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주말, 묵혀뒀던 혼밥 욕망을 터뜨릴 날이 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잠실. 며칠 전부터 눈여겨봤던 돼지고기 전문점, ‘팔일’이다. 혼밥하기 좋은 곳인지, 1인분 주문은 가능한지, 카운터석은 있는지… 폭풍 검색을 마치고 나니 기대감이 하늘을 찌른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기원하며 설레는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에 가까워질수록 왠지 모르게 긴장된다. 혼자 고깃집에 가는 건 왠지 레벨이 높은 도전처럼 느껴지니까. 하지만 괜찮다. 나는야 혼밥 마스터니까! 당당하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에서 보았던 팔일의 외관은 생각보다 훨씬 세련되고 깔끔했다. 어둑한 저녁, 은은하게 빛나는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던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는 혼자 온 나를 어색하지 않게 감싸주는 듯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옆 사람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주눅 들 필요 없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숙성 목살, 늑간살, 삼겹살… 뭘 먹어야 후회 없을까? 고민 끝에 팔일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480교차 숙성 목살을 주문했다. 첫 방문이니까, 대표 메뉴를 먹어보는 게 인지상정! 게다가 1인분(130g) 주문도 가능하니 혼밥러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이 빠르게 밑반찬을 세팅해주셨다. 에서 보았던 것처럼, 깔끔한 스테인리스 식기에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이 눈길을 끌었다. 젓갈, 쌈무, 갓김치 등 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찬들이 하나같이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좋았던 건, 직원분들이 음식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준다는 점이었다. 어떤 젓갈인지,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동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목살이 등장했다. 과 7에서 보았던 것처럼, 큼지막한 두 덩이의 목살이 떡하니 접시 위에 놓여 있었다. 선명한 붉은색과 하얀 지방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촉촉할 것 같은 비주얼! 얼른 구워서 입에 넣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고기를 구울 시간! 에서 보았던 것처럼, 팔일의 숯불은 화력이 엄청났다. 순식간에 불판이 달아올랐고, 나는 조심스럽게 목살을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돼지찌개가 서비스로 나왔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찌개는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김치와 두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찌개는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특히 고기 기름이 들어가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어느덧 목살이 노릇노릇하게 익었다. 한 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으니… 정말이지, 이때까지 먹어본 목살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씹는 순간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고,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감동 그 자체였다. 질기거나 퍽퍽한 느낌은 전혀 없이, 마치 고급 스테이크를 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처럼, 팔일에서는 고기와 함께 멜젓, 버섯, 꽈리고추도 구워 먹을 수 있다. 특히 멜젓은 제주도에서 먹던 바로 그 맛! 돼지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꽈리고추는 살짝 매콤해서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직원분께서 ‘벌집 껍데기’를 추천해주셨다. 껍데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안 먹으면 후회할 것 같은 느낌에 1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벌집 모양으로 칼집이 촘촘하게 들어간 껍데기가 나왔다. 불판 위에 올리니, 껍데기가 오그라들면서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 노릇하게 구워진 껍데기를 콩가루에 듬뿍 찍어 먹으니… 와, 이거 진짜 미쳤다! 쫀득하면서도 바삭한 식감,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움. 껍데기에 대한 나의 편견을 완전히 깨부수는 맛이었다.

혼자서 고기 2인분에 찌개, 껍데기까지… 정말 배부르게 먹었다. 계산하면서 보니, 콜키지 프리라고 한다. 다음에는 좋아하는 와인 한 병 들고 와서 제대로 즐겨봐야겠다.
팔일에서의 혼밥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편안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잠실에서 돼지고기 맛집을 찾는다면, 팔일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팔일에서는 누구든 맛있는 고기를 즐길 수 있다.
나오는 길에 에서 보았던 돼지 엉덩이 조형물을 발견했다.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다음에 또 올게, 팔일!
오늘도 혼밥 레벨 +1 상승!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정복해볼까? 혼자만의 맛있는 탐험은 계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