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동 숨은 보석, 추억 소환하는 푸짐한 고혼

아이고, 오랜만에 입에 착 붙는 맛있는 집을 찾았다니까 그러네. 동네에서 꽤 오래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고혼’. 이름부터 뭔가 옛스러운 정취가 느껴지는 이 곳, 사실 이 동네가 임대료며 뭐며 가게 주인들이 참 힘들어하는 곳이라는데, 그런 와중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라니 얼마나 맛있는지, 얼마나 손맛이 좋은지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갔을지 벌써부터 군침이 돌더라고.

명장역 3번 출구로 나와서 3~4분이면 금방인데, 버스 타면 조양매션앞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니, 찾아가는 길도 참 쉽고 편하더구만. 일부러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서 갔는데도, 오후 시간이 되면 웨이팅이 길다는 이야기에 슬슬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어. 괜히 더 빨리 오길 잘했나 싶기도 하고 말이야.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게 바로 쾌적하고 넓은 공간이었어. 왠지 옛날 집처럼 푸근하고 넉넉한 느낌이랄까. 테이블 간격도 넓어서 옆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우리 이야기 실컷 나누면서 편하게 식사할 수 있겠더라고.

고기 굽는 모습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맛있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어요.

자리에 앉으니 바로 보이는 건, 바로 이 셀프바였어. 콩나물, 김치, 고사리 나물까지. 아니, 이런 귀한 나물 반찬들을 이렇게 푸짐하게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다니, 정말 시골 할머니 댁에 온 기분이 들었다니까. 맘 같아서는 접시 가득 퍼서 야무지게 먹고 싶었지만, 일단 고기 먹어야 하니까 조금씩만 맛보기로 했지.

셀프바 반찬과 쌈 채소
싱싱한 쌈 채소와 함께 정갈하게 차려진 셀프바 반찬들이 풍성함을 더했어요.

메인 메뉴인 고기는 정말 두말하면 잔소리야. 아니, 어디서 이렇게 좋은 고기를 구해오시는지, 숙성이 얼마나 잘 된 건지, 씹을 때마다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이지 꿀맛이 따로 없었어. 왠지 옛날 어릴 적 아버지 따라서 시장 가서 사 먹던 그 고기 맛이 떠오르더라고. 겉은 바삭하게 익고 속은 촉촉하니, 한 점 한 점 정성이 깃든 맛이랄까.

두툼한 삼겹살 덩어리
정성스럽게 손질되어 올라온 두툼한 삼겹살 덩어리가 불판 위에서 맛있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여기서는 기본적으로 고기를 시킬 때 정해진 양이 있고, 그 외에 추가하거나 다른 밑반찬들은 모두 셀프바를 이용해야 해. 처음에는 이게 좀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 보면 그만큼 가격을 낮추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거지. 게다가 음식을 셋팅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따로 받지 않는 시스템이라니, 다른 가게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어. 덕분에 푸짐하게 먹어도 부담이 덜하더구만.

고기, 콩나물, 버섯 등 불판에 함께 굽는 재료들
고기뿐만 아니라 콩나물, 버섯, 떡, 감자 등 다양한 재료를 함께 구워 먹을 수 있어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어요.

한 숟가락 딱 뜨면 입안에서 착 감기는 그 맛! 밥 한 공기에 쓱쓱 비벼 먹어도 좋고, 그냥 고기랑 같이 쌈 싸 먹어도 좋고. 같이 나온 콩나물이나 고사리 나물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되는 것 같아. 특히나 아이들 입맛에도 잘 맞고, 어른들이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는 말이 딱 맞더구만. 가족 외식으로 와도 정말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

다양한 반찬과 쌈 채소
신선한 쌈 채소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고기의 풍미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고기만 맛있는 게 아니야. 여기 냉면도 참 별미더라고. 맵콤한 양념에 부드러운 면발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처음에는 너무 빨간 국물에 살짝 당황했는데, 한 젓가락 맛보고 나니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알겠더라니까.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싹 잡아주면서, 오히려 계속해서 젓가락이 가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어.

매콤한 비빔냉면
새콤달콤 매콤한 양념의 비빔냉면은 더운 날씨에 입맛을 돋우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밥 한 숟갈에 쓱쓱 비벼 먹고 싶었던 쌀밥도 정말 맛있었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느낌이랄까. 왠지 밥알에서부터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지.

물론, 주차 공간이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라서,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는 조금 번거로울 수도 있겠더라. 그래도 10대 정도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하니, 조금 서두르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

이곳 ‘고혼’은 그냥 맛집이 아니라, 정말 정성 가득한 시골 할머니 밥상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어. 가격은 또 얼마나 착한지, 가성비까지 최고라고 할 만하지. 배부르게 먹고 나니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니까. 다음에 또 부산 갈 일 있으면 꼭 들러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