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길거리 걷다 돈까스가 확 땡기는 날이 있잖아? 그럴 때 발길 닿는 대로, 이끌리는 대로 들어가 본 곳인데, 알고 보니 상당한 내공을 가진 곳이더라고. 겉에서 봤을 땐 그냥 평범한 식당 같았는데, 문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뭔가 ‘아, 여기 맛집 느낌 좀 나는데?’ 싶었지.
제일 먼저 나온 건 기본으로 나오는 스프였어. 왠지 모를 추억을 소환하는, 딱 그 시절 경양식집에서 맛보던 익숙한 맛이었지. 톡 쏘는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맛이 입맛을 착착 돋우더라고. 그리고 곧이어 나온 국물, 깍두기, 그리고 푸른 고추와 쌈장까지. 이 구성만 봐도 ‘아, 제대로 왔구나’ 싶었어. 특히 저 싱싱한 고추는 느끼함을 싹 잡아줄 든든한 파트너 같은 존재였지.

솔직히, ‘왕돈까스’라는 이름만 보고 시켰는데,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어. 정말 이름값 제대로 하더라. 플레이트 가득 펼쳐진 그 자태는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랄까.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제대로 된 돈까스의 정석을 보여주는 느낌이었지. 나는 굳이 소스를 따로 요청해서, 튀김의 바삭함을 끝까지 유지하며 먹는 걸 선호하는데, 이 집 돈까스는 그렇게 먹으니 그 매력이 배가 되더라고. 한입 베어 물자마자 빵 터지는 바삭함과 육즙의 조화가 ‘크으~’ 하는 탄성을 자아냈지.

이곳이 얼마나 괜찮냐면, 평일 점심시간에 방문했는데도 손님들이 끊이질 않는 거야. 2층까지 꽉 차는 모습을 보니, 괜히 유명한 곳이 아니구나 싶었지. 역시 맛있는 집은 사람들 입소문만큼 확실한 증거는 없나 봐. 한성대입구 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조금 올라가면 오박사네 왕돈가스도 있다는데, 이곳 서울왕돈까스와 나란히 있다는 게 신기했어. 두 곳 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맛있다고들 하는데, 확실히 서울왕돈까스가 실내 공간은 좀 더 넉넉한 느낌이었어.

일요일 11시 30분쯤 도착했더니, 다행히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지. 주말 점심은 꽤 붐빌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꽤 운이 좋았던 것 같아. 이번에는 ‘정식’ 메뉴를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지. 궁금했거든. 이 집의 다른 메뉴들도 과연 돈까스만큼의 만족감을 줄지.
정식 메뉴에는 옛날 경양식 돈까스와 생선까스, 그리고 함박스테이크까지. 와, 이거 구성 정말 알차더라. 큼직한 돈까스도 좋았지만, 이날 나를 제대로 사로잡은 건 바로 함박스테이크였어. 겉은 살짝 그을리고 속은 부드러운 그 식감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지. 돈까스만큼이나 훌륭한 맛이었어.

특히 좋았던 건, 이 모든 메뉴가 푸짐하다는 거야. 양이 결코 적지 않아서, 정말 든든하게 한 끼를 채울 수 있었지. 그리고 혹시라도 부족하면 언제든 고추와 깍두기를 리필해 주시는 센스! 이 사소한 배려가 식사의 만족도를 한층 더 높여주는 것 같아.

돈까스의 튀김옷은 얇고 바삭하게 살아있으면서도, 속은 두툼한 고기가 촉촉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지. 소스와 함께 먹어도 그 바삭함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게 이 집 돈까스의 큰 장점인 것 같아. 소스 역시 너무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돈까스의 맛을 은은하게 받쳐주는 느낌이었지.

함박스테이크는 또 어떻고. 겉면은 제대로 시어링 되어 있었고, 속은 부드럽게 으깨지는 식감. 함께 나온 양파와 소스가 어우러져 풍미를 더해주는데, 정말 고급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맛이었어. 생선까스 역시 비린내 없이 깔끔하게 튀겨져 나와서 만족스러웠지.
솔직히,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어. 양도 많고 맛도 좋고, 서비스도 친절하니,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지. 다음에 또 돈까스가 당길 때, 혹은 옛날 경양식의 추억을 느끼고 싶을 때, 망설임 없이 다시 찾을 것 같아.
이곳 서울왕돈까스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를 넘어,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곳이야. 든든한 한 끼, 제대로 된 추억의 맛을 찾는다면, 후회 없을 선택이 될 거라고 확신해.
정말이지, 한입 먹자마자 텐션이 확 올라오는 맛이었어. 다음번 방문 때는 또 어떤 메뉴를 정복해 볼까 벌써부터 설레네. 맛의 흐름이 꽤 선명했고,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그런 식사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