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혼자 떠나는 전주 맛집 기행. 오늘의 목적지는 모악산 자락, 중인리 종점에 자리 잡은 시골가마솥이다. 전부터 입소문 자자했던 곳인데, 최근 ‘전현무계획2’에 소개되면서 더욱 핫해졌다고 한다. 혼밥 마스터로서 이런 곳, 그냥 지나칠 수 없지. 게다가 청국장 맛집이라니, 이건 무조건 가봐야 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청국장만 있다면!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출발. 전주 시내에서 꽤 들어가야 하는 위치라, 정말 아는 사람만 찾아올 법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들어가니, 저 멀리 낡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도착!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는 어렵지 않았다.

식당 외관은 딱 내가 상상했던 시골 밥집 그 자체였다. 낡은 간판과 빛바랜 외벽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사진에서 봤던 1988 감성 그대로! 이런 분위기, 너무 좋다. 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랄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예상대로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 혼자 온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사장님의 인상이 푸근하다. 혼밥 하기에 전혀 부담 없는 분위기라 안심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봤다. 청국장 백반이 가장 눈에 띄고, 제육볶음, 보리비빔밥도 인기 메뉴인 듯했다. 고민 끝에 청국장 백반(8,000원)과 제육볶음(15,000원)을 주문했다. 혼자 왔지만, 이 정도는 먹어줘야지! 1인분씩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혼밥러에게는 정말 큰 메리트다.
주문 후, 잠시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실내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벽에는 오래된 사진과 그림들이 걸려 있고, 낡은 가구들이 정겹게 놓여 있다. 안쪽에는 비닐하우스 느낌의 야외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었다. 날씨 좋은 날에는 밖에서 먹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먼저 밑반찬부터 세팅되는데, 그 종류가 무려 9가지나 된다. 시골밥상답게 정갈하고 소박한 반찬들이었다. 콩나물, 김치, 시금치, 깻잎, 묵 등 하나하나 직접 만드신 듯한 손맛이 느껴졌다. 특히 마늘과 고추를 찍어 먹는 된장이 정말 맛있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서 그런지, 반찬 하나하나가 정말 개운하고 깔끔했다.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건강한 맛이 너무 좋다.

잠시 후, 메인 메뉴인 청국장 백반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의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냄새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수하고 깊은 향이 코를 자극했다.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보니, 정말 지금까지 먹어봤던 청국장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쿰쿰한 냄새는 거의 없고, 굉장히 부드럽고 크리미한 식감이었다. 마치 크림 스프를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콩을 갈아 넣은 듯한 몽글몽글한 질감도 느껴졌다. 쓴맛은 전혀 없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밥에 슥슥 비벼서 김치 한 점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밑반찬들도 하나같이 맛있어서,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특히 깻잎 장아찌와 청국장의 조합은 최고였다. 청국장만 먹으면 다소 느끼할 수 있는데, 깻잎 장아찌가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만들어줬다.

다음으로 제육볶음을 맛봤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빨간 양념이 식욕을 자극했다. 돼지고기는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이 적절했고, 양파와 파 등 야채도 듬뿍 들어 있었다. 한 입 먹어보니,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이 정말 맛있었다.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쫀득한 비계 부분과 아삭한 야채의 식감도 훌륭했다.

쌈을 싸서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깻잎에 밥과 제육볶음, 마늘, 고추를 올려 크게 한 입 먹으니, 입안에서 풍성한 맛이 느껴졌다. 청국장과 제육볶음, 정말 최고의 조합이었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다소 많았지만, 너무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은 평온해졌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푸근한 밥상을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와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은 환한 웃음으로 다음에 또 오라고 말씀해주셨다. 다음에 모악산 등산이라도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야겠다. 그때는 야외 테이블에서 막걸리 한 잔과 함께 제육볶음을 즐겨봐야지.
전주 맛집 시골가마솥,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특히 크리미한 청국장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전주에 간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혼밥러들에게도 강력 추천!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오늘도 혼밥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