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칠보산의 푸른 기운을 만끽하고 내려오는 길이었다. 등산으로 살짝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평소 눈여겨봤던 국수집, ‘청춘면가’로 향했다. 금곡동 칠보마을, 금곡LG 4단지 아파트 뒤편에 자리 잡은 이곳은 칠보산 자락의 운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마치 전원주택을 개조한 듯한 외관이 정겹게 느껴졌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갓길에 주차된 차들이 눈에 띄었다. 주변 도로가 다소 좁은 탓에 주차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맛있는 국수를 맛볼 생각에 설렘을 안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솟아오르는 오픈형 주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불 맛을 제대로 내는 요리 비법을 미리 엿본 기분이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맛있닭”과 “맛있소”라는 재밌는 그림 메뉴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닭칼국수 느낌의 “맛있닭”,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맵닭”, 그리고 소고기 칼국수인 “맛있소”와 “맵소”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잠시 고민 끝에, 나는 대표 메뉴인 “맛있닭”을, 함께 간 친구는 얼큰한 “맵소”를 주문했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군만두를 추가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대접에 푸짐하게 담긴 국수가 테이블에 놓였다. “맛있닭”은 닭 반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었고, 숙주나물을 비롯한 각종 채소가 수북이 쌓여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한쪽으로 닭다리 하나가 튀어나온 모습이 마치 수줍은 듯 귀여웠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으니, 흑임자가 들어간 칼국수 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굵직한 면발에서 느껴지는 쫄깃함이 기대감을 높였다. 먼저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닭곰탕 같으면서도 나가사키 짬뽕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었다. 닭고기는 야들야들했고, 숙주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먹는 재미를 더했다. 마치 하얀 백짬뽕에 칼국수 면과 베트남 쌀국수를 퓨전해서 섞어 먹는 느낌이랄까.
불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볶음 야채는 꼬꼬면을 고급스럽게 만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 면과 함께 볶음 야채를 함께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특히, 흑임자 면은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독특했다.

함께 나온 배추 겉절이는 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겉절이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맵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다음에는 “맵닭”에 도전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친구의 “맵소”도 맛보았다. “맵소”는 얼큰한 국물에 소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간 칼국수였다. 맵찔이인 내 입맛에는 다소 매웠지만, 칼칼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친구는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국물까지 싹 비웠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군만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튀김옷은 살짝 딱딱했지만,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만두피의 쫄깃함이 인상적이었다. 닭고기 튀김인 “맛있때지”도 궁금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청춘면가”에서는 곱빼기 추가와 공기밥이 무료로 제공된다. 푸짐한 인심 덕분에 배불리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홀이 좁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점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불편함은 금세 잊혀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칠보산의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맛있는 국수 한 그릇으로 행복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수원 호매실 근처에서 이색적인 국수를 맛보고 싶다면, “청춘면가”를 강력 추천한다. 등산 후 든든한 식사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음에는 꼭 “맛있때지”와 “맵닭”을 먹어봐야겠다.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테이블링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으며, 아주머니께 직접 번호표를 받아야 한다. 주차는 가게 앞 갓길에 해야 하는데, 도로가 좁아서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총평
“청춘면가”는 평범한 칼국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닭 반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맛있닭”은 닭곰탕과 나가사키 짬뽕의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흑임자 면과 볶음 야채는 풍성한 식감을 선사한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맵닭”을, 소고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맛있소”를 추천한다. 사이드 메뉴인 군만두도 놓치지 말자.
다만,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홀이 좁은 점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재방문 의사가 충분하다. 수원 금곡동에서 특별한 국수를 맛보고 싶다면, “청춘면가”를 방문해보자.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