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동 골목에서 만난 미슐랭의 향기, 부산 대만 우육면 맛집 기행

어느덧 완연한 가을, 콧속을 간지럽히는 선선한 바람에 이끌려 평소 가보고 싶었던 남천동의 작은 식당, ‘뉴러우멘관즈’로 향했다. 부산에서 맛보는 대만 현지의 풍미라니, 미식가로서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특히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기대감을 한층 더 고조시켰다.

조용한 주택가 골목, 노란색 간판이 마치 이정표처럼 나를 맞이했다. 붉은색 미슐랭 마크는 덤. 간판에는 정갈한 한자와 함께 “BEEF NOODLE”이라는 영문 표기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묘한 조화가 오히려 신뢰감을 더했다. 가게 앞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웨이팅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 인파라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외관을 천천히 둘러봤다. 낡은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식당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런 소박함이 ‘진짜’ 맛집의 특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뉴러우멘관즈 외관
정감 있는 외관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약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모두 주방을 향해 일렬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마치 대만 현지의 식당에 온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혼밥을 즐기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구조다. 스테인리스 테이블과 의자는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듯 낡았지만, 오히려 정겨운 느낌을 더했다. 벽 한쪽에는 대만 방송이 흘러나오는 TV가 걸려 있어,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대표 메뉴인 우육면은 당연히 시켜야 할 것 같고, 량멘이라는 비빔면도 궁금했다. 튀김 덮밥(파이구샤런판)과 홍유초수도 놓칠 수 없는 메뉴처럼 보였다. 결국, 심사숙고 끝에 홍샤오 뉴러우멘(紅燒牛肉麵, Hongshao Niurou Mian)과 량멘(涼麵, Liangmian), 그리고 파이구(排骨, Paigu)를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육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뽀얀 김을 폴폴 풍기며 등장한 우육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큼지막한 소고기 덩어리와 푸짐한 채소 고명, 그리고 붉은 기름이 살짝 떠 있는 육수가 조화로운 색감을 뽐냈다.

홍샤오 뉴러우멘
진한 육향이 코를 자극하는 홍샤오 뉴러우멘.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보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입 맛보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마치 갓 뽑아낸 듯 신선한 느낌. 면은 너무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적당한 굵기로, 육수와의 조화가 훌륭했다.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니, 깊고 진한 육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은은한 향신료 향이 더해져,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과하지 않은 매콤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 들이키게 되는 마성의 국물이었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끓인 듯 깊은 맛이 느껴졌다. 시원한 냉차와 함께 곁들이니, 그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테이블 위에 놓인 갓절임은 짭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으로, 우육면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육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소고기.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소고기 덩어리는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부드럽게 찢어졌다. 입안에 넣으니, 마치 젤리처럼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오랜 시간 푹 삶아낸 덕분인지, 육즙이 풍부하고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이번에는 량멘에 도전해볼 차례. 량멘은 참깨 소스와 땅콩이 듬뿍 들어간 비빔면으로, 독특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젓가락으로 잘 비벼 한 입 맛보니,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오이채의 조화도 훌륭했다. 특히 다진 고기는 씹을 때마다 고소한 육즙이 터져 나와, 풍미를 더했다. 다만, 참깨 소스와 땅콩의 함량이 높은 탓인지, 먹다 보니 조금 느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운맛에 약한 내 입맛에는 맵지 않고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량멘
고소함이 가득한 량멘은 또 다른 별미.

마지막으로 맛볼 메뉴는 파이구. 돼지갈비를 튀겨낸 요리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돼지갈비는 잡내 없이 고소했다. 함께 제공되는 파우더에 찍어 먹으니,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우육면 국물에 살짝 적셔 먹는 것이 더욱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가격 대비 양도 푸짐해서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온누리 상품권 사용도 가능하다니, 더욱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가게를 나서며, 다시 한번 외관을 눈에 담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부산에서 맛본 대만 음식, ‘뉴러우멘관즈’는 내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뉴러우멘
깊고 진한 풍미가 일품인 뉴러우멘.

총평:

뉴러우멘관즈는 가격 거품 없이 대만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대표 메뉴인 우육면은 깊고 진한 육수와 부드러운 소고기의 조화가 훌륭하다. 량멘과 파이구 또한 놓칠 수 없는 메뉴다. 가게 내부는 아담하지만, 대만 현지 분위기를 잘 살려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혼밥을 즐기기에도 좋고, 친구나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장점:

* 합리적인 가격
* 푸짐한 양
* 깊고 진한 육수의 우육면
* 다양한 대만 음식 메뉴
* 이국적인 분위기
* 온누리 상품권 사용 가능

단점:

* 웨이팅이 있을 수 있음
* 주차 공간이 없음
*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향신료 향

추천 메뉴:

* 홍샤오 뉴러우멘 (紅燒牛肉麵, Hongshao Niurou Mian)
* 량멘 (涼麵, Liangmian)
* 파이구 (排骨, Paigu)

메뉴판
다양한 메뉴 선택이 가능한 메뉴판.

총점: 4.5/5

재방문 의사: 있음

홍샤오 뉴러우멘 디테일
고기와 채소 고명이 푸짐하게 올려진 우육면.
메뉴 가격표
가격 정보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곁들임 메뉴
함께 곁들이면 더욱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총점: 4.5/5

재방문 의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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