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 이직에 성공한 후배에게 근사한 저녁을 대접받기로 한 날. 후배의 새로운 직장이 있는 합정역 부근에서 만나기로 하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찰나 후배가 자신 있게 청도미나리식당을 추천했다. 평소 미나리를 즐겨 먹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제안이었다. 은은한 미나리 향이 벌써부터 코끝을 간지럽히는 듯했다.
합정역에서 내려, 약속 장소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생각에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드디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짙은 녹색 잎사귀 그림이 그려진 간판은 한눈에 봐도 미나리 전문점임을 알 수 있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여기저기서 맛있는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후배는 이미 도착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판에는 미나리를 주재료로 한 다양한 요리들이 눈에 띄었다. 샤브샤브, 전골, 삼겹살 등 다채로운 메뉴 구성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고심 끝에 우리는 미나리 삼겹살을 선택했다. 이곳의 삼겹살은 단순히 고기만 구워 먹는 것이 아니라, 신선한 미나리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쌈무, 김치, 깻잎 장아찌 등 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기본 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광주 오리탕에서나 볼 법한 들깨와 초장을 섞은 특제 소스였다. 이 소스는 미나리 오리전골 메뉴 때문에 준비된 듯했는데, 삼겹살과 미나리의 조합에 색다른 풍미를 더해줄 것 같아 기대감을 높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나리가 산처럼 쌓인 커다란 쟁반이 등장했다. 싱그러운 초록빛을 뽐내는 미나리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향긋함이 감도는 듯했다. 곁들여 나온 얇게 슬라이스된 냉동 삼겹살은 붉은 빛깔이 선명해 신선함이 느껴졌다.

불판이 달궈지자, 후배는 능숙한 솜씨로 삼겹살을 올리기 시작했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삼겹살이 어느 정도 익어갈 때쯤, 기다렸다는 듯이 미나리를 듬뿍 올려 함께 구워주었다. 미나리의 숨이 죽으면서 더욱 진한 향기가 퍼져 나왔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들깨 초장 소스에 푹 찍어 미나리와 함께 입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삼겹살의 육즙과 향긋한 미나리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들깨 초장 소스의 고소함과 새콤함이 더해져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이 움직였다.

미나리는 섬유질이 풍부해 삼겹살의 기름기를 잡아주는 역할도 했다.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고기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쌈무에 싸 먹어도, 깻잎 장아찌에 곁들여 먹어도 훌륭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미나리 삼겹살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불판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고기를 다 먹고 아쉬운 마음에 식사 메뉴를 추가하기로 했다. 메뉴판을 다시 살펴보니, 된장찌개가 눈에 띄었다. 후배와 나는 망설임 없이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된장찌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된장찌개는 일반적인 된장찌개와는 조금 달랐다. 국물 색깔이 연하고, 맛도 순한 편이었다. 하지만 먹다 보니 조금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식당 내부는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였다. 조금 시끄러운 감은 있었지만,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더욱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활기찬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청도미나리식당 합정점에서의 저녁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미나리와 질 좋은 삼겹살의 조합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들깨 초장 소스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후배 덕분에 합정에서 새로운 맛집을 발견하게 되어 기뻤다. 다만, 식당 내부가 다소 시끄러워 조용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활기찬 분위기는 그러한 단점을 충분히 상쇄시켜 주었다. 다음에 또 합정역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청도미나리식당에 다시 방문하여 이번에는 미나리 오리 전골을 꼭 먹어봐야겠다. 합정에서 미나리를 맘껏 즐기고 싶다면, 청도미나리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