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흥미로운 가설을 하나 세웠습니다. “과연 지방 소도시의 대형 카페에서도 훌륭한 커피 맛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전라북도 임실로 향했습니다. 목적지는 바로 ‘1964 임실창고’.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아우라가, 마치 오래된 와이너리에서 희귀한 빈티지 와인을 발굴하듯, 숨겨진 커피 맛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게 했습니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공간감에 1차적으로 놀랐습니다.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 높은 천장에는 나무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앤티크한 조명들이 공간 곳곳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마치 거대한 실험실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랄까요? 천장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니, 빛의 각도에 따라 나무의 질감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 이처럼 시각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공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주문대 앞에 서서 메뉴를 스캔했습니다. 아메리카노는 기본으로 갖추고 있었고, ‘고다치즈커피’라는 다소 독특한 메뉴가 눈에 띄었습니다. 동행한 연구원 중 한 명이 시그니처 메뉴라며 강력 추천하더군요. 저는 ‘수제 오렌지티’라는 메뉴에도 시선이 꽂혔는데, 왠지 모르게 이 공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저는 고다치즈커피, 동료는 수제 오렌지티를 주문하고, 추가로 ‘토굴빵’이라는 이곳의 또 다른 명물 디저트도 함께 맛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주문 후, 카페 내부를 좀 더 자세히 둘러봤습니다. 높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벽면에 설치된 조명들은 따뜻한 색온도로 아늑함을 더했습니다. 다만,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는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평일 오후 시간대라 비교적 한적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진동벨이 울리고, 드디어 고다치즈커피와 수제 오렌지티, 그리고 토굴빵이 나왔습니다. 먼저 고다치즈커피. 첫인상은 꽤나 강렬했습니다. 커피 위에 올려진 고다치즈 크림은 마치 부드러운 벨벳 같았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짭짤한 치즈의 풍미와 커피의 쌉쌀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졌습니다. 치즈의 지방 성분이 커피의 쓴맛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느낌이랄까요? 마치 미뢰를 자극하는 오케스트라 같았습니다. 다만, 단맛을 선호하지 않는 제 입맛에는 살짝 과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수제 오렌지티. 뚜껑을 여는 순간,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코를 간지럽혔습니다. 마치 잘 익은 오렌지 껍질에서 뿜어져 나오는 리모넨(limonene) 향처럼,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은은한 단맛과 함께 오렌지 특유의 산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습니다. 오렌지 과육의 섬유질이 느껴지는 걸로 보아, 정말 수제로 만든 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음료는 단순한 티(tea)가 아니라, 마치 잘 조율된 향수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토굴빵.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는 빵이었습니다. 빵 표면에는 마치 벌집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이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간 흔적으로 추정됩니다. 빵을 한 입 베어 무니, 은은한 단맛과 함께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빵 반죽에 사용된 밀가루의 품질이 상당히 좋은 것 같습니다. 이 빵은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마치 잘 설계된 건축물 같았습니다.

전반적으로, ‘1964 임실창고’는 훌륭한 공간 디자인과 개성 있는 메뉴들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고다치즈커피와 토굴빵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다소 혼잡할 수 있다는 점과, 일부 메뉴의 단맛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카페 내부의 좌석 배치였습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옆 사람의 대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카페 측에서 방문객들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설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좌석(소파, 테이블, 바 테이블 등)을 배치하여, 방문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였습니다. 이러한 공간 디자인은, 방문객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경험을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일부 방문객들은 빵 맛이 평범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맛본 토굴빵은 훌륭했지만, 다른 빵들의 퀄리티는 다소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음료가 나오는 데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린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주문 후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카페 측에서는 인력 충원이나 주문 시스템 개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1964 임실창고’는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훌륭한 커피 맛과 독특한 메뉴, 그리고 아름다운 공간 디자인은, 임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특히, 저처럼 새로운 맛과 공간을 탐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명소라고 생각합니다.
카페를 나서며, 저는 다시 한번 제 가설을 되새겨봤습니다. “과연 지방 소도시의 대형 카페에서도 훌륭한 커피 맛을 찾을 수 있을까?” ‘1964 임실창고’에서의 경험은, 제 가설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줬습니다. 물론, 모든 카페가 훌륭한 것은 아니겠지만,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들을 찾아내고, 그 가치를 알리는 것이 바로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연구를 위해 카페를 나서는 길, 문득 카페 앞에 세워진 주차장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넓은 주차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이 공간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지 짐작하게 했습니다. 주차장 한 켠에 세워진 ‘임실창고 1964’ 간판은, 마치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유적지 입구를 연상시켰습니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커피 향과, 멀리 보이는 임실의 풍경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1964 임실창고’는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임실이라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공간에서 커피 맛의 고고학을 탐험하며, 잊지 못할 경험을 했습니다. 이번 실험은 성공적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