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또 어떤 맛있는 집밥을 해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오래된 친구처럼 익숙하고 편안한 맛이 그리워졌다. 3년 전, 우연히 들렀다가 그 푸짐함과 맛에 단골이 될 뻔했던 진안의 한 분식집. 문득 떠오른 그곳을 다시 찾기로 했다. 혼자 밥 먹는 나에게도 늘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곳이기에, 오늘은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운 시골 식당 특유의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오래된 나무 테이블과 벽면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낯선 나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오히려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이랄까. 익숙한 풍경에 마음이 놓였다.

벽면에는 빼곡하게 적힌 메뉴판이 걸려 있었다. 예전에도 그랬듯,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이곳의 메뉴들은 나를 다시 한번 설레게 했다. 오늘은 뭘 먹을까. 항상 고민되는 순간이다. 지난번 방문 때는 특히 칼칼한 수제비와 김밥이 그렇게 맛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그때 눈앞에 아른거렸던 돈까스가 먹고 싶어졌다. 메뉴판에서 ‘돈까스 8,000원’을 발견하고는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1인분 주문도 당연히 가능한 곳이라, 혼밥러로서 늘 감사함을 느낀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시나 혼자 식사하는 손님들이 꽤 보였다. 다들 익숙한 듯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이 집은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가 정말 좋다. 오히려 옆자리 혼밥 손님과 가벼운 눈인사를 주고받을 정도로 편안한 느낌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이라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잠시 후, 드디어 내가 주문한 돈까스가 나왔다. 큼직한 접시 가득, 먹음직스러운 돈까스와 갓 지은 하얀 쌀밥, 그리고 신선한 샐러드가 함께 나왔다. 돈까스 위로는 달콤하면서도 살짝 칼칼한 맛이 느껴지는 맛있는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속살은 아주 두툼했다.

포크로 돈까스를 썰 때부터 그 두툼함이 느껴졌다. 한 입 베어 물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육즙이 가득했다. 튀김옷은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으며, 속살은 잡내 없이 부드러웠다. 함께 나온 소스는 단맛과 새콤한 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돈까스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밥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갓 지은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샐러드는 상큼한 드레싱과 함께 나와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사실, 예전에 왔을 때보다 돈까스가 아주 살짝 딱딱해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샐러드 드레싱도 조금 느끼하다고 느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부분들이 이 집의 오랜 맛과 푸짐한 인심을 가리지는 못했다. 여전히 이곳은 나에게 ‘김밥 맛집’이자, ‘인심 좋은 맛집’이었다.

다 먹고 나서, 마지막으로 남은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만족감을 느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왠지 모를 감사함이 밀려왔다.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음식을,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다.

함께 나온 김밥도 빼놓을 수 없다. 갓 말아낸 듯 따뜻하고, 속 재료도 꽉 차 있었다. 밥의 양념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돌았다. 계란, 당근, 단무지, 햄 등 기본에 충실한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수제비 국물을 살짝 곁들여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집의 매력은 단순히 음식 맛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3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푸짐함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혼자 와도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것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기운이 감돈다.
특히 이곳은 ‘진안 숨겨진 찐 맛집’이라고 할 만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들. 그리고 무엇보다 ‘현지인 맛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 동네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랑해 온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었다. 이곳에 오면 늘 그렇듯, 따뜻한 음식과 함께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진안에 올 때마다 생각나는, 나의 소중한 혼밥 아지트. 다음에도 꼭 다시 찾아와야겠다고 다짐하며,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