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본 가정식에 대한 갈망이 컸던 나는, 퇴근 후 곧장 청주 사창사거리에 위치한 ‘최부짱’으로 향했다. 이곳은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곳으로, 특히 오므라이스와 스키야키가 유명하다고 들었다. 맛이란 결국 뇌의 착각, 그리고 과학적인 현상의 총합일 뿐. 어떤 ‘맛’이라는 결과값이 나올지, 직접 실험에 나서기로 했다.
가게 문을 열자, 은은한 조명과 아늑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고, 일본 특유의 정갈함이 느껴지는 인테리어였다. 벽면에는 일본어로 쓰인 메뉴판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걸려 있어 마치 작은 일본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다행히 바 자리에 한 자리가 남아있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육수가 제공되었다. 한 모금 마시니, 놀랍게도 갈비탕과 흡사한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단순한 닭 육수가 아닌, 복합적인 아미노산과 핵산이 어우러진 감칠맛 폭발이었다. 마치 잘 우려낸 사골 육수처럼, 입술에 얇은 막이 형성되는 것을 보니 콜라겐 함량도 상당한 듯했다. 첫인상부터 심상치 않다. 이 집, 내공이 느껴진다.
메뉴판을 정독하며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고민에 빠졌다. 오므라이스는 워낙 유명하니 당연히 선택해야 하고, 스키야키와 가츠동 사이에서 갈등했다. 결국, 다양한 메뉴를 맛보기 위해 오므라이스와 가츠동을 주문했다. 이자카야답게 사케 종류도 다양했지만, 오늘은 식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꼭 하이볼과 함께 스키야키를 즐겨봐야겠다.
주문 후, 주방을 슬쩍 엿보았다. 셰프님의 능숙한 손놀림이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았다. 웍을 돌리는 각도, 칼질의 속도, 불 조절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계산된 듯 보였다. 숙련된 셰프의 손에서 탄생하는 요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과학과 예술의 융합체다. 5시 20분,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가장 먼저 가츠동이 나왔다. 뚜껑을 여는 순간, 달콤 짭짤한 간장 냄새와 함께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돈까스가 눈앞에 펼쳐졌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난 듯, 돈까스 겉면은 황금빛 갈색 크러스트를 자랑하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돈까스를 들어 올리니,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얇은 튀김옷 안에 숨겨진 두툼한 돼지고기는 시각적으로도 압도적이었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돼지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튀김옷은 과도한 유분을 머금지 않고, 깔끔하게 바삭거렸다. 돼지고기는 잡내 하나 없이, 풍부한 육즙을 가득 품고 있었다. 특히, 돈까스 소스는 단순한 간장 베이스가 아닌, 다양한 향신료와 채소를 넣어 만든 듯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글루타메이트와 이노시네이트의 최적 조합일까? 감칠맛이 폭발하며 뇌를 자극했다.
밥알 하나하나에 소스가 고르게 스며들어, 밥만 먹어도 맛있었다. 밥은 너무 질지도, 꼬들거리지도 않은 완벽한 상태였다. 쌀의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 함량 비율이 황금비율인 걸까? 혀에 닿는 촉감, 입안에서 퍼지는 단맛, 목 넘김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솔직히 말해서, 5초 만에 반 이상을 해치웠다. 이 정도면 거의 ‘음식 블랙홀’ 수준이다.

다음 타자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므라이스였다. 접시에 담긴 오므라이스는 마치 예술 작품과 같았다. 얇게 부쳐진 계란이 밥을 감싸고 있고, 그 위에는 갈색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계란 표면은 매끄럽고 윤기가 흘렀으며,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보니 탱글탱글함이 느껴졌다.
오므라이스를 가르자, 촉촉한 밥알이 모습을 드러냈다. 밥은 케첩과 카레를 섞어 만든 듯, 은은한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코를 찌르는 강렬한 향은 아니었지만, 은은하게 퍼지는 케첩과 카레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밥알 사이사이에는 잘게 다진 채소와 고기가 섞여 있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계란은 정말 부드러웠다. 마치 푸딩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계란 흰자의 단백질이 열에 의해 응고되면서 만들어내는 섬세한 질감, 그리고 노른자의 지방이 선사하는 고소함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밥과 함께 먹으니, 케첩의 새콤함, 카레의 향긋함, 계란의 부드러움이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소스는 데미그라스 소스와 비슷한 맛이었다. 깊고 진한 갈색을 띠고 있었으며,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이 복합적으로 느껴졌다. 소스에는 분명히 상당한 양의 글루타메이트가 함유되어 있을 것이다. 혀의 미뢰를 자극하며 끊임없이 침샘을 자극하는 마성의 소스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므라이스는 계속 먹다 보니 조금 느끼하게 느껴졌다. 버터 함량이 높은 탓일까? 아니면, 소스의 단맛이 과한 탓일까? 아마도 두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했다. 탄산음료나 매콤한 음식이 간절해지는 순간이었다.
최부짱에서는 기본 반찬으로 샐러드와 김치가 제공된다.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 김치를 먹어보니, 적당히 익은 김치의 아삭함과 매콤함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김치 유산균이 장내 미생물 균형을 맞춰주는 느낌이랄까? 역시 한국인에게는 김치가 필수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배부른 상태로 거리를 걷는 것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최부짱은 맛, 가격,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일본 현지 맛을 지향하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적절히 변형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첫째, 사람이 많아 다소 소란스럽다는 점이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둘째, 주방이 보이는 바 자리는 다소 지저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깔끔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테이블 자리를 추천한다. 셋째, 점심시간에는 음식이 늦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간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오므라이스는 주문 후 30분이나 걸렸다는 후기도 있으니,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부짱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셰프님의 뛰어난 실력,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 합리적인 가격, 친절한 서비스, 아늑한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

다음에는 꼭 저녁에 방문하여 스키야키와 하이볼을 즐겨봐야겠다. 따끈한 국물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끓여 먹는 스키야키는 추운 날씨에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특히, 날계란에 살짝 찍어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1년 4월 1일 기준으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는 소식이 있지만, 여전히 가성비는 훌륭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부짱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맛과 분위기를 모두 잡은 완벽한 공간이다. 혼밥, 데이트, 친구들과의 모임, 가족 외식 등 어떤 목적으로 방문해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맛있는 음식을 위해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 특히, 저녁에는 술 한잔 기울이며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최부짱 방문은 성공적인 ‘미식 실험’이었다. 셰프님의 뛰어난 요리 실력, 신선한 재료, 과학적인 조리법, 아늑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특히, 가츠동은 눅눅함 없이 바삭하고, 오므라이스는 부드러운 계란과 특제 소스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여 다양한 메뉴를 ‘실험’해 볼 생각이다.

혹시 청주 사창사거리 근처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최부짱에 들러보길 바란다. 당신의 미각을 만족시킬 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호기심까지 충족시켜줄 것이다. 단,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웨이팅이 발생할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거나 시간 여유를 두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럼, 다음 ‘미식 실험’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