신선하고 맛있더라. 역시, 좋은 재료를 써야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법이지.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김치도 직접 담그시는 거라고 하니, 그 정성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

아, 그리고 가격은 김치찌개 전골 소자가 2인분에 23,000원인데, 공깃밥은 별도야.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음식 맛과 분위기를 생각하면 아깝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해. 특히, 솥뚜껑에 끓여 먹는 김치찌개는 흔히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니까.

두오즈 외부 조경
돌담과 조경이 어우러진 두오즈의 외관.

두오즈는 한식 뷔페가 즐비한 장안면에서 흔치 않은 분위기 있는 식당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어. 식사 공간도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

집에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솥뚜껑 김치찌개 덕분에 고향에 다녀온 듯한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거든. 역시, 음식은 단순한 끼니 해결을 넘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 화성에서 만난 뜻밖의 맛집, 두오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다음에 또 갈게!

두오즈 외관
깔끔한 외관이 돋보이는 두오즈.
두오즈 내부
넓고 쾌적한 두오즈 내부 모습.
두오즈 김치찌개
다시 봐도 군침이 도는 김치찌개.
두오즈 메뉴
두오즈 메뉴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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