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낭만이 스며든, 전주 덕진동 광장포차타운에서 맛보는 추억 한 상

어스름한 저녁, 켜켜이 쌓인 하루의 먼지를 털어내듯 전북대 인근 덕진동으로 향했다. 잊고 지냈던 포장마차의 낭만이 문득 그리워진 탓이다. 오래전 덕진광장 한켠을 밝혔던 포차들이 실내로 옮겨와 새롭게 터를 잡았다는 ‘광장포차타운’이 오늘의 목적지다. 과거 주차장이었던 자리에 10여 년 전 포차가 있었을 때의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낡은 건물 외벽에 걸린 형형색색의 간판들이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정겹다.

건물 2층에 올라서자,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마치 다른 시간 속에 떨어진 듯, 실내 포차 특유의 활기 넘치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드럼통 테이블 위로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쏟아지고, 쉴 새 없이 오가는 이모들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가 정겹게 울려 퍼진다. 천장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선풍기가 윙윙 돌아가고, 형광등 불빛 아래 저마다의 이야기가 피어나는 공간. 그래, 바로 이 사람 냄새 나는 분위기가 그리웠던 것이다.

광장포차타운 외부 전경
밤을 밝히는 광장포차타운의 정겨운 풍경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다. 꼼장어, 닭발, 낙지탕탕이… 추억을 자극하는 메뉴들이 가득하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조기구이(20,000원)와 계란말이(15,000원)를 주문했다. 소주(4,500원)는 셀프라기에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왔다. 소주와 물이 셀프인 덕분인지, 요즘 보기 드물게 착한 가격이 마음에 든다.

가장 먼저 기본 안주가 나왔다. 콩나물국과 계란이 전부였지만, 포차에서는 이마저도 훌륭한 안주가 된다. 시원한 콩나물국을 한 모금 들이켜니, 쌉쌀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다. 이윽고, 기다리던 조기구이가 등장했다. 노릇하게 구워진 조기 네 마리가 보기 좋게 접시에 담겨 나왔다. 기름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에 절로 군침이 돈다.

노릇하게 구워진 조기구이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조기구이의 자태

젓가락으로 조기 살을 조심스레 발라내어 한 입 맛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기구이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지고, 은은한 불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싱싱한 상추에 조기 살을 올리고 쌈장을 살짝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다. 술이 술술 넘어가는 맛이랄까.

곧이어 등장한 계란말이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두툼하게 말린 계란말이는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했다. 칼집을 내어 가지런히 담아낸 모습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케첩을 듬뿍 찍어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어릴 적 도시락 반찬으로 싸갔던 추억의 맛이 떠오르는 듯했다.

소주 한 잔, 조기 한 점, 계란말이 한 입. 그렇게 술잔을 기울이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웃고 울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문득 사장님이 다가와 콩나물국을 리필해 주셨다. 따뜻한 정에 다시 한번 감동하며, 술잔을 채웠다.

광장포차타운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었다. 추억과 낭만, 그리고 사람 냄새가 가득한 공간이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안주를 즐기며, 잊고 지냈던 청춘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10년 전 주차장 시절의 포차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다양한 안주와 기본찬
소주 한 잔을 부르는 푸짐한 안주와 기본 찬

다음에는 닭똥집볶음과 닭발볶음을 맛봐야겠다. 특히 튀긴 닭발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물론, 고갈비와 잔치국수도 빼놓을 수 없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맛있는 안주까지. 이 모든 것을 갖춘 광장포차타운은 앞으로도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실내 포차의 특성상, 화장실 위생 상태가 다소 아쉬웠다. 또한, 2층에 위치해 있어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흡연장이 계단에 마련되어 있어 담배 냄새를 피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광장포차타운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밤이 깊어 있었다. 덕진광장 주변은 여전히 활기가 넘쳤고, 젊음의 열기가 뜨겁게 느껴졌다. 광장포차타운에서의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음을 기약했다. 언제가 다시 이곳에 방문하여, 맛있는 안주와 함께 추억을 되새김질해야겠다. 전주 맛집 기행의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한 덕진동 광장포차타운, 그곳은 지역명과 사람 냄새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광장포차타운은 내게 그런 곳이다.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따뜻한 인심, 그리고 잊고 지냈던 청춘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곳. 어쩌면,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잊고 지냈던 우리의 젊은 날들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광장포차타운 내부
실내에 펼쳐진 포차, 정겨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인상적인 부분들*

* 포차 분위기 완벽 재현: 실내에 포차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테리어와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 푸짐한 안주: 꼼장어, 닭발, 고갈비 등 다양한 안주를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닭똥집볶음과 튀긴 닭발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다.
* 따뜻한 인심: 사장님과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콩나물국을 리필해 주는 따뜻한 배려에 감동했다.
* 추억 소환: 옛날 포차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추억을 되새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젊은 시절 덕진광장에서 술을 마셨던 사람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다.

*총평*

광장포차타운은 맛있는 안주와 정겨운 분위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잊고 지냈던 청춘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 시끄러운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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