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작은 골목길을 걷는 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과 같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좁은 길을 따라 늘어선 작은 가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도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바로 ‘HACHI’라는 작은 카페였다.
고즈넉한 교토의 어느 골목길에서 마주칠 법한 아담한 외관. 나무로 만든 간판에는 정갈한 글씨로 ‘HACHI’라고 쓰여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나무 향과 은은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일본풍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 있는 모습은 마치 일본의 작은 카페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카페 안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부드럽게 감싸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골목길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잠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나는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커피, 라떼, 에이드 등 다양한 음료와 함께 타르트, 몽블랑, 푸딩 등 다채로운 디저트 메뉴가 눈에 띄었다. 특히, 디저트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다는 평이 많아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나는 하치 카페의 인기 메뉴인 말차 테린느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와 디저트가 나오기 전,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벽 한쪽에는 일본 잡지와 책들이 놓여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앤티크한 램프 아래에는 귀여운 인형들이 놓여 있었는데,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참고) 곳곳에 놓인 작은 화분들은 공간에 생기를 더해주었고,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말차 테린느와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말차 테린느는 짙은 녹색 빛깔을 뽐내며, 마치 보석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그 위에는 하얀 생크림이 살짝 얹혀 있었는데, 쌉싸름한 말차와 달콤한 생크림의 조화가 기대감을 높였다. 아메리카노는 따뜻한 김을 모락모락 피워내며, 그윽한 커피 향을 풍겼다.

조심스럽게 말차 테린느 한 조각을 잘라 입에 넣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진한 말차 향!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혀끝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겉은 살짝 쫀득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식감 또한 일품이었다. 함께 나온 생크림을 곁들여 먹으니, 달콤함이 더해져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쌉싸름한 말차 테린느를 한 입 먹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셨다. 쌉쌀한 커피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면서, 말차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커피 맛도 훌륭하다는 평처럼,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적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었다. 목 넘김이 부드러워 디저트와 함께 즐기기에 완벽했다.

말차 테린느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이번에는 다른 디저트를 맛보고 싶어 크림 브륄레를 추가로 주문했다. 얇고 바삭한 설탕 코팅을 깨뜨려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과 함께 떠먹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마치 어린 시절 즐겨 먹던 달고나를 떠올리게 했다.
디저트를 즐기면서, 나는 조용히 카페 안을 둘러보았다. 혼자 온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친구와 함께 온 사람들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 덕분에 나 역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카페가 골목길 안쪽에 위치해 있어 주차가 다소 불편하다는 점이다. 나 역시 카페 근처 골목을 몇 바퀴나 돌아서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또한,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잘 들린다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맛있는 디저트와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카페를 나설 시간이 되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아까보다 더 짙어진 어둠이 골목길을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달콤한 디저트와 따뜻한 커피 덕분에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풍족했다.
HACHI 카페는 단순히 맛있는 디저트를 파는 곳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었다. 일본 감성이 느껴지는 아늑한 분위기, 정성 가득한 맛있는 디저트, 그리고 친절한 직원분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음에 대전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돌아오는 길, 나는 하치 카페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여유로움을 곱씹으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대전 갈마동에 숨겨진 작은 보석 같은 곳, HACHI 카페. 디저트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총점: 5/5
장점:
* 일본 감성이 느껴지는 아늑한 분위기
* 다양하고 맛있는 디저트 메뉴
* 친절한 직원 서비스
* 사진 찍기 좋은 예쁜 인테리어
단점:
* 주차 공간 부족
*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음
추천 메뉴: 말차 테린느, 크림 브륄레, 큐브 라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