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동해바다가 손짓하는 양양으로 향하는 길, 서쪽으로는 짙푸른 산림이, 동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파도가 어우러져 눈부신 풍경을 선사한다. 뭉게구름 두둥실 떠다니는 하늘 아래, 드라이브 코스는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양양의 숨겨진 맛집, 동해안7번가였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큼지막한 간판에 쓰인 “동해안 7번지”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자연산 섭국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발길을 더욱 재촉했다. 섭국은 흔히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기에 어떤 맛일까 궁금증이 일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정갈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섭국 외에도 모두부, 오징어순대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이곳에 온 목적은 오직 섭국이었다. 섭국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열기 튀김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열기 튀김은 마치 생선 탕수육을 연상시키는 맛이었다.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소스가 곁들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한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혀끝을 즐겁게 했다.

또 다른 밑반찬은 멍게를 넣어 시원한 맛을 낸 깍두기였다. 주인장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반찬이었는데, 멍게 특유의 쌉쌀한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깍두기 하나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든 다양한 밑반찬들이 섭국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사진 속의 깻잎 장아찌는 짭쪼름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향이 입맛을 돋우었고, 콩나물 무침은 아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훌륭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섭국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섭국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섭국 위에는 싱싱한 부추가 듬뿍 올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숟가락으로 섭국을 휘저으니, 잘게 다져진 섭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섭은 자연산만을 고집한다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섭국 한 숟가락을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첫 맛은 마치 맑은 추어탕 국물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국물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된장을 베이스로 끓인 듯한 국물은 매콤함보다는 구수함과 부추 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섭은 쫄깃하면서도 단단한 식감을 자랑했으며, 은은한 단맛이 느껴져 더욱 맛있었다. 홍합 특유의 텁텁함이나 군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섭국과 함께 제공된 밥을 국물에 말아 한 입 크게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섭국의 깊은 풍미가 스며들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섭의 쫄깃한 식감과 부추의 향긋함이 더해져,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함께 나온 모두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뽀얗고 따뜻한 모두부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간장 양념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소한 콩의 풍미가 더욱 깊게 느껴졌다. 섭국 한 입, 모두부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입안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동해안7번가의 섭국은 여느 섭국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었다. 흔히 생각하는 홍합의 시원함보다는 된장의 구수함과 섭 자체의 깊은 맛이 더욱 강조된 느낌이었다. 맵거나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밥과 함께 먹기에 부담 없는 맛이었다. 마치 맑은 추어탕을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식사를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푸른 동해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섭국을 먹으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섭국 특으로 먹었음에도 섭의 양이 많지 않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섭국 자체만 놓고 보자면 가격 대비 만족도는 조금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기 의자가 없다는 점은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동해안7번가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특히,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열기 튀김과 멍게 깍두기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또한, 자연산 섭을 사용한다는 점은 섭국의 맛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음식 맛은 괜찮았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꼼꼼하게 물어보시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사장님의 친절함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동해안7번가를 나서며, 섭국 한 그릇에 담긴 정성과 맛에 감동했다. 양양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양양 맛집이다. 그때는 섭국과 함께 모두부, 오징어순대 등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며 동해안7번가에서의 추억을 되새겼다. 맛있는 섭국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의 정이 가득한 곳이었다. 동해안7번가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강릉 여행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