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저 쫄깃한 추억, 창원 명서시장 밀면 맛집 기행

오랜만에 창원을 찾은 날, 잊고 지냈던 기억의 한 조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왁자지껄한 시장 골목을 누비던 기억. 그 시절의 추억을 따라, 나는 창원 명서시장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단 하나, 30년 넘는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밀면집, 바로 ‘명서밀면’이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어린 시절 맡았던 익숙한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튀김 냄새, 떡볶이 냄새, 그리고 어렴풋이 느껴지는 한약재 향까지. 형형색색의 간판들이 눈을 어지럽혔지만, 나는 마치 나침반처럼 명서밀면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시장 골목은 생각보다 더 활기찼다. 좌판에 펼쳐진 싱싱한 채소들과 과일들, 정겹게 오가는 상인들의 목소리, 그리고 좁은 골목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 그 풍경 속에서 나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에 젖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명서밀면. 간판에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수많은 방송 출연 사진들이 맛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물밀면의 시원한 자태
살얼음 동동, 추억을 소환하는 물밀면의 시원한 자태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10여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밀면이라는 메뉴의 특성상 회전율이 빨라 금세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는 단촐했다. 물밀면, 비빔밀면, 그리고 만두. 나는 고민 끝에 물밀면과 만두를 주문했다. 물밀면 특유의 시원한 육수 맛을 느껴보고 싶었고, 쫄깃한 만두피 또한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물밀면 8천 원, 만두 5천 원으로 시장 물가를 고려하면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맛에 대한 기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 곱빼기는 천 원 추가.

주문과 동시에 따뜻한 육수가 제공되었다. 한 모금 마셔보니, 은은한 한약재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흔히 접하는 족발 육수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뭔가 더 깊고 풍부한 맛이었다.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따뜻함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밀면이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밀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 가늘고 쫄깃해 보이는 면발, 그리고 그 위에 올려진 오이, 무, 계란 고명. 그 모습은 마치 어린 시절 먹었던 바로 그 밀면의 모습과 똑같았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육수와 잘 섞은 후, 한 젓가락 크게 들어올려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면발이 입안에서 탱글탱글하게 춤을 추는 듯했다. 시원한 육수는 은은한 단맛과 함께 깊은 감칠맛을 선사했다. 면발은 가늘었지만, 쫄깃함은 여느 밀면집 못지않았다. 특히 육수가 인상적이었다.

명서전통시장 입구
신나는 문화예술장터, 명서전통시장의 활기 넘치는 입구 풍경

이어서 만두가 나왔다. 겉으로 보기에도 만두피가 무척 쫄깃해 보였다. 한 입 베어 무니,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만두피는 쫀득쫀득했다. 마치 감자 전분으로 만든 듯 투명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만두 속도 알차게 들어있어, 씹는 맛이 좋았다.

물밀면과 만두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시원한 밀면으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쫄깃한 만두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혼자 온 손님, 연인, 가족 단위 손님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밀면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랫동안 이 곳을 찾은 단골 손님들이리라.

가게 벽면에는 사장님과 연예인들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SBS ‘맛의 달인’에 출연했을 당시의 사진도 눈에 띄었다. 그 사진들을 보며, 이곳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맛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시장 골목 풍경
정겨운 풍경이 가득한 명서시장 골목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서 오랜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장인의 여유와 자부심이 느껴졌다.

명서밀면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쫄깃한 면발, 시원한 육수, 그리고 푸근한 인심. 그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맛을 만들어냈다.

명서시장을 나서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찾은 기쁨과 함께, 맛있는 밀면을 먹었다는 만족감이 나를 감쌌다. 다음에 창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명서밀면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며.

돌아오는 길, 나는 명서시장에서 산 꽈배기 몇 개를 꺼내 먹었다. 달콤하고 쫄깃한 꽈배기의 맛은, 오늘 하루의 행복했던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창원 지역명에 자리한 이 곳에서 맛 본 밀면 한 그릇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내 삶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윤기가 흐르는 만두
투명한 만두피 속, 꽉 찬 만두소의 향연

명서밀면은 내게 그런 곳이었다.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 그곳에서 나는 맛있는 밀면과 함께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마음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가끔은 익숙한 풍경 속에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기억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창원 명서밀면은 그런 기회를 선사해주는 특별한 곳이다.

총평

* : 깊은 육수 맛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가 훌륭하다. 특히 만두피의 쫄깃함은 잊을 수 없는 경험.
* 가격: 시장 물가를 고려하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맛과 양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물밀면 8천 원, 만두 5천 원.
* 분위기: 정겨운 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편안하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서비스: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한다. 따뜻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 주차: 주차 공간이 없어 주변 주택가에 주차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명서밀면 간판
30년 전통의 깊은 맛, 명서밀면

* 여름철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물밀면과 비빔밀면 모두 맛있지만, 처음 방문한다면 물밀면을 추천한다.
* 만두는 꼭 함께 주문해서 먹어보길 추천한다.
* 주차 공간이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명서밀면 찾아가는 길

창원 명서전통시장 내 위치. 시장 입구에서 직진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영업시간

매일 11:00 – 20:00 (브레이크 타임 15:00 – 17:00)

연락처

055-288-3994

나는 오늘도 명서밀면의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육수, 그리고 따뜻한 인심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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