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설레는 곳. 특히 아침고요수목원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자연의 팔레트 같은 곳이라, 언젠가 꼭 방문하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뇌리에 박힌 한 문장, “아침고요수목원 근처에 막국수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막국수라… 평소 면 요리를 즐기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본가신숙희진골막국수’. 왠지 모르게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서둘러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니, 과연 소문대로 꽤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다행히 겨울이라 그런지, 아니면 내가 방문한 시간이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덕분인지, 주차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엄습했다. ‘혹시 웨이팅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선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30팀에서 50팀 정도는 거뜬히 수용할 수 있을 듯했다. 약간은 허름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분위기였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정겹게 다가왔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랄까.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단연 ‘편육’이었다. “가평 가면 재방문해서 무조건 편육 먹는다!” 라는 어느 방문객의 외침이 귓가에 맴돌았다. 하지만 혼자 방문한 탓에 편육을 시키기에는 양이 부담스러웠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막국수 곱빼기’와 ‘감자전’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육수가 담긴 주전자와 백김치가 먼저 나왔다. 놋으로 된 주전자에서 흘러나오는 온기는 시각적으로도 후각적으로도 안정감을 주었다. 한 모금 마셔보니, 은은한 한약재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백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유산균 발효가 활발하게 진행된 듯, 기분 좋은 산미가 느껴졌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막국수가 나왔다. 거대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막국수는, 그 양에 압도당할 만큼 푸짐했다. 면 위에는 김 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붉은 양념장이 마치 화산 폭발 직전의 마그마처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양념과 골고루 섞었다. 메밀면 특유의 거친 질감이 손끝으로 느껴졌다. 한 가닥 집어 입에 넣으니, 예상대로 툭툭 끊어지는 식감이었다. “막국수는 막 갈아서 만든 국수인데.. 끈기가 없는 게 맞는데 이 집 막국수는 메밀국수에 가까운 맛입니다” 라는 한 방문객의 평이 떠올랐다. действительно, 일반적인 막국수 면발보다는 조금 더 탄력이 있는 듯했다.
양념 맛은, 첫맛은 달콤했지만, 이내 매콤함이 혀를 강타했다.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바로 그 맛이었다. 하지만 과도하게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었다. 아마도 L-글루타메이트나 IMP 같은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 듯했다.

함께 나온 백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백김치의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막국수의 쫄깃한 면발과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연처럼, 각 재료의 개성이 살아 있으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었다.
이번에는 감자전을 맛볼 차례였다. 큼지막한 접시에 담겨 나온 감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감자를 갈아 만들어서인지, 씹을 때마다 은은한 감자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감자전 표면에 형성된 갈색 크러스트는, 시각적으로도 후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곳의 감자전은 정말 맛있어 이것만 먹으러 가라고 하여도 갈 마음이 든다” 라는 방문객의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정신없이 막국수와 감자전을 번갈아 가며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빵빵해졌다. 곱빼기를 시킨 탓도 있겠지만, 워낙 양이 푸짐해서 다 먹는 데 꽤나 애를 먹었다. 하지만 젓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마치 실험에 몰두한 과학자처럼, 나는 완벽한 맛의 조합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했다.
다 먹고 나니, 온몸에 엔도르핀이 솟아나는 듯했다. 적당한 포만감과 매콤한 양념의 자극이 뇌를 활성화시켜, 기분 좋은 나른함이 몰려왔다.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가평의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본가신숙희진골막국수’.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맛과 풍경, 그리고 추억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에 가평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편육을 먹어보리라 다짐하며, 나는 다시 차에 몸을 실었다. 이번 지역 탐방 맛집 발견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총평:
* 맛: 막국수는 슴슴하면서도 매콤한 양념 맛이 일품이며, 감자전은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준다.
* 가성비: 곱빼기의 푸짐한 양을 고려하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 분위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겨운 분위기.
* 서비스: 손님 응대 시스템이 체계적이며, 친절하다는 평이 많다.
* 재방문 의사: 가평에 다시 방문한다면, অবশ্যই 편육을 먹기 위해 재방문할 의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