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 주말을 맞아 홀로 떠난 여행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슬슬 배가 고파 주변 맛집을 검색하다가 ‘풍각면 대구탕’이라는 키워드에 꽂혀버렸다.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 메뉴 선택은 늘 중요한 문제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혼자 먹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검색 결과, 풍각면에 위치한 한 대구탕집이 눈에 띄었다. 후기들을 살펴보니, 혼밥 후기도 꽤 있고,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다’는 평이 압도적이었다. 그래, 오늘 점심은 너로 정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고 넓은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을까? 살짝 긴장하며 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경쾌한 사장님의 인사가 왠지 모르게 안도감을 줬다. “혼자 왔는데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니, 사장님은 활짝 웃으시며 편한 자리에 앉으라고 안내해주셨다. 다행히 카운터석이 있어서 혼자 밥 먹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메뉴판을 보니 대구탕, 대구 매운탕, 메밀소바+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하지만 나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바로 이 집의 간판 메뉴인 대구탕! 맑은 지리와 얼큰한 맛 중에 고민하다가, 오늘은 시원한 국물이 땡겨 맑은 지리로 주문했다. 가격도 11,000원으로 혼밥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사장님은 능숙한 솜씨로 밑반찬을 세팅해주셨다. 김, 멸치볶음, 깍두기, 김치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이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했다. 특히 멸치볶음은 달콤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다고 했다. 역시 맛집은 밑반찬부터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구탕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큼지막한 대구 살과 싱싱한 미나리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탕이 나오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향긋한 미나리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오는 대구탕은 보기만 해도 뜨끈함이 느껴졌다.

국물부터 한 입 떠먹어보니, 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정말 예술이었다. 마치 며칠 동안 푹 끓인 사골 국물처럼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다. 텁텁함 없이 맑고 개운한 국물이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전날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마치 해장하는 기분까지 들었다.
대구 살도 정말 탱글탱글했다.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부드럽게 찢어지는 대구 살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신선한 대구를 사용해서 그런지 비린 맛은 전혀 없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큼지막한 대구 살을 아낌없이 넣어주신 사장님의 인심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대구탕에는 대구뿐만 아니라 큼지막한 무와 팽이버섯, 그리고 싱싱한 미나리도 듬뿍 들어 있었다. 특히 무는 시원한 국물 맛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미나리의 향긋함은 대구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밥 한 공기를 통째로 말아, 깍두기를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깍두기의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김에 밥을 싸서 멸치볶음을 올려 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뜨끈한 대구탕 국물을 마시며, 창밖 풍경을 바라보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였다. 정말 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이렇게 맛있는 대구탕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부산에서 먹었던 인생 대구탕이 생각날 정도였다.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하니, 사장님은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친절하신 사장님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청도 풍각면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대구탕 맛집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고, 무엇보다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재료도 신선하고,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착하고,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정말 완벽한 곳이었다.
청도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대구탕을 먹어야겠다. 다음에는 얼큰한 대구 매운탕에도 도전해봐야지!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돌아오는 길, 따뜻한 대구탕 덕분에 마음까지 훈훈해졌다. 청도 여행의 시작을 이렇게 맛있는 음식으로 시작하게 되다니, 정말 행운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좋을 것 같다. 분명 부모님도 좋아하실 맛이다. 풍각면 맛집 인정! 청도 지역 주민들에게도 사랑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