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출장,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그냥 일만 마치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웬걸? 숙소 근처에서 풍기는 묘한 고기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식당에서 인생 맛집을 발견해버렸다. 간판도 제대로 없는 허름한 식당이었는데, 오히려 그런 곳이 진짜 맛집인 거 알지? 이름하여 보성 찐 맛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확 느껴졌다. 테이블 몇 개 없는 작은 식당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느낌. 할머니 혼자서 운영하시는 듯했는데, 인상이 너무 좋으셨다. “어서 와~” 하시는데, 진짜 외할머니 집에 놀러 온 기분이었다니까.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보니 갈비탕, 꼬리곰탕, 삼겹살 등 메뉴가 다양했다. 메뉴판 글씨체 마저 정겹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고기 냄새에 이끌려 온 만큼 삼겹살을 주문했다. 딱 봐도 질 좋아 보이는 삼겹살이 한 접시 가득 나왔는데, 위에 큼지막하게 썰린 버섯이 듬뿍 올려져 있는 게 특이했다.
불판이 달궈지고, 드디어 삼겹살을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데, 진짜 참기 힘들었다. 할머니께서 직접 구워주시려고 하셨는데, 내가 굽겠다고 말씀드렸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직접 구워 먹는 삼겹살이라니, 생각만 해도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다.

근데 숯불 화력이 생각보다 약해서, 고기가 잘 안 익는 거다. 숯 추가를 부탁드리려고 했는데, 할머니께서 보시더니 “아이고, 숯이 약하네. 내가 구워줄게!” 하시면서 주방에서 직접 구워다 주셨다. 진짜 감동이었다. 마치 엄마가 구워주는 것처럼, 노릇노릇하게 잘 익은 삼겹살을 가져다주시는데, 그 따뜻한 마음에 울컥했다.

드디어 삼겹살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진짜 입 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맛이었다. 쫀득쫀득한 식감도 최고였고, 무엇보다 고소한 풍미가 예술이었다. 괜히 보성 고기 맛집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버섯이랑 같이 먹으니, 향긋한 버섯 향이 더해져서 훨씬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반찬도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특히 갓김치가 진짜 예술이었는데, 적당히 익어서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삼겹살이랑 같이 먹으니, 느끼함도 싹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 깻잎 장아찌도 짜지 않고 딱 적당해서, 삼겹살을 계속 싸먹게 되는 마성의 맛이었다. 할머니 손맛이 진짜 대단하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고기 질도 너무 좋았지만, 할머니의 푸근한 인심과 따뜻한 정이 맛을 더 돋보이게 해줬던 것 같다. 혼자 출장 와서 외로웠는데, 할머니 덕분에 진짜 따뜻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갈비탕을 먹고 만족했다는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다음에는 갈비탕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리곰탕도 맛있다고 하니,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메뉴를 싹 섭렵해야겠다.
다 먹고 계산하려고 하는데, 할머니께서 “멀리서 왔는데, 이거라도 가져가~” 하시면서 직접 담그신 갓김치를 조금 싸주셨다. 진짜 눈물 날 뻔했다.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아서, 보성에서의 출장이 훨씬 더 행복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보성에서 진짜 맛있는 고깃집을 찾는다면, 무조건 여기 강추한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세련된 서비스는 없지만, 할머니의 따뜻한 정과 손맛이 있는 진짜 맛집이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보성 여행 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아, 그리고 할머니께 꼭 안부 전해달라고 해줘! 분명 엄청 좋아하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