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제주 여행. 푸른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 아니겠어? 오늘은 제주 세화해변 근처, 혼밥족에게 특히나 사랑받는다는 구좌읍의 숨은 맛집을 찾아 나섰다. 이름하여 ‘호자’. 왠지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방문하게 된 이곳은, 과연 어떤 맛과 분위기로 나를 사로잡을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호자 탐험 시작!
아침 일찍 서둘러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오늘은 꼭 호자의 돈가스를 맛보리라 다짐하며! 게하 사장님도 여기 가성비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던데, 얼마나 맛있을지 상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세화 해변의 푸른 물결을 잠시 눈에 담고, 골목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저 멀리 하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호자 도착!

외관은 깔끔한 흰색 건물. 주변의 낮은 건물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왠지 모르게 ‘나 맛집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아우라가 느껴진달까? 가게 앞에는 주차 공간이 협소하지만, 다행히 주변 골목길에 자리가 있어 무사히 주차를 마칠 수 있었다. 주차는 약간 복불복인 듯하니, 운에 맡겨보는 걸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우드톤의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천장을 보니, 예전 창고로 사용되었던 공간을 개조한 듯 서까래가 그대로 남아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더했다. 감성적인 인테리어 덕분에 혼자 왔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혼밥 레벨 +1 상승!

메뉴판을 살펴보니, 돈가스 종류가 다양했다. 등심, 안심, 치즈, 모듬… 결정 장애가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선택의 시간! 잠시 고민하다가, 모든 맛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모듬 돈가스를 주문했다. 그리고 호자의 또 다른 인기 메뉴라는 불고기 샌드위치도 놓칠 수 없지! 혹시나 품절될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주문이 가능했다. 역시, 인기 메뉴는 서둘러야 해.
주문은 입구에서 선불로 하는 시스템이었다. 가격도 착하다. 요즘 물가에 이 정도 퀄리티의 돈가스를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다니, 정말 혜자스럽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가게를 둘러보니, 혼자 식사하러 온 손님들이 꽤 많았다. 역시, 혼밥 성지라는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니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 돈가스가 나왔다. 동그란 나무 쟁반 위에 돈가스와 밥, 미소시루, 단무지가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돈가스의 비주얼은 정말… 침샘 폭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튀김옷이 예술이었다. 얼른 맛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사진을 찍었다. 블로거 정신 발휘!
먼저 등심 돈가스부터 맛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정석적인 돈가스의 맛이었다. 흑돼지를 사용해서 그런지, 고기의 풍미가 남달랐다. 다음은 안심 돈가스. 등심보다 더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함께 나온 소금에 찍어 먹으니 고기의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치즈 돈가스! 치즈가 정말 아낌없이 들어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쭈욱 늘어나는 치즈의 향연! 고소하고 짭짤한 치즈와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왜 다들 치즈 돈가스를 인생 돈가스라고 칭찬하는지 알 것 같았다.

돈가스와 함께 나온 미소시루도 훌륭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시루는, 돈가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밥도 윤기가 흐르는 게, 좋은 쌀을 사용하는 듯했다. 깍두기는 살짝 젓갈 냄새가 강했지만, 꼬들꼬들한 단무지는 내 입맛에 딱 맞았다.
돈가스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드디어 불고기 샌드위치를 맛볼 차례. 치아바타 빵 사이에 불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있었다.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고, 불고기는 달콤 짭짤했다. 신선한 야채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빵이 정말 맛있었는데, 직접 구운 빵이라고 한다. 역시, 샌드위치 맛집이라는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니었어.

혼자서 돈가스와 샌드위치를 모두 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깨끗하게 비운 접시를 보니,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오늘도 혼밥 성공!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는데, 화장실 냄새가 살짝 나는 듯했다. ㅠㅠ 이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맛과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

호자에서의 혼밥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돈가스와 샌드위치를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었고,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 또한 마음에 들었다. 다만, 늦은 오후에 가면 재료가 소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방문 전에 미리 전화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이 점도 참고하시길!
다음에는 다른 샌드위치도 먹어보고 싶고, 돈가스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와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싶다. 세화 해변에 간다면, 호자에 꼭 한번 들러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도 맛있는 혼밥, 성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