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슬쩍 이야기했어요. “엄마, 오늘은 월남쌈 먹으러 가자!” 해서 따라갔지요. 양산, 부산대 병원 건너편 옛날 물금 지역에 자리한 곳이라는데, 솔직히 처음엔 가게 앞 모습이 조금 낯설었어요. 좁은 골목길 안쪽에 간판도 잘 보이지 않아서, ‘어머, 여기가 맞나?’ 싶었답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머나 세상에! 기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더군요.

젊어 보이는 부부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는데, 그 친절함에 마음이 사르르 녹았어요. 가게 안을 둘러보니, 정말 곳곳에 사장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더군요. 테이블 세팅하는 그릇 하나하나에도 정성과 센스가 돋보였어요. 어쩐지 오래된 추억 속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포근함이 느껴졌답니다.

큰 기대 없이 월남쌈 2인에 카레우동, 그리고 사이드로 납작새우튀김을 주문했어요. 곧이어 상이 차려지는데, 와아!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어요. 푸짐하게 나온 월남쌈 채소들은 얼마나 싱싱한지, 색깔도 어쩜 그리 곱던지요. 빨간 파프리카, 노란 파프리카, 아삭한 오이, 향긋한 깻잎, 보라색 양배추, 그리고 아삭한 숙주나물까지. 마치 무지개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답니다.


이곳의 월남쌈은 정말 최고였어요. 흔한 채소들뿐만 아니라,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깻잎이 함께 나와서 풍미를 더했답니다. 얇게 썰어놓은 새싹 채소도 아삭한 식감을 더해주고, 얇게 썬 햄도 옛날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월남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어요. 3가지 종류의 소스도 각기 다른 매력으로 월남쌈의 맛을 한층 끌어올렸어요. 하나는 달콤새콤한 맛, 하나는 고소한 땅콩 소스, 또 하나는 매콤한 칠리 소스였는데, 어떤 소스를 찍어 먹어도 실패가 없었죠.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이 납작새우튀김이었어요. 이름처럼 납작하지만, 속은 오동통한 새우살로 꽉 차 있었답니다. 튀김옷은 얼마나 바삭하던지요! 한 입 베어 물면 ‘바삭!’ 소리가 절로 날 정도였어요. 겉바속촉의 정석이라고나 할까요.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볶음밥 위에 예쁘게 올려진 새우튀김은 마치 화룡점정 같았죠. 볶음밥 자체도 간이 세지 않고 담백해서, 새우튀김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답니다. 밥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볶음밥은 마치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신 맛 같아서,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 절로 났어요.
그리고 또 하나, 이곳의 숨은 별미는 바로 카레우동이었어요. 걸쭉한 카레 국물은 어찌나 진하고 깊은 맛이 나는지요. 밥 비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답니다. 속에 부담 없이 부드러운 우동면이 국물과 어우러져 입안에서 스르륵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어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볶은 채소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토핑으로 올라간 잘게 썬 파와 견과류(?)도 씹는 맛과 고소함을 더해주었어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먹다 보니, 어느새 가게를 운영하는 젊은 여사장님께서 다가와 “맛있게 드셨어요? ^^” 하고 물어보시더군요. 그 따뜻한 물음에 이미 만족스러웠던 식사가 두 배로 행복해졌답니다. 양산에서 이렇게 기억에 남을 좋은 경험을 할 줄은 몰랐어요.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에서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느껴졌답니다.
어쩌면 겉모습만 보고 지나칠 수도 있었을 이 작은 가게. 하지만 그 안에는 정말 귀한 맛과 따뜻한 인심이 가득했어요.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것처럼,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우고 나왔답니다. 양산에 오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그런 곳이에요.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엄마의 손맛이 그리울 때 생각나는 그런 밥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