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찾아온 영월에서의 즉흥 여행. 낯선 도시의 공기가 왠지 모르게 나를 설레게 했어요. 중앙시장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풍겨오는 정겨운 음식 냄새에 이끌려 이곳저곳을 기웃거렸죠. 그러다 문득, ‘메밀전병’이라는 말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그곳은, 택배로 보낼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시던 사장님의 손길이 분주한 곳이었어요. 이미 준비된 음식들이 마치 자랑하듯 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곳의 메밀전병은 틀림없이 특별하겠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망설임 없이 하나를 맛보기로 했죠.
한 입 베어 물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겉은 얇고 바삭한 메밀 반죽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속을 가득 채운 김치와 당면은 예상치 못한 깊은 풍미를 선사했어요. 살짝 매콤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계속해서 손이 가게 만들었죠.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저에게도 딱 알맞은 정도의 매콤함이었습니다.

그 맛이 얼마나 좋았던지, 원래 삼척으로 이동했다가 바로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었던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영월을 다시 한번 들러, 그 맛있는 메밀전병을 한 박스 가득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죠.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와 따뜻한 응대 또한 그 맛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단돈 천 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에 이토록 훌륭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느끼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김치의 아삭함과 당면의 쫄깃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풍미를 남겼습니다. 맵찔이들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었죠.

이곳과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되었지만, 벌써 3년째 택배로 그 맛을 즐기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블로그 후기를 보고 주문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맛 덕분에 마치 단골처럼 느껴져요. 특히 ‘배추전’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메뉴는 그 풍미가 남달라 꼭 함께 주문하곤 합니다.
냉동실에 약간 얼려 두었다가 먹으면 식감이 더욱 살아나는데, 일주일 내내 그 맛을 즐길 수 있을 정도예요. 마치 소중한 보물처럼 아껴두었다가 출출할 때 꺼내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행복함에 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곤 합니다.
여행의 길목에서 우연히 만난 영월 중앙시장의 메밀전병. 그곳에서 맛본 한 끼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여행의 설렘과 따뜻한 사람들의 정, 그리고 잊지 못할 풍미의 기억으로 제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았습니다. 다음에 영월을 다시 찾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제일 먼저 달려갈 곳이 바로 이곳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