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산 범일동 나들이에 나섰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향한 곳은 동네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뒷고기 집.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푸근한 느낌이 드는 것이,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가는 기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역시, 맛집은 예약이 필수라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안심과 갈비뒷고기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가성비 세트 메뉴가 눈에 띄었다. 안심 200g에 갈비뒷고기 200g이라니,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착하다. 게다가 네이버 예약을 하고 왔더니 육회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주저 없이 세트 메뉴를 주문하고, 곧이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차려지기 시작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특히, 잘 익은 김치는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였다. 콩나물무침은 어찌나 고소한지, 자꾸만 손이 갔다. 뜨겁게 구워져 나오는 콘치즈는 달콤하고 고소해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았다. 옛날 엄마가 해주던 바로 그 맛이었다. 밑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 안심과 갈비뒷고기가 등장했다. 검은색 돌판 위에 올려진 고기의 빛깔이 어찌나 곱던지! 마치 잘 익은 꽃처럼, 붉은색과 흰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사진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안심 옆에는 큼지막한 새송이버섯과 꽈리고추, 그리고 떡갈비에나 올라갈 법한 통통한 대파 흰부분이 함께 놓여 있었다. 숯불 위에 석쇠를 올리고, 제일 먼저 안심부터 구워봤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잘 달궈진 불판 위에 안심을 올리니, 순식간에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앞뒤로 살짝만 구워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질기거나 퍽퍽한 느낌은 전혀 없이,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지방이 적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정말 훌륭했다. 함께 나온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안심 본연의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다음으로는 갈비뒷고기를 구워봤다. 사실, 뒷고기는 처음 먹어보는 거라 살짝 긴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뒷고기의 모습은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은 뒷고기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안심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왜 사람들이 뒷고기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갈비뒷고기는 쌈으로 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싱싱한 상추 위에 깻잎 한 장 올리고, 잘 구워진 뒷고기 한 점, 그리고 쌈장과 마늘을 올려 크게 한 쌈 싸서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아삭아삭한 채소와 쫄깃한 뒷고기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서비스로 나온 육회도 맛봤다. 신선한 육회에 참기름과 다진 마늘이 듬뿍 뿌려져 있어,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서 한 입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좋았다. 육회 위에 새싹채소가 살짝 올라가 있어서, 신선함을 더했다.

고기를 다 먹고 나서는, 빼놓을 수 없는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이 집 된장찌개가 또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더라고.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채로 나온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숟가락으로 한 숟갈 떠서 맛보니, 깊고 진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옛날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된장찌개 맛이었다. 안에 들어간 두부와 채소들도 푸짐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수 있었다. 특히, 된장찌개 안에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어서,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2인분에 5천 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반찬이 부족하면 바로바로 채워주시고, 불판도 수시로 갈아주셨다. 덕분에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홀도 넓고 룸도 마련되어 있어서, 가족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았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따뜻하고 푸근한 분위기, 그리고 맛있는 음식 덕분에, 정말 기분 좋은 저녁 식사였다. 범일역에서 가까워 접근성도 좋고, 가격도 착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부산 범일동에서 고기 맛집을 찾는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돌아오는 길, 따스한 저녁 햇살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간지럽혔다. 오늘 맛본 뒷고기의 고소함과 된장찌개의 깊은 맛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범일동에 이런 숨은 보석 같은 곳이 있었다니, 정말 행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