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바람 따라 찾아간, 하동 범바구집에서 맛보는 추억의 토종닭 백숙 맛집

섬진강 줄기 따라,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처럼 아름다운 하동 땅에, 내 오랜 기억 속 맛집 하나가 숨어 있었지. 이름하여 ‘범바구집’. 아는 사람만 안다는 그곳은, 마치 고향집 마당처럼 푸근한 인상을 풍겼어.

구례에서 삼성궁 가는 길, 지인들과 함께 두 번째 발걸음을 옮겼다. 첫 방문 때 그 감동을 잊지 못해서 말이야.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도착한 범바구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더라.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차를 댈 수 있었지.

“어서 오세요!”

주인 아주머니의 반가운 목소리가 정겨웠어. 30분 전에 미리 전화로 백숙을 예약해 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 토종닭은 아침에 직접 손질하신다니, 그 신선함은 말할 것도 없겠지?

토종닭 백숙
뽀얀 국물에 푹 삶아진 토종닭 백숙. 닭다리 크기 좀 보소!

자리에 앉자마자, 밑반찬들이 쫙 깔리는데, 이야… 종류도 다양하고 하나하나 정갈한 게, 주인 아주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더라. 특히 갓김치, 배추김치, 그리고 된장콩잎은 정말 예술이었어. 닭도리탕이 없어도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밑반찬으로 나온 닭 모래집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살아있었지만, 살짝 냄새가 나는 게 아쉬웠어. 하지만 뭐, 백숙 전문집이니 괜찮아. 백숙에 맞춰서 동치미나 깍두기, 신김치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종닭 백숙이 나왔어. 뽀얀 국물에 푹 삶아진 닭의 자태는,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갔지. 큼지막한 닭다리 하나를 뜯어 입에 넣으니, 이야…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더라. 닭고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젓가락만 대도 살이 발라져 나왔어.

범바구집 한상차림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진 밑반찬 좀 보소. 갓김치, 배추김치, 된장콩잎은 정말 예술이라니까!

국물은 또 얼마나 진하고 깊은지. 닭 냄새는 전혀 없고,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어.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닭국 같은 깊은 맛이 느껴졌지. 뜨끈한 국물 한 숟갈 뜨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함께 간 지인들도 모두 “맛있다”를 연발하며, 정신없이 닭을 뜯고 국물을 들이켰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만족하는 맛, 바로 이거지!

백숙을 다 먹고 나니, 닭죽이 나왔어. 녹두가 듬뿍 들어간 닭죽은,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지. 닭죽까지 싹싹 긁어먹으니, 정말 배가 터질 것 같더라.

토종닭 백숙과 밑반찬
큼지막한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느껴진다니까.

계산을 하려고 보니, 백숙 가격이 55,000원! 토종닭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고, 밑반찬도 푸짐하게 나오는데, 이 정도 가격이면 정말 가성비 최고라고 할 수 있지. 게다가 아기의자도 준비되어 있고, 계산 후에는 아이들 쥬스까지 챙겨주시는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인심에 감동받았어.

범바구집에서는 옻닭도 맛볼 수 있다고 하더라. 옻닭은 150일 이상 키운 토종옷닭으로 만든다는데, 다음에는 꼭 옻닭을 먹어봐야겠어. 황소 같은 주인 아저씨가 권하는 직접 담근 옷술도 맛봐야 하고 말이야.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어. 예전에 몇 번 먹었던 백숙은 정말 좋았는데, 이번에 먹은 닭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살짝 나는 것 같았거든. 토종닭 특성상 복불복인 경우가 있다고 하니, 다음에 다시 한번 방문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닭도리탕은 너무 달고, 토종닭 특성상 닭이 너무 질기다는 평도 있더라. 닭도 냉동닭을 사용하는 건지, 닭이 퍼석퍼석하고 맛이 없었다는 의견도 있었어. 하지만 나는 백숙만 먹어봤으니,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겠지.

정갈한 밑반찬
소박하지만 정갈한 밑반찬들이 백숙의 풍미를 더해준다.

범바구집은 서비스가 빵점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는 친절한 안내와 설명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어. 물론, 촌닭이라 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범바구집은 섬진강변과 봄철 벚꽃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니, 따뜻한 봄날에 벚꽃 구경도 하고, 맛있는 백숙도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

나는 오트닭과 백숙(양념한 한국식 닭고기)을 먹었는데,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분명 건강에 아주 좋은 음식이라는 건 확실해.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거든.

범바구집은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아서,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어. 하동에 가면 꼭 다시 들러야 할 맛집 중 하나로 내 마음속에 저장해 뒀지. 다음에 방문할 때는 옻닭과 닭볶음탕도 꼭 먹어봐야겠어. 그리고 잊지 말고, 주인 아저씨가 권하는 옷술도 한 잔 기울여야지!

오늘도 나는 섬진강 바람을 맞으며, 범바구집에서 맛본 따뜻한 백숙 한 그릇을 추억한다.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처럼, 정겹고 푸근한 맛 말이야. 하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서 토종닭 백숙의 참맛을 느껴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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