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혼자만의 식사를 찾아 나선 길, 군산의 유명 빵집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저는 조금은 덜 알려졌지만, 현지인들이 진심으로 추천하는 곳을 찾아왔습니다. 바로 ‘영국빵집’입니다. 오래된 제과점 느낌 물씬 풍기는 외관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오래된 간판에 ‘1984’라고 쓰인 숫자를 보니, 이곳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겉보기엔 투박해도,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정성은 어떤 최신 트렌드의 가게보다 깊고 진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밀려왔죠.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최신식 인테리어는 없었지만, 은은한 조명 아래 진열된 빵들은 저마다의 빛깔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빵집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며, 이곳이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정통 제과점’임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빵들은 모두 개별 포장되어 있어 위생적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혼자 방문했기에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혼밥’이 가능한 분위기인지, 눈치가 보이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인데요. 영국빵집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매장 안쪽으로 길게 늘어선 공간에는 빵을 고르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지만, 누군가와 함께 온 것처럼 시끌벅적하지 않았어요. 각자 좋아하는 빵을 고르고, 계산하고, 또 빵을 맛보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이곳은 그런 ‘개인적인’ 즐거움을 존중하는 공간 같았습니다. 마치 저처럼 혼자 왔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오히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 말이죠.

무엇을 먹어야 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수많은 빵들 속에서 저의 시선을 사로잡은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단팥빵’과 ‘야채빵’입니다. 그리고 ‘흰찰쌀보리’를 사용한다는 점이 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일반적인 밀가루가 아닌 찰쌀보리를 사용한다니, 과연 어떤 식감과 맛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죠.

특히 ‘야채빵’은 양배추가 듬뿍 들어가 있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살캉거리는 양배추의 식감이 빵과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고 하는데요.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 방문객들의 ‘인생 빵’으로 등극했다는 찹쌀도넛도 놓칠 수 없어 함께 구입했습니다. 갓 나왔을 때 살짝 미지근한 상태로 맛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팥 또한 너무 달거나 튀지 않고 찹쌀 반죽과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는 이야기에 절로 군침이 돌았습니다.
물론, 모든 빵이 다 완벽할 수는 없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야채빵이 조금 기름지게 느껴졌다는 평도 있었고, 스콘에서 예상치 못한 식감과 비주얼에 조금 당황했다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다양한 평가들 속에서 오히려 이곳의 ‘진짜’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의 입맛을 다 맞출 수는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 빵’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본에 충실한 맛있는 빵’으로 기억될 수 있는 곳. 그것이 바로 ‘영국빵집’의 진솔함 아닐까요.

이곳은 특별한 재료나 화려한 플레이팅으로 승부하는 곳이 아닙니다. 찰쌀보리라는 좋은 재료를 사용해, 기본에 충실한 빵을 정성껏 만드는 곳이죠. ‘새우깡, 꿀꽈배기’처럼 우리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맛을, 그 맛 그대로 맛있게 만들어내는 능력. 이것이 바로 영국빵집이 군산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쇼핑백을 들고 나오니, 마치 작은 보물 상자를 얻은 듯한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빵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부담 없이 여러 가지를 골라 담을 수 있다는 점도 혼밥러에게는 큰 장점입니다.

오늘, 저는 ‘영국빵집’에서 맛있는 빵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변치 않는 정통 제과점의 매력과 혼자여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다음에 군산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다른 유명 빵집들도 좋겠지만, 저는 망설임 없이 이곳, ‘영국빵집’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길 것 같습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 혼밥도 영국빵집에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