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깃든 토성동 노포에서 맛보는 깊은 풍미, 부산 하동집 김치찌개 맛집

어스름한 저녁, 오래된 골목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유튜브 채널에서 우연히 발견한, 묘하게 끌리는 노포, ‘하동집’이었다. 부산의 숨겨진 맛을 찾아 나서는 여정은 언제나 설렘을 안겨준다. 낡은 간판에서 풍기는 세월의 흔적은, 그 자체로 맛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듯했다.

가게 문을 열자, 예상대로 자욱한 연기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연탄불 특유의 냄새와 섞인 고소한 고기 굽는 냄새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부산 사투리가 뒤섞여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는 것이, 이 집의 명성이 이미 국경을 넘어선 듯했다.

하동집 메뉴판
소박하지만 정겨운 메뉴판. 돼지고기와 김치찌개, 된장찌개에 집중한 모습이다.

벽에 붙은 메뉴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돼지고기, 김치찌개, 된장찌개. 단 세 가지 메뉴는 이 집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듯했다. 돼지고기 3인분과 김치찌개 1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중앙에 놓인 낡은 화로에 연탄불이 지펴졌다.

밑반찬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였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모습이 마치 할머니 댁에서 먹는 밥상 같았다. 콩나물 무침, 김치, 부추김치 등, 하나하나 직접 만든 듯한 손맛이 느껴졌다. 특히 부추김치는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연탄 화로
테이블마다 놓인 연탄 화로. 은은한 숯불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곧이어 초벌구이 된 돼지고기가 등장했다. 겉은 노릇하게 익고 속은 촉촉한 육즙을 머금은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돼지고기는 한 입 크기로 잘려 있어 굽기에도 편했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초벌된 돼지고기
초벌되어 나온 돼지고기.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한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감칠맛이 폭발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했고, 신선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쌈 채소에 싸 먹으니, 신선한 채소의 향긋함과 고기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김치찌개가 나왔다. 푹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테이블 위에 놓인 연탄불 덕분에, 김치찌개는 식지 않고 오랫동안 뜨겁게 즐길 수 있었다.

김치찌개
보기만 해도 얼큰한 김치찌개. 푹 익은 김치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있다.

국물 한 입을 떠먹으니, 깊고 진한 맛이 온몸을 감쌌다. 잘 익은 김치의 시원한 맛과 돼지고기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밸런스를 이루었다.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밥은 검은쌀을 섞어 지은 흑미밥으로, 큼지막한 그릇에 계란 프라이까지 얹어 주는 인심에 감동했다.

“더 드릴까?”

할머니 사장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온 듯한 푸근함을 느끼게 했다.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인다는 된장찌개도 맛보고 싶었지만, 이미 배가 너무 불러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흑미밥과 계란 프라이
흑미밥에 계란 프라이까지 얹어 주는 푸짐한 인심.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옷에 밴 숯불 냄새는, 마치 훈장처럼 느껴졌다. 토성동 골목길에 숨어있는 작은 보석 같은 곳, 하동집.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할머니의 따뜻한 인심이 기억에 남는 곳이다.

하동집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하동집 외관. 간판에서부터 맛집의 포스가 느껴진다.

다만,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연기가 자욱하다는 점, 그리고 여름에는 에어컨이 없어 더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또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고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단점을 잊게 할 만큼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다음에는 꼭 된장찌개와 함께, 넉넉한 인심의 할머니 사장님께 안부 인사를 전해야겠다. 부산에서 진정한 맛과 정을 느끼고 싶다면, 토성동 하동집에 방문해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하동집 된장찌개
다음 방문에는 꼭 맛보고 싶은 하동집 된장찌개.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여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돌아오는 길, 은은하게 풍기는 숯불 향과 김치찌개의 여운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이것이 바로 부산의 맛, 그리고 하동집의 매력이 아닐까. 다음에는 비싼 옷은 피하고 편안한 복장으로 방문해야겠다.

하동집 숯불
하동집의 숯불은 고기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
하동집 밑반찬
정갈한 하동집의 밑반찬들.
하동집 가게 전경
정겨운 분위기의 하동집 가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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