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곳이 있습니다. 갓 부쳐낸 따뜻한 전 냄새와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 절로 떠오르는 그런 곳 말이죠. 저는 오늘, 그런 저의 갈증을 해소해 줄 특별한 맛집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중앙여고 근처,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섬진강 파전’입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동네 전집 같지만, 이곳에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특별한 정취와 맛이 깃들어 있다고 하여 큰 기대를 안고 방문했습니다. 과연 소문만큼이나 유쾌한 사장님과 맛있는 전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여러분과 함께 생생한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 그리고 따뜻한 환대
‘섬진강 파전’은 중앙여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자칫 지나치기 쉬운, 소박하지만 정겨운 외관을 하고 있습니다. 낡은 간판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벽면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공간임을 짐작게 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소리와 함께 풍겨오는 고소한 전 냄새가 후각을 자극합니다.

안쪽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겉보기보다 쾌적한 내부에는 이미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각 테이블마다 설치된 커다란 전판입니다. 이곳에서는 음식이 조리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직접 원하는 전을 올려 구워 먹는 방식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독특한 방식은 마치 옛날 선술집에 온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식사 전부터 기대감을 높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가장 먼저 맞이해주신 분은 바로 이 집의 터줏대감이신 사장님이었습니다. “어서 와요! 뭘 먹을 건가?” 하고 털털하면서도 구성진 말투로 인사를 건네주시는데,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도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유쾌한 대화로 분위기를 이끌어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와도, 아저씨들이 와도 다 좋아!”라고 말씀하시는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 덕분에,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채로운 메뉴의 향연, 직접 구워 먹는 재미에 빠지다
‘섬진강 파전’의 메뉴판은 그야말로 전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보고입니다. 파전, 김치전, 부추전 등 익숙한 메뉴부터 홍어전, 고기전, 모듬전까지,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가격대는 동네 전집치고는 다소 높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이곳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손두부’와 ‘홍어전’은 꼭 맛봐야 할 메뉴로 꼽힙니다.

저희는 가장 기본이 되는 해물파전과 이곳의 명물인 홍어전, 그리고 손두부를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테이블마다 놓인 전판에 불이 들어오고, 신선한 재료들이 저희 테이블 위로 올려졌습니다. 특히 손두부는 일반 두부와는 확연히 다른, 묵직하고 고소한 풍미를 지니고 있을 것 같은 비주얼을 자랑했습니다. 큼지막하게 썰린 두부를 전판 위에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퍼져 나왔습니다. 겉은 노릇하게 익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가는 두부를 뒤집으며, 마치 요리사가 된 듯한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이어서 나온 해물파전은 그야말로 푸짐함 그 자체였습니다. 쪽파가 듬뿍 들어가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오징어와 새우 등 신선한 해물이 어우러져 풍미를 더했습니다. 얇게 부친 파전과는 달리, 이곳의 파전은 약간 두툼하면서도 속이 꽉 찬 느낌을 주었습니다. 전판 위에 파전을 올리고 노릇하게 구워가며 먹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갓 부친 파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해물의 감칠맛과 쪽파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절로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홍어전! 홍어 하면 톡 쏘는 강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지만, ‘섬진강 파전’의 홍어전은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홍어전보다 훌륭했습니다. 삭힌 정도가 적절하여 홍어 특유의 맛과 향은 살아있으면서도 거북스럽지 않았고, 튀김옷은 바삭하게 익어 씹는 맛을 더했습니다. 쫀득한 홍어살과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는 마치 별미 같았습니다. 이건 정말 놓치면 후회할 맛입니다. 홍어탕도 함께 주문했는데, 맑고 깊은 국물은 해산물의 시원함이 제대로 우러나와, 전과 함께 먹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굳이 이 가격에 셀프 조리를 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전을 부치며 먹는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었고, 따뜻하게 유지되는 전의 맛은 어떤 즉석 조리 음식보다 훌륭했습니다. 또한, 사장님의 유쾌한 대화와 함께라면 가격에 대한 아쉬움은 금세 잊혀집니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겨운 분위기와 훈훈한 인심,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섬진강 파전’의 매력은 단순히 음식 맛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장님의 훈훈한 인심과 70년대 후반 선술집을 연상시키는 정겨운 분위기입니다. 왁자지껄한 소음 속에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곳은,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떤 리뷰에서는 사장님의 장사 방식이 다소 거칠다는 표현도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그것이 이곳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손님들을 위하고, 편안하게 대해주시려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단골이 되셔야 해요!” 라는 사장님의 말씀처럼, 한 번 방문하면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내부 공간은 겉에서 보는 것보다 넓고 쾌적합니다. 안쪽에 별도의 방이 두 개 더 마련되어 있어, 단체 모임이나 조용한 식사를 원하는 분들에게도 적합할 것 같습니다. 낡은 목재 인테리어와 벽에 걸린 옛날 액자들은 이 공간에 깊이를 더하며, 방문객들에게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전을 먹는 곳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아가는 공간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여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연인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전과 막걸리를 즐기는 것은 ‘섬진강 파전’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일 것입니다.
혹시 막걸리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넓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곳의 메인 메뉴인 전과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은 그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청주에서 최애하는 전집으로 손꼽힐 만큼, 이곳은 분명 특별한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방문 정보 및 팁
* 위치: 중앙여고 근처 (정확한 주소는 검색을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교통편: 대중교통 이용 시,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이동 가능. 자가용 이용 시, 주변 주차 공간 확인 필요.
*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 (마감 시간은 유동적일 수 있습니다. 방문 전 전화 문의 추천)
* 휴무일: 별도 휴무일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명절 등 공휴일은 휴무일 수 있습니다.
* 예약: 별도 예약은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웨이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말 저녁이나 비 오는 날에는 일찍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추천 메뉴: 홍어전, 손두부, 해물파전, 홍어탕
‘섬진강 파전’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사람 사는 냄새와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유쾌한 사장님과 함께 맛있는 전을 직접 구워 먹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이 글을 읽고 나니 또다시 군침이 도는군요. 다음번 방문에는 어떤 전을 맛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