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특별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벼르고 있던 상주 ‘구름달’에 다녀왔다. 평소 맛집이라면 꼼꼼하게 검색하고 찾아다니는 편인데, 여기는 진짜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더라. 나만 알고 싶지만, 좋은 건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 내어 글을 쓴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장담한다.
상주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구름달’은 첫인상부터가 남달랐다. 낡은 듯하면서도 정갈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고즈넉한 한옥.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기와지붕이 마치 그림 같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잘 가꿔진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았다.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랄까. 아내는 연신 “너무 예쁘다”를 외치며 핸드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놓여 있었고, 벽에는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마치 할머니 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특히 창밖으로 보이는 초록빛 풍경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자연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인테리어 덕분에 도심 속 답답함은 잊은 채 완벽한 힐링을 즐길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라면 뭔들 맛이 없을까.
우리는 미리 예약해둔 오리백숙을 주문했다. ‘구름달’은 백숙이 특히 유명하다고 하니, 안 먹어볼 수 없지. 메뉴는 단출한 편이다. 백숙과 오리주물럭이 주 메뉴이고, 곁들임으로 장아찌와 볶음밥을 추가할 수 있다. 단일 메뉴만으로 승부를 보는 곳이야말로 진짜 맛집이라는 나만의 철학이 있는데, ‘구름달’이 딱 그런 곳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사장님께서 직접 재배하신 채소로 만든 장아찌들이었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색감도 어찌나 예쁘던지! 깻잎장아찌, 마늘장아찌, 고추장아찌, 냉이장아찌 등등… 하나하나 맛을 보니 짜지 않고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특히 냉이장아찌는 향긋한 냉이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별미였다. 4살 아이도 얼마나 잘 먹던지. 역시 좋은 재료는 아이들이 먼저 알아본다니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리백숙이 등장했다. 큼지막한 옹기에 담겨 나온 백숙은 보기만 해도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뽀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부추와 팽이버섯이 식감을 자극했고, 은은하게 퍼지는 한약재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뜨끈한 김이 테이블 위로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사장님께서 직접 오리 손질을 해주셨다. 능숙한 솜씨로 뼈와 살을 분리해주시는데,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푹 삶아진 오리 살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워 보였다.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보니 결대로 찢어졌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오리 살을 보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자, 이제 한번 드셔보세요.” 사장님의 말씀에 아내와 나는 동시에 젓가락을 들었다. 먼저 오리 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와, 진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이더라. 퍽퍽함은 전혀 없고,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특히 껍질 부분은 쫀득쫀득한 게 정말 맛있었다. 기름기는 쏙 빠지고 담백함만 남아있는 맛이랄까.

이번에는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봤다. 캬~ 소리가 절로 나오는 깊고 진한 맛이었다. 한약재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몸속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느끼함은 전혀 없고, 깔끔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일품이었다. 푹 우러난 오리 육수의 깊은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아내는 “진짜 국물이 끝내준다“며 연신 숟가락을 들었다.
오리 살을 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또 다른 맛이 느껴졌다. 깻잎장아찌의 향긋함, 마늘장아찌의 알싸함, 고추장아찌의 매콤함이 오리 살의 담백함과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특히 냉이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냉이 향이 정말 좋았다. 장아찌 종류가 다양하니 질릴 틈도 없었다.
백숙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찹쌀죽이 나왔다. 옹기에 남은 국물에 찹쌀과 각종 채소를 넣고 푹 끓인 죽이었는데,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죽을 한 입 먹으니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느껴졌다. 찹쌀의 쫀득함과 채소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씹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푹 우러난 오리 육수가 찹쌀에 스며들어 깊은 풍미를 더했다. 죽은 정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다.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정말 잘 먹을 것 같았다.

우리는 죽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정말 배가 불렀지만, 너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내 모습이 웃겼는지, 아내는 “진짜 맛있게 먹는다“며 사진을 찍어줬다. 그러게나 말이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어떻게 맛없게 먹을 수 있겠어.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이 켜진 ‘구름달’의 모습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리는 정원을 거닐며 소화를 시켰다. 밤공기가 차가웠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아내는 “오늘 너무 행복하다”며 내 손을 잡았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분위기,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 이보다 더 완벽한 결혼기념일은 없을 것 같았다.
‘구름달’은 맛도 맛이지만, 사장님 내외분의 친절함에 더욱 감동받았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 모습은 물론이고,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필요한 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음식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해주셨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이런 따뜻함 덕분에 ‘구름달’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다음에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들은 특히 이런 분위기 좋아하시잖아. 몸에 좋은 백숙에, 정갈한 밑반찬까지… 분명 만족하실 거다. 그리고 다음에는 오리주물럭도 꼭 먹어봐야지. 볶음밥도 빼놓을 수 없고!

아, 그리고 ‘구름달’은 이번에 나는 솔로 19기 촬영 장소로도 나왔다고 한다. 어쩐지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더라니. 출연자 영숙님도 극찬했을 정도라니, 말 다 했지. 괜히 내가 ‘맛집’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상주에서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구름달’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분위기, 그리고 따뜻한 정이 있는 곳이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다만, 백숙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미리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부모님이나 연인과 함께 방문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내는 연신 “너무 좋았다”며 “다음에 또 오자”고 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구름달’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마음의 힐링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앞으로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는 ‘구름달’을 찾게 될 것 같다. 상주에 이런 보석 같은 곳이 있다는 게 정말 행운이다.

아, 그리고 ‘구름달’에는 귀여운 개냥이도 살고 있다.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졸졸 따라다니면서 애교를 부린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다. 우리 부부도 녀석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구름달’ 사장님 내외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결혼기념일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변치 않는 맛과 따뜻한 정으로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시길 바란다. 조만간 부모님 모시고 다시 방문하겠다. 그때도 맛있는 음식 부탁드린다.

‘구름달’, 상주 최고의 맛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꼭 한번 방문해서 그 특별한 경험을 직접 느껴보시길!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