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시골 장터에서 맡았던 왁자지껄한 냄새가 그리울 때가 있지라. 꼬순 돼지기름 냄새, 인심 좋은 덤 얹어주는 소리, 넉넉한 웃음꽃까지. 서울 한복판, 그것도 행당시장에서 그 시절 추억을 다시 만날 줄 누가 알았겠어. 3대 목살 맛집이라는 ‘땅코참숯구이’ 간판을 보는 순간, 발걸음이 저절로 가게 안으로 향하더라니까.
저녁 피크 시간은 살짝 비껴갔는데도, 역시 소문난 맛집답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 그래도 걱정 마시라. 회전율이 꽤 빨라서 금방 자리가 나거든.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제. 뭐 먹을까 고민하는 사이에도 시간은 쏜살같이 흐르니 말이여.

드디어 자리에 앉으니, 숯불이 활활 타오르는 화로가 눈에 들어오네. 이글거리는 숯불을 보니 어릴 적 할머니 집 아궁이가 생각나는 거 있지. 뜨끈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는 기분이랄까. 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목살이 제일 위에 있더라고. 삼겹살이랑 갈매기살도 있었지만, 오늘은 왠지 목살에 맘이 끌리더라. 목살 2인분에 삼겹살 1인분,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시원한 냉면까지 주문했지.
주문을 마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쫙 깔리는데, 이야, 이거 완전 잔치 상이 따로 없네. 콩나물무침, 명이나물, 깻잎 장아찌, 양파절임…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이 참말로 먹음직스러워.

특히 눈에 띄는 건 뜨끈한 비지찌개였어. 어릴 적 엄마가 끓여주던 바로 그 맛! 고소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더라니까. 찌개 한 숟갈 뜨니, 고향 생각도 절로 나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목살 등장! 땟깔부터가 남다르다 싶었어. 선홍빛 육색에 촘촘히 박힌 마블링이, 딱 봐도 좋은 고기라는 걸 알 수 있었지.

게다가 여기는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시스템이라 얼마나 편한지 몰라. 전문가의 손길로 구워지는 고기는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숯불 화력이 워낙 좋아서, 순식간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가는 목살. 그 냄새가 어찌나 좋던지,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 정도였다니까.
“자, 이제 드셔도 됩니다.”
직원분의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제일 먼저 잘 익은 목살 한 점을 집어 들었어. 소금 살짝 찍어 입에 넣는 순간… 이야, 이거 진짜 말로 표현이 안 되네. 입안에서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고소한 풍미가 온 입안을 가득 채우는 거야. 어쩜 이리 부드러울 수가 있을까. 씹을 것도 없이 스르륵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지.

이번에는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어봤지.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향이 목살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는 느낌이랄까. 명이나물에 와사비 살짝 올려 먹어도 꿀맛이고.
아, 그리고 여기 가면 꼭 버섯 추가해서 먹어봐야 해. 통으로 구워 먹는 새송이버섯은 진짜 별미거든.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마치 고급 스테이크 같은 식감을 자랑하지. 버섯 역시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면, 그 풍미가 아주 끝내준다니까.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시원한 냉면이 슬슬 당기더라고. 살얼음 동동 뜬 육수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매콤한 양념장의 조화는,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마무리로 최고였어. 냉면 한 젓가락 후루룩 들이켜니, 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더라니까.

배 두드리면서 가게를 나오니, 그제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더라. 정겨운 행당시장 골목길,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 마치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었어. 맛있는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풍요롭게 해준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지.
땅코참숯구이, 여기는 단순한 고깃집이 아니라,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어. 서울에서 맛보는 시골의 정겨움, 잊지 못할 맛있는 경험이었지. 다음에 또 왕십리 근처에 올 일 있으면, 꼭 다시 들러야겠어. 그때는 못 먹어본 전투라면에도 한번 도전해 봐야지.
아참, 그리고 여기는 워낙 인기가 많아서, 늦게 가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거 잊지 마시게. 조금 서둘러서 가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옷에 냄새 배는 건 감수해야 한다! 맛있는 고기 앞에 그런 건 아무 문제도 안 되지만. 허허.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힘내서 살아가야지. 역시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틀린 게 없어. 자, 다들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힘내시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