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여행이란 건 말이지, 계획대로만 흘러가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특히나 맛집 탐방은 더욱 그래. 이번 보은 여행도 그랬다. 유명하다는 곳 몇 군데 찍어두긴 했는데,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동네 맛집! 이곳은 정말이지… 나를 엄청난 황홀경으로 이끌었다.

클럽 디 보은 CC를 향해 가는 길, 시골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한적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때 눈에 띈 이정표 하나. ‘유명한 쭈꾸미 전문점’이라는 문구에 솔깃해서 핸들을 꺾었다. 외관은 시골 식당 특유의 소박함 그 자체였다. 낡았지만 정겨운 간판, 그리고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건물. ‘여기 맞나?’ 싶었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엄청난 기대를 하진 않았다. 시골에 있는 식당이라고 해서 서비스나 분위기가 특별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건 좀 맞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 여기가 시골 식당이구나’ 싶었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세련된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맛’이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역시나, 쭈꾸미 볶음이 메인이었다. ‘그래, 이 동네에서 쭈꾸미 전문점이 흔치 않다고 했지.’ 쭈꾸미 볶음 하나를 주문하고, 혹시나 싶어 잔치국수도 하나 주문했다. 왜냐하면 나는 면 요리를 정말 좋아하니까!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 아무래도 시골이라 주문이 몰리면 시간이 좀 걸리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나는 기다림마저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니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며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그리고, 이게 웬일이야! 그릇을 받아든 순간, 나는 직감했다. ‘이건… 심상치 않다.’ 일단 쭈꾸미 볶음 비주얼부터가 끝내줬다. 불그스름한 양념이 자글자글하게 볶아진 쭈꾸미 위에, 고소해 보이는 통깨가 솔솔 뿌려져 있었다. 갓 볶아져 나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곁들여 나온 밑반찬들도 깔끔하고 정갈했다. 특히 얇게 채 썬 무생채와 아삭한 배추김치는 왠지 모르게 쭈꾸미 볶음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할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드디어 첫입. 젓가락으로 쭈꾸미 한 점을 집어 입안에 넣었다. 와… 이 순간을 위해 살아왔나 싶을 정도였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쭈꾸미의 식감,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 이건 정말이지… 미쳤다! 양념이 하나도 맵기만 한 게 아니라,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있어서 계속 손이 갔다. 쭈꾸미는 또 어찌나 싱싱한지,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먹어봤던 쭈꾸미 볶음 중에 단연 최고였다. ‘시골이라 맛이 평범할 거라는 내 예상을 완벽하게 뒤엎어버렸어!’ 밥 한 공기를 시켜서 쭈꾸미 볶음과 비벼 먹으니, 이건 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매콤한 양념이 밥알 사이사이 스며들어,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을 선사했다. 곁들여 나온 무생채와 배추김치도 쭈꾸미 볶음의 맛을 더욱 끌어올려 주었다. 아삭한 식감과 상큼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고, 깔끔하게 마무리해주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잔치국수! 나는 면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잔치국수의 맛도 기대했다. 이곳의 잔치국수는 무한 리필이라는 점이 너무 좋았다. 멸치 육수의 깊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뜨끈한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니,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쫄깃한 면발은 씹는 맛도 좋았고, 쭈꾸미 볶음의 매콤함을 달래주기에도 딱이었다. 쭈꾸미 볶음과 잔치국수의 조합이라니! 이건 정말이지… 천상의 맛이었다.
서비스와 분위기는 솔직히 평범했을지 모르지만, 이곳의 음식 맛은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시골이라 손님이 몰리면 정신없을 수도 있지만, 그 와중에도 음식 맛 하나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이곳에서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맛있는 경험을 했다. 지금도 그 매콤달콤한 쭈꾸미 볶음의 맛이 입안에 맴도는 것 같다.
보은에 간다면, 혹은 클럽 디 보은 CC 근처에 가게 된다면, 이곳은 무조건 들러야 할 필수 코스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이 집 쭈꾸미 볶음은 정말이지 ‘레전드’다. 다음 보은 여행 때도 꼭 다시 찾을 거라고 다짐했다. 이렇게 맛있는 곳을 우연히 발견하다니, 역시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더 재미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