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제법 따스하게 내려앉던 오후, 문득 몸과 마음을 다독여줄 무언가가 간절해졌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나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곳. 그곳은 바로 태전동에 자리한 ‘본죽&비빔밥 cafe’였다. 오래된 듯 정겨운 간판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이미 이곳에서의 한 끼가 어떤 위로를 선사할지 예감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늑한 조명과 은은한 나무 질감의 인테리어가 나를 포근하게 감쌌다. 갓 지은 밥 냄새와는 또 다른, 은은하게 퍼지는 죽의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벽에는 정갈하게 걸린 메뉴판과 그림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이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임을 직감했다.

이곳은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온 곳이라는 것을, 테이블마다 놓인 정성스러운 안내문들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건강.한.상.’이라는 문구는 이곳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다.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 곧 건강한 삶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느껴졌다.

어떤 메뉴를 선택할까 고민하는 사이, 직원분께서 따뜻한 미소와 함께 메뉴판을 건네주셨다. 친절한 응대는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아이가 아팠을 때, 혹은 속이 불편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라 그런지, 그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정말 다양한 종류의 죽과 비빔밥이 준비되어 있었다. 쇠고기야채죽, 전복죽, 팥죽, 동지팥죽, 호박죽…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나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던 만큼, 속을 부드럽게 달래줄 ‘쇠고기 야채죽’을 주문했다. 주문과 동시에 정성스럽게 준비될 죽을 기다리는 시간은 설렘 그 자체였다. 따끈하게 데워진 밥과 신선한 채소, 그리고 부드러운 쇠고기가 어우러질 그 맛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훈훈해졌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쇠고기 야채죽이 나왔다. 뚝배기 가득 담긴 푸짐한 양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숟가락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따스함은 마치 엄마의 손길처럼 다정했다. 쌀알 하나하나가 부드럽게 풀어져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야채의 신선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쇠고기의 깊은 맛은 죽의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쇠고기 장조림은 짭조름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돌아 죽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소고기 장조림을 좋아해서 많이 주세요”라고 부탁하면 넉넉하게 챙겨주신다는 이야기는 이곳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이를 위해 주문했던 단팥죽도 맛보았다. 부드럽고 달콤한 팥의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며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너무 달지 않고 적당한 단맛이라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동짓날 시댁에 가져가서 잘 먹었다는 후기가 떠올랐다.
속이 좋지 않아 죽을 시켰던 한 방문객은 먹고 나서 회복했다는 경험담을 남겼다. 나 역시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죽 한 그릇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해주는 마법이 있었다.
이곳은 혼밥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양이 푸짐하여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이었다. “간단한 밥 먹으러 왔다가 배 터지게 먹고 간 사람”이라는 후기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아이가 아플 때, 혹은 장염에 걸렸을 때 자주 이용하게 된다는 점이 공감되었다. 3개로 소분 포장이 가능하고, 주문 후 금방 픽업할 수 있다는 점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매콤하고 깔끔한 맛을 원한다면 ‘낙지김치죽’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얼큰한 김치찌개를 떠올리게 하는 맛으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마지막 한 숟갈까지 따뜻함과 정성을 느낄 수 있었던 곳.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끼니 해결을 넘어, 지친 하루에 따뜻한 위로와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몸과 마음이 허할 때, 나는 기꺼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