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뜨끈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법이죠. 오늘, 그런 날씨에 딱 맞는 메뉴를 찾아 모란의 ’88스지’를 방문했습니다. 혼자 밥 먹는 걸 즐기는 저에게도 이곳이 과연 ‘혼밥하기 좋은 곳’일지, 1인분 주문은 가능한지, 혹시나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자리나 분위기는 아닐지 여러 가지 궁금증을 안고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적당한 온기가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널찍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1층은 저녁 11시까지, 2층은 새벽 2시까지 운영한다는 점도 혼밥족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으니까요. 왠지 오늘도 혼밥 성공 예감이 들었습니다.

주문을 위해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 메인 메뉴는 스지전골이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보기 힘든 스지 요리를 전문으로 한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메뉴 이름만 들어도 벌써부터 군침이 돌았습니다. ‘오늘 뭐 먹지?’ 고민하던 찰나, 스지전골이라는 확고한 메뉴가 눈앞에 펼쳐지니 망설임 없이 주문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조심스럽게 여쭤봤는데, 다행히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을 것 같다는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니, 곧이어 먹음직스러운 스지전골이 등장했습니다. 끓고 있는 전골 냄비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쌀쌀한 날씨에 따뜻함을 더해주었습니다. 큼직하게 썰린 부드러운 스지와 쫄깃한 힘줄, 그리고 각종 채소가 어우러져 푸짐한 비주얼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맑고 깊어 보이는 국물은 보기만 해도 해장과 동시에 술을 부를 듯한 비주얼이었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기본 안주였습니다. 마치 메인 메뉴 못지않은 퀄리티의 두부김치가 기본으로 제공된다는 점은 정말이지 감동적이었습니다. 김치와 돼지고기를 볶아낸 양념이 갓 만들어진 따뜻한 두부와 만나니, 이거야말로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비울 수 있는 조합이었습니다. 첫입에 맛본 두부김치는 매콤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스지전골이 나오기 전에 이미 젓가락질이 바빠졌습니다.

드디어 메인인 스지전골을 맛볼 차례였습니다. 뜨거운 국물을 한 숟갈 떠먹으니, 그 깊고 진한 맛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퍼지는 감칠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스지는 푹 익혀져서 부드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듯한 식감과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했습니다. 함께 들어있는 힘줄 역시 쫄깃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어, 마치 보약 한 그릇을 먹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스지전골에는 얇게 썬 소고기도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이 소고기를 스지전골 국물에 살짝 익혀 먹으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물의 깊은 맛이 스며든 소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풍미가 살아있어, 스지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씹는 맛과 녹는 맛의 조화라고 할까요. 함께 나온 싱싱한 파채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은 잡아주고 깔끔함을 더해주었습니다.

탄수화물이 빠질 수 없죠. 든든하게 배를 채워줄 셀프 주먹밥도 주문했습니다. 밥 위에 마요네즈, 김가루, 그리고 톡톡 터지는 식감의 날치알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조합이었습니다. 직접 동글동글하게 빚어 전골 국물에 살짝 찍어 먹으니, 부드러운 밥알과 고소한 마요네즈, 짭짤한 김가루, 그리고 날치알의 조화가 환상적이었습니다. 스지전골 국물과 함께 먹으니 정말 든든했습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특별한 메뉴로 ‘스지매운라면’이 있었습니다. 얼큰한 국물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메뉴 역시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습니다. 마치 얼큰한 참깨라면과 비슷한 맛이라고 하니, 다음 방문 시에는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지전골과 함께 라면까지 맛보면 정말 최고의 조합일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함도 인상 깊었습니다. 솔로 다이너에게는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신경 쓰일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필요한 것을 먼저 챙겨주시고, 웃는 얼굴로 응대해주셔서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대화하기 좋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덕분에 혼자 왔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였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혹은 친구와 함께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을 때, ’88스지’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푸짐한 양과 깊고 진한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여도 괜찮아, 오히려 더 든든하고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었던 ’88스지’에서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