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맛집 기행, 혼밥러를 사로잡는 “엄마손맛” 가정식 백반의 향연

변산 여행, 혼자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북적이는 인파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에서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밥’이다. 관광지 주변 식당들은 대부분 2인 이상 주문을 받거나, 혼자서는 들어가기 왠지 멋쩍은 분위기인 경우가 많으니까. 오늘도 혼밥 난이도 최상 레벨을 찍을 각오를 하고, 변산반도 맛집 탐험에 나섰다.

숙소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혼밥’ 가능한 식당을 물색하던 중, 한 줄기 빛처럼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엄마손맛집”이었다.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푸근함, 왠지 모르게 정겨운 분위기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풍겨오는 따뜻한 밥 냄새가 텅 빈 속을 더욱 자극했다.

“혼자 오셨어요?”

사장님의 친근한 물음에 “네, 혼자 여행 왔어요”라고 답하자, “어디 앉든 편한 데 앉으세요”라는 쿨한 답변이 돌아왔다. 카운터석은 따로 없었지만, 4인 테이블에 혼자 앉아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였다.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제육볶음, 닭볶음탕, 찌개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혼자 왔지만, 이것저것 맛보고 싶은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푸짐해 보이는 ‘가정식 백반’을 주문했다. 혼자 여행 왔을 땐 역시 이것저것 시켜 먹기 부담스러운데, 백반은 여러 가지 반찬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 가격도 착해서 혼밥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테이블은 모두 입식이었고, 4인 테이블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옆 테이블 손님들과 부딪힐 염려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벽면에는 손님들이 남긴 낙서와 메모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는데, 하나하나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들 이 집 음식 맛에 감동한 이야기들뿐이었다. 특히, “변산 올 때마다 들르는 맛집”, “엄마 손맛 그대로”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나도 과연 그런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감이 점점 부풀어 올랐다.

푸짐하게 차려진 가정식 백반 한 상 차림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가정식 백반 한 상 차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반이 나왔다. 쟁반 가득 차려진 반찬들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갓 지은 따뜻한 콩밥, 김치찌개, 제육볶음, 생선구이, 그리고 각종 나물과 김치까지… 이게 정말 혼자 먹는 밥상이 맞나 싶을 정도로 푸짐한 구성이었다. 특히, 윤기가 좔좔 흐르는 제육볶음과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생선구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젓가락을 들기 전, 잠시 숨을 고르고 사진부터 찍었다. 혼자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왠지 모르게 죄책감이 들 때가 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기록해두면 나중에 추억할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오늘은 ‘인생 맛집’을 발견한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으니까.

가장 먼저 김치찌개부터 맛봤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푹 익은 김치의 깊은 맛이 국물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찌개 안에 들어있는 두부와 돼지고기도 푸짐해서,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기에 충분했다. 김치찌개의 신맛이 강하지 않아서, 신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딱이었다.

다음은 제육볶음. 매콤달콤한 양념이 돼지고기에 잘 배어 있어 정말 맛있었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살짝 매콤했지만,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중독적인 맛이었다. 특히, 쌈 채소가 함께 나와서 쌈으로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아삭한 상추와 깻잎에 싸 먹는 제육볶음은 정말 환상의 조합이었다.

생선구이도 빼놓을 수 없었다. 고등어, 갈치, 가자미 세 종류의 생선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나왔는데, 비린내 없이 담백하고 고소했다. 특히,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서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46개월 아이도 짭쪼롬한 가자미를 잘 먹는다는 리뷰를 보니, 아이와 함께 와도 좋을 것 같았다.

다양한 종류의 생선구이
고등어, 갈치, 가자미까지! 푸짐한 생선구이.

다른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콩나물, 콩자반, 어묵볶음 등 집에서 먹던 반찬 맛 그대로였다. 특히, 열무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해서 느끼한 속을 달래주는 데 최고였다. 마치 동치미를 마신 듯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반찬은 그날그날 조금씩 바뀌는 것 같은데, 늘 신선하고 맛있는 반찬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엄마손맛집”의 매력인 것 같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고, ‘혹시 밥 추가도 되나요?’라고 여쭤보니, 사장님께서 흔쾌히 밥 한 공기를 더 가져다주셨다. 인심까지 후한 “엄마손맛집”,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갓 지은 콩밥에 제육볶음을 얹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혼자 여행 와서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기 힘들었는데, “엄마손맛집” 덕분에 제대로 힐링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더니, 사장님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 덕분에 든든하게 배 채우고 갑니다”라고 답하자,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엄마손맛집”은 혼밥족에게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혼자 와도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변산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닭볶음탕이나 동태찌개에도 도전해봐야겠다. 다른 테이블에서 닭볶음탕을 먹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맛있어 보였다.

푸짐한 닭볶음탕
다음에는 꼭 먹어봐야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닭볶음탕.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간판을 올려다봤다. “엄마손맛집”, 정말 정겨운 이름이다. 혼자 여행 왔지만,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엄마손맛집”이 있으니까. 변산반도 격포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할 맛집으로 강력 추천한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인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 혼밥 장소는 어디로 가볼까? 변산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혼자만의 맛집 탐험은 계속될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