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친구들이랑 바람 쐬러 수성못에 나갔다 왔어. 다들 입맛이 까다로워서 어디 갈까 고민했는데, 한 친구가 랍스터가 기가 막히다는 집이 있다지 뭐여. 이름하여 ‘뉴욕바닷가재’, 수성호텔 안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고 하니, 깔끔하긴 말할 것도 없겠지.
수성호텔이 워낙 크다 보니, 주차 걱정은 붙들어 매시구랴. 주차 공간 넉넉한 거 보니, 역시 이름난 곳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싶더라. 차에서 내리니, 저 멀리 ‘뉴욕바닷가재’라고 큼지막하게 빛나는 간판이 보이는 게, 왠지 모르게 설레는 거 있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야, 딴 세상이 펼쳐지더라. 은은한 조명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눈에 확 들어오는 게, 데이트 코스로도 딱이겠어. 직원분들도 어찌나 친절하신지, 웃는 얼굴로 맞아주시는데,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라니까.
자리를 안내받아 앉으니, 밖으로 수성못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 있지. 밤에 오면 야경이 끝내준다는데, 낮에 봐도 가슴이 탁 트이는 게, 정말 명당이 따로 없더라. 룸으로 되어 있어서 우리끼리 오붓하게 이야기 나누기도 좋고, 어른들 모시고 오기에도 딱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메뉴판을 펼쳐보니, 바닷가재 요리가 쫙 펼쳐지는데, 뭘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지. 찜, 양념구이, 버터구이… 다 맛있어 보이는 게, 결정 장애가 올 지경이었어. 결국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바닷가재 찜 하나에 양념구이, 버터구이를 하나씩 시켰어. 좀 더 큰 걸로 주문했더니, 아주 푸짐하게 나오더라. 인당 6만원에서 7만원 정도 잡으면 될 것 같아.
주문을 마치니, 제일 먼저 따뜻한 호박죽이 나오는데, 이야, 이거 완전 꿀맛이더라.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입맛을 확 돋우는 거 있지. 샐러드도 신선하고, 비빔국수도 매콤하니 맛있었어. 마늘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자꾸 손이 가더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닷가재가 나왔어. 찜은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게, 바닷가재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지. 양념구이는 매콤달콤한 양념이 바닷가재 살에 쏙 배어 있어서, 밥이랑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이더라. 맵찔이인 나도 맛있게 먹을 정도니, 매운 거 못 드시는 분들도 걱정 없을 거야. 버터구이는 고소한 버터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황홀하더라. 아이들도 엄청 좋아할 것 같은 맛이었어.
친구가 양념치킨 좋아하면 양념, 후라이드 좋아하면 버터로 가면 얼추 맞을 거 같다는데, 아주 찰떡같은 비유라 무릎을 탁 쳤지.

바닷가재를 다 먹고 나니, 볶음밥이랑 미역국이 나오는데, 이야, 이것도 정말 별미더라. 볶음밥은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게, 식감이 아주 좋았어. 미역국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게,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지. 후식으로 나온 요거트랑 매실차도 깔끔하니 좋았어.
와인도 한잔 곁들이니,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더라. 스파클링 와인은 달콤했고, 화이트 와인은 깔끔했어. 술을 잘 못 마시는 나도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을 정도였지.
다만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어. 랍스터 자체는 정말 맛있었는데, 같이 나오는 코스 요리들이 랍스터 맛을 제대로 살려주지는 못하는 느낌이랄까. 스프도 랍스터랑 뭔가 안 어울리고, 샐러드 드레싱도 평범하고… 랍스터만 놓고 보면 정말 흠잡을 데 없는데, 다른 메뉴들이 조금 아쉬웠어.
어떤 분은 깨죽은 괜찮았는데 마늘빵은 마늘바게트 과자 같았다는 평도 있더라. 샐러드도 그냥 평범한 돈가스집에서 나오는 샐러드 같았다고 하고. 미역국도 멸치 다시마 육수에 미역만 넣은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어. 후식으로 나온 녹차 티백도 종이컵에 그냥 주니, 좀 성의 없어 보인다는 느낌도 들고.
그래도 룸도 조용하고, 수성못 뷰도 좋아서 어른들 모시고 오기에는 괜찮을 것 같아. 주차도 편하고 말이야.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룸도 다 개별 룸으로 되어 있어서, 코로나 걱정 없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지.

나오는 길에 보니, 16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큰 룸도 있더라. 회식이나 단체 모임 장소로도 괜찮을 것 같아. 와인 종류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콜키지도 된다고 하니,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 좋아하겠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랍스터 맛은 정말 훌륭했지만, 코스 구성이나 다른 메뉴들은 조금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곳이었어. 그래도 수성못 뷰나 룸 분위기, 직원분들의 친절함은 정말 만족스러웠지. 특별한 날, 분위기 내고 싶을 때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와서, 맛있는 랍스터 대접해 드려야겠어.
아, 그리고 주차는 3시간 무료니까, 맘 편히 식사하고 수성못 한 바퀴 산책하는 것도 좋을 거야.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맛있는 것도 먹으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어.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갈까,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
아참, 중요한 정보 하나 더! 11일부터 가격이 오른다고 하니, 가실 분들은 참고하시구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