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대 맛집: 추억 소환! 가성비 왕돈까스&뚝배기떡볶이 감성 제대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옛날 스타일’을 맛보러 나섰다. 요즘처럼 세련되고 힙한 곳들도 좋지만, 가끔은 푸근하고 정겨운 맛이 그리울 때가 있잖아. 그런 날, 여기 ‘고기과 앤 돈까스’는 정말이지 딱이었어. 청대 부근에 자리한 이곳은, 익숙한 메뉴들로 우리를 추억 속으로 안내할 준비를 마친 듯했지. 외관부터 느껴지는 클래식함, 푸른 하늘 아래 잿빛 건물과 깔끔한 간판이 눈에 띄었어. 큼직한 간판에는 ‘고기과 앤 돈까스’라는 이름과 함께 먹음직스러운 돈까스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뭐 파는 곳인지 한눈에 각인시켜 줬지.

식당 외관 사진
푸른 하늘 아래 잿빛 건물에 걸린 ‘고기과 앤 돈까스’ 간판이 인상적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정돈된 느낌이 먼저 다가왔다. 테이블은 대략 10~12개 정도? 점심시간에 몰려오는 주변 직장인들 덕분에 늘 북적인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왠지 모르게 따뜻한 조명과 익숙한 듯 편안한 인테리어가 마음을 녹이는 기분이었지.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영업해왔다는 그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듯 했어.

벽면에는 빼곡하게 적힌 메뉴판이 붙어 있었어. 우리가 기대했던 부대찌개, 왕돈가스, 뚝배기떡볶이 외에도 치즈돈까스, 옹포이비빔밥 등등, 마치 옛날 분식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구성이었지. 특히 눈에 띈 건 가격이었어. 왕돈가스가 7,000원, 뚝배기떡볶이가 5,000원. 요즘 물가 생각하면 정말이지 ‘이게 맞아?’ 싶을 정도로 착한 가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 뚝배기떡볶이 같은 경우는 4,000원이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아마 시기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있나 봐. 메뉴판만 봐도 ‘가성비’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곳이었어.

식당 전경 사진
간판 디자인은 심플하지만, 식당의 메뉴 구성만큼은 풍성하다.
메뉴판 사진 (일부)
옛날 감성 물씬 풍기는 메뉴판, 가격까지 착해서 눈이 번쩍 뜨였다.
전체 메뉴판 사진
부대찌개, 돈까스, 떡볶이까지. 다양한 추억의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단연 ‘왕돈까스’와 ‘뚝배기떡볶이’, 그리고 ‘부대찌개’. 역시 이곳에 왔다면 이 세 가지는 빼놓을 수 없지. 잠시 기다리니, 가장 먼저 밑반찬이 세팅되었어. 깍두기와 무생채.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였지만, 한입 맛보는 순간 ‘와!’ 소리가 절로 나왔지. 김치에서도 느껴지는 오랜 내공, 적당히 익어서 새콤달콤한 맛이 입맛을 제대로 돋우더라고. 이 집, 괜히 오래된 맛집이 아니라는 걸 이때부터 직감했어.

밑반찬 사진
깍두기와 무생채, 평범하지만 맛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드디어 메인 메뉴 등장! 먼저 ‘왕돈까스’부터 살펴보자. 플레이트에 꽉 차는 큼지막한 사이즈에, 진한 갈색 소스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압권이었지. 튀김옷은 얇고 바삭하게 잘 익혀져 있었고, 속살은 두툼하니 육즙을 머금고 있었어. 겉바속촉의 정석이라고나 할까.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이거다!’ 싶었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이 어우러져 절로 미소가 지어졌어. 얇은 편이라 바삭함이 강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나는 오히려 그 바삭함이 소스와 어우러져 더 좋았어. 씹을수록 고소함이 올라오는 게, 진짜 ‘왕’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맛이었지. 밥, 샐러드, 마카로니 샐러드까지 곁들여 나오니 한 끼 식사로 든든함 그 자체였어.

왕돈까스 사진 1
보기만 해도 든든한 왕돈까스. 얇은 튀김옷과 풍성한 소스의 조화가 예술이다.

이어서 ‘뚝배기떡볶이’가 나왔다. 뜨끈한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고 있는 떡볶이는 비주얼부터가 남달랐지. 양념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콤달콤한 옛날 분식집 스타일의 맛이었어. 큼직한 떡은 쫄깃한 식감을 자랑했고, 국물은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었지. 4,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짐한 양과 맛이었어. 떡볶이만 먹어도 꽤 든든할 것 같았지. 치즈돈까스에 대한 평이 엇갈리는 걸 보긴 했지만, 떡볶이는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어.

그리고 ‘부대찌개’.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한 이 메뉴는, 각종 햄과 소시지, 두부, 김치, 라면 사리까지 푸짐하게 담겨 나왔어. 팔팔 끓는 찌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니, 깊고 진한 육수의 맛이 입안 가득 퍼졌지. 햄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과 김치의 시큼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밥 한 공기는 순식간에 비울 수밖에 없었어. 밥에 슥슥 비벼 먹어도 좋고, 돈까스와 곁들여 먹어도 훌륭했지. 역시 한국인의 소울푸드답다니까.

식사를 마치고 나니, 주차에 대한 정보도 떠올랐어. 가게 바로 앞에는 주차 공간이 따로 없어서, 주변 도로변에 적당한 곳을 찾아 주차해야 해. 일방통행로 주변을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지. 하지만 이 정도 맛과 가성비라면, 잠시 발품 파는 수고로움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겠더라고.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맛으로 사랑받아온 ‘고기과 앤 돈까스’. 이곳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을 넘어, 우리에게 잊고 있던 추억과 따뜻함을 선물해 주는 그런 곳이었어. 힙스터 감성은 아니지만, 진정한 ‘맛’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곳이지. 다음에 또 옛날 감성 물씬 풍기는 맛이 그리울 때, 망설임 없이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