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역시 맛집 탐방이지. 이번에는 왠지 몸보신이 하고 싶어서, 고창으로 향했다. 고창 하면 풍천장어, 풍천장어 하면 왠지 힘이 솟아나는 기분이랄까? 혼자 장어집은 처음이라 살짝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서 찾아간 곳은 거북선 모양의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한 장어집이었다. 이름하여 ‘거북선숯불풍천장어’. 이름부터가 벌써 심상치 않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나즈막한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니, 정말 눈앞에 거대한 거북선이 나타났다. 낡은 듯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이 묘하게 끌렸다. 건물 입구는 마치 거북선의 입처럼 뻥 뚫려 있었고, 그 안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들였다. 문을 열자 살짝 비릿한 냄새가 코를 스쳤지만, 안쪽으로 들어서니 탁 트인 홀과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뚫린 창문이 답답함을 씻어주는 듯했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창가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니, 잔잔한 바다와 그 너머로 펼쳐진 산들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런 멋진 뷰를 보면서 혼밥이라니, 왠지 모르게 호사스러운 기분마저 들었다.
메뉴판을 보니 풍천장어 1kg이 69,000원. 혼자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여기까지 온 김에 제대로 즐겨보기로 했다. “사장님, 풍천장어 1kg 주세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묻어나는 사장님의 목소리가 왠지 정겹게 느껴졌다.
주문을 하고 나니,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웠다. 깻잎 장아찌, 갓김치, 묵은지… 전라도답게 푸짐한 인심이 느껴지는 구성이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큼지막하게 썰어낸 대파김치였다. 장어와 대파김치의 조합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풍천장어가 등장했다. 1kg에 두 마리, 큼지막한 장어가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이 집은 특이하게도 장어를 직접 구워주셨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익어가는 장어를 바라보며 침만 꼴깍 삼킬 수 있었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 장어가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노릇하게 익은 장어 한 점을 집어 특제 소스에 듬뿍 찍어 입에 넣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함께 나온 대파김치와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은 싹 사라지고 깔끔한 맛만 남았다.
장어를 먹는 동안, 신기한 장면이 펼쳐졌다. 갑자기 거북선의 지붕이 스르륵 열리면서 하늘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이 거북선 모양의 지붕은 환풍기 역할을 하는 동시에, 손님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장치라고 한다. 덕분에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보며 장어를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1kg을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맛있는 장어 덕분에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마지막 한 점까지 남김없이 해치우고 나니, 배가 빵빵해지는 동시에 온몸에 활력이 넘치는 기분이었다. 역시 장어는 몸보신에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복분자주를 한 잔 권해주셨다.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입안을 감도는 것이, 정말 훌륭했다. 특히 이 집 복분자주는 숙취가 없다고 하니,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기분까지 좋아진 나는 거북선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혼자 떠난 고창 여행, 거북선숯불풍천장어에서의 특별한 혼밥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고창 맛집 인정!
총평:
* 맛: 신선하고 쫄깃한 풍천장어, 특제 소스와 대파김치의 조화가 훌륭하다.
* 분위기: 거북선 모양의 독특한 외관, 바다가 보이는 시원한 뷰가 인상적이다. 혼자 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
* 서비스: 친절하고 유쾌한 사장님 덕분에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
* 가격: 풍천장어 1kg 69,000원. 혼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맛과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치 있다.
* 혼밥 지수: ⭐️⭐️⭐️⭐️⭐️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고, 오히려 창가 자리에 앉아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팁:
*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손님이 많을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장어 외에도 바지락죽, 장어탕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신 복분자주를 꼭 맛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