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괜히 마음이 울적한 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졌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이 공존하지만, 결국엔 늘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목적지는 영천.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는 강변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어울’이라는 식당 앞에 도착했다. ‘오늘 나의 혼밥은 여기서 책임져 주겠어!’ 하는 묘한 기대감이 들었다.
식당으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잘 가꿔진 정원이 눈에 들어왔는데, 주인장의 부지런함이 느껴지는 섬세한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특히, 목향장미가 한창이라 그 아름다운 자태에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봤다. 꽃구경은 잠시 뒤로 미루고, 일단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에게, 식당의 분위기는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다행히 ‘어울’은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생선구이 정식, 코다리 정식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혼자 왔으니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여쭤보니, 흔쾌히 가능하다고 하셨다. 나는 생선구이 정식(1인분 12,000원)을 주문했다. 혼밥족에게 1인분 주문의 자유는 얼마나 소중한지! 메뉴판 사진을 보니, 바다장어구이 같은 안주류도 눈에 띈다. 다음에는 친구와 함께 와서 술 한잔 기울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내 앞에 놓였다. 세 종류의 생선구이와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밥 또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게, 갓 지은 밥처럼 맛있어 보였다. 반찬 하나하나 맛을 보니, 짜거나 맵지 않고 깔끔한 맛이 좋았다. 특히, 밥이 정말 맛있어서 순식간에 한 공기를 비웠다. 혼밥하면서 이렇게 제대로 된 밥상을 받으니, 괜스레 기분까지 좋아졌다.

아쉬웠던 점은 국 대신 된장찌개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정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음식 맛, 분위기, 가격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창가 자리에 앉으면 영천강이 한눈에 들어와, 식사하는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강변을 바라보며 혼자 밥을 먹으니, 마치 혼자만의 시간을 선물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아까 들어올 때 미처 다 보지 못했던 정원의 풍경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그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나 있었다. 잠시 정원을 거닐며 사진도 찍고, 꽃향기도 맡으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혼자 여행 와서 이렇게 예쁜 정원까지 보게 될 줄이야!

‘어울’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맞이해주는 따뜻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영천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맛집이다. 혼자 밥 먹는 게 두려운 사람들에게, ‘어울’은 영천에서 혼밥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될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