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천 숨은 보석, 출랑에서 맛보는 서울 스타일 막걸리 맛집 기행

퇴근하고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야, 오늘 막걸리 땡기지 않냐? 전에 네가 말했던 성북천 근처에 새로 생긴 막걸리집 있는데, 분위기 장난 아니래. 안주도 완전 퀄리티 좋다고 소문났어!”

솔직히 요즘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친구의 말에 솔깃했다. 게다가 내가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니, 이건 운명인가 싶었다. 바로 “콜!”을 외치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작은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귀여운 새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보자마자 “아, 여기다!” 싶었다. 가게 앞에는 작은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고, ‘오늘의 추천 메뉴’가 적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출랑 외부 모습
따뜻한 조명이 매력적인 출랑의 외부 모습.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테이블은 몇 개 없는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매력적이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모습이 정말 좋았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늦가을의 차가운 바람을 피해 따뜻한 공간으로 들어오니,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다행히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역시 요즘 입소문이 많이 났는지, 평일 저녁인데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막걸리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놀랐다. 뭘 마셔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막걸리 하나하나의 맛과 특징을 설명해 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각자 취향에 맞는 막걸리를 고를 수 있었다.

나는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정고집 동동주’를 주문했다. 뽀얀 빛깔의 동동주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친구는 ‘황금보리’라는 막걸리를 시켰는데, 이름부터가 뭔가 특별해 보였다. 막걸리가 나오자, 사장님께서 간단한 안주로 생선 껍질 튀김을 내어주셨다.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이 정말 맛있었다.

정고집 동동주
뽀얀 빛깔이 매력적인 정고집 동동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안주가 나왔다. 우리는 ‘바지락 술찜’을 시켰는데, 비주얼부터가 장난 아니었다. 커다란 냄비에 가득 담긴 바지락과 향긋한 허브, 그리고 매콤한 고추가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술을 부르는 맛이 바로 이런 걸까. 바지락도 어찌나 신선한지, 쫄깃쫄깃한 식감이 정말 좋았다.

바지락 술찜을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또 다른 메뉴를 추천해 주셨다. 이번에는 ‘청어알 두부 김쌈’이었다. 사실 청어알은 평소에 즐겨 먹는 음식이 아니었는데, 사장님의 자신감 넘치는 추천에 한번 믿고 주문해 보기로 했다.

잠시 후, 테이블에 놓인 청어알 두부 김쌈은 정말 예술 작품 같았다. 하얀 두부와 톡톡 터지는 청어알, 그리고 신선한 오이와 김이 알록달록하게 প্লে팅되어 있었다.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는 비주얼이었다. 김 위에 두부와 오이를 올리고, 청어알을 듬뿍 올려서 한 입에 넣으니… 와, 이건 진짜 혁명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청어알과 담백한 두부, 그리고 아삭한 오이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톡톡 터지는 청어알의 식감이 너무 재미있었다. 솔직히 청어알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이 메뉴를 먹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청어알 두부 김쌈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하는 청어알 두부 김쌈.

청어알 두부 김쌈에 감탄하고 있을 때, 친구가 시킨 ‘육전’이 나왔다. 육전은 얇게 썬 소고기에 계란물을 입혀 부쳐낸 전인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육전과 함께 나온 부추무침과 어리굴젓을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감칠맛이 폭발했다. 육전 한 점에 막걸리 한 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리는 ‘파전’도 하나 시켰는데, 이곳 파전은 평범한 파전이 아니었다. 큼지막한 가자미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간 ‘가자미 파전’이었던 것! 파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고, 가자미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했다. 파전과 가자미의 조합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어떻게 이런 천재적인 발상을 했을까 감탄하며 먹었다.

가자미 파전
가자미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간 가자미 파전.

배가 불렀지만, 마지막으로 ‘아구살 가지 튀김’을 주문했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가지는 촉촉했고, 아구살은 쫄깃했다. 살짝 매콤한 양념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정말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맵찔이인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기분 좋은 매콤함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다양한 안주와 막걸리를 즐기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도 너무 친절해서, 정말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히, 막걸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신 사장님 덕분에, 막걸리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아구살 가지 튀김
겉바속촉의 정석, 아구살 가지 튀김.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성북천을 따라 걸으며, 우리는 오늘 맛봤던 음식들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친구도 나도, 출랑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조만간 다른 친구들도 데리고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골목에 있는 작은 가게라 큰 기대는 안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안주 퀄리티도 정말 훌륭했고, 막걸리 종류도 다양해서 좋았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함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아, 그리고 화장실은 밖에 있다는 점! 술 마시면 조심해야 할 듯.

집에 돌아와서도 출랑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계속 생각났다. 특히, 청어알 두부 김쌈과 가자미 파전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조만간 꼭 다시 방문해서, 못 먹어본 다른 메뉴들도 먹어봐야겠다. 아, 그리고 다음에는 꼭 ‘알 볶음’으로 마무리해야지!

만약 여러분도 성북천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출랑에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안주와 막걸리를 즐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출랑 메뉴

아, 그리고 한 가지 팁! 출랑은 테이블이 몇 개 없는 작은 가게이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 저녁에는 예약이 필수라고 한다. 그리고 감성적인 분위기만큼이나 술 가격은 살짝 나가는 편이니, 참고하시길! 하지만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한 맛을 보장한다.

성북천의 숨은 보석, 출랑. 여러분도 꼭 한번 방문해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

청어알 두부 김쌈 근접샷
청어알 두부 김쌈 디테일
다양한 막걸리
육전과 곁들임
출랑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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