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이 그리울 땐, 봉화에서 만나는 강순화된장! 추억을 되짚는 맛집 기행

오랜만에 떠나는 길, 목적지는 봉화였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들어가니, 어린 시절 외할머니 댁에 놀러 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그 따뜻함과 푸근함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봉화읍을 지나 봉명로에 들어서니, 드디어 목적지인 ‘강순화된장’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소박한 외관에서부터 느껴지는 정겨움에, 잘 찾아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와 함께 구수한 된장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집에 돌아온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농사일을 마치고 온 듯한 어르신들, 등산복 차림의 중년 부부, 그리고 가족 단위 손님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덕분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인 아주머니께서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는 단 하나, 된장찌개였다. 메뉴판에 적힌 9,000원이라는 가격을 확인하고,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된장찌개 2인분을 주문하고, 식당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벽에는 방문객들의 후기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는데, 하나같이 ‘맛있다’, ‘친절하다’라는 칭찬 일색이었다. 특히, 사장님의 친절함에 대한 언급이 많았는데, 나 역시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된장찌개가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의 모습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두부와 애호박, 그리고 갖가지 채소들이 어우러져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곁들여 나온 반찬들은 더욱 놀라웠다. 김치, 나물, 콩자반, 감자샐러드 등 무려 10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하나하나 맛을 보니, 시골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짜지 않고 슴슴한 간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다양한 종류의 반찬과 된장찌개가 푸짐하게 차려진 상차림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들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돌게 한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김가루가 뿌려진 양배추 샐러드였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샐러드였지만, 묘하게 끌리는 맛 덕분에 계속 손이 갔다. 신선한 양배추의 아삭함과 김가루의 짭짤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된장찌개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깊고 진한 된장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뒷맛은, 좋은 재료를 사용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밥에 된장찌개를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셨던 바로 그 맛이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토속적인 맛은, 잃어버렸던 입맛을 되찾아주는 듯했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고 있는 된장찌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된장찌개의 비주얼.

된장찌개와 함께 나온 간고등어 구이도 빼놓을 수 없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은,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특히,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고등어 살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노릇하게 구워진 간고등어 구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간고등어 구이.

식사를 마치고 나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후식으로 기장떡을 내어주셨다. 쫀득쫀득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일품인 기장떡은, 입가심으로 완벽했다. 게다가, 직접 담근 듯한 달콤한 고추장도 맛볼 수 있었는데, 그 맛에 반해 한참을 젓가락으로 찍어 먹었다.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는 모습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진다.

식사를 하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끊임없이 손님들을 챙기셨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밥은 더 필요한지 물어보시며, 따뜻한 미소로 응대해주셨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척 어른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모습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어머니가 해주신 밥 같아요.”

식사를 마치고 나가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아주머니께서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따뜻한 인사에, 다음 봉화 방문 때도 꼭 다시 들러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강순화된장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정과 추억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맛은, 이곳을 봉화 최고의 맛집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봉화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정갈하게 담겨 나온 다양한 반찬들
다양한 종류의 반찬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만든다.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풍족해진 기분이었다. 강순화된장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정겨움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봉화 지역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신선한 채소
신선한 채소는 비빔밥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김가루가 듬뿍 뿌려진 밥
김가루가 듬뿍 뿌려진 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식당 외부에 붙어 있는 메뉴 가격 안내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계란 옷을 입혀 구워낸 김
계란 옷을 입혀 구워낸 김은 또 다른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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