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시원한 팥빙수 생각이 간절하잖아? 대전에서 빵지순례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성심당 본점 갔다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옛맛솜씨에 들러봤어. 여기, 빵 말고 떡이랑 빙수, 전통 과자 전문으로 파는 곳이거든. 성심당은 워낙 사람이 많아서 정신없는데, 여긴 상대적으로 한산해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완전 매력적이야.
성심당 본점 바로 건너편, 그러니까 찾기도 엄청 쉬워. 밖에서 보니까 ‘포장빙수’라고 큼지막하게 쓰인 간판이 눈에 확 띄더라. 1985년부터 전국 최초로 포장빙수를 개발했다는 문구에서부터 뭔가 장인의 향기가 느껴졌어. 괜히 기대감 up! 가게 앞에 쪼르르 놓인 화분들도 정겹고, 하얀 눈꽃 스티커가 붙어있는 유리문도 어릴 적 동네 팥빙수집 생각나게 하는 그런 분위기 있잖아.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тебе. 테이블은 몇 개 없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아늑하게 느껴졌어.

주문하려고 메뉴판을 봤는데, 빙수 종류가 꽤 다양하더라고. 팥빙수, 미숫가루 빙수, 흑임자 빙수, 호박 빙수… 다 맛있어 보여서 한참 고민했어. 특히 흑임자 빙수는 국산 흑임자와 팥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안 시킬 수가 없겠더라구. 가격은 빙수 종류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체적으로 만 원 정도였어. 요즘 물가 생각하면 완전 괜찮은 가격이지. 팥죽이나 전통차, 약과, 만주 같은 옛날 간식거리들도 팔고 있어서 부모님 모시고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살얼음옛맛식혜 랑 한국 흑임자 빙수를 주문했어. 주문하고 나니 진동벨을 주시는데, 평범한 진동벨이 아니라 웬 새 그림이 그려진 검정색 묵직한 호출기인거 있지? 이런 소소한 디테일에서 옛날 감성이 느껴져서 좋았어. 테이블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가게 안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트로트 음악 소리가 어찌나 정겹던지. 덩달아 흥얼거리면서 기다렸어.
가게 인테리어도 눈길을 끌었어. 자개장이 놓여있는가 하면, 옛날에 곡물 튀김 과자 만들 때 쓰던 도구들도 진열되어 있더라. 앤티크한 가구들이나 소품 덕분에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었어. 벽에 걸린 액자나 조명도 그렇고, 하나하나 신경 쓴 티가 팍팍 나더라구. 특히 신발 틀에 씌워진 붉은 갓을 쓴 스탠드 조명이 인상적이었어.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뭔가 멋스러운 느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흑임자 빙수 등장! 비주얼부터가 장난 아니더라. 곱게 갈린 우유 얼음 위에 흑임자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고, 큼지막한 떡이랑 전병 과자가 꽂혀 있었어. 흑임자 특유의 고소한 향이 코를 찌르는데, 빨리 먹고 싶어서 현기증이 날 정도였어. 떡 위에는 앙증맞은 태극기 픽도 꽂혀 있더라. 완전 귀여워!

일단 흑임자 가루만 살짝 떠먹어 봤는데, 와… 진짜 고소함 폭발! 텁텁하지 않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흑임자 가루가 너무 맛있었어. 우유 얼음도 엄청 부드럽고, 흑임자랑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더라. 흑임자 빙수 안에는 팥도 숨어 있었는데, 많이 달지 않고 딱 적당한 단맛이라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어. 특히 쫄깃쫄깃한 떡이 진짜 킥! 흑임자 빙수랑 같이 먹으니까 꿀맛이더라. 떡 추가 안 했으면 후회할 뻔했어. 9개에 1500원이라니, 무조건 추가해야 해.

같이 시킨 살얼음 식혜도 진짜 시원하고 맛있었어. 살얼음이 동동 떠 있어서 보기만 해도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 들더라. 은은하게 단맛이 나면서, 기존에 먹던 식혜랑은 확실히 다른 맛이었어. 흑임자 빙수랑 번갈아 먹으니까,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랄까?
빙수 먹으면서 가게 안을 둘러보는데, 어르신 손님들이 꽤 많더라. 아무래도 옛날 과자나 떡 같은 걸 많이 팔아서 그런가 봐. 물론 젊은 사람들도 꽤 있었어. 나처럼 힙트로 감성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성심당 왔다가 웨이팅 지쳐서 잠깐 쉬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어.
직원분들도 엄청 친절하시더라. 주문할 때 메뉴 설명도 꼼꼼하게 해주시고, 빙수 먹는 동안에도 불편한 건 없는지 계속 신경 써주셨어. 덕분에 더 기분 좋게 빙수를 즐길 수 있었지.
아, 그리고 여기 주차권도 챙겨주니까, 차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꼭 주차권 받아서 할인받아! 성심당 본점에서 주차권 받으면, 여기서 2시간짜리로 교환해준대.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다 먹고 나오면서, 부모님 갖다 드리려고 약과랑 전병도 조금 샀어. 포장도 예쁘게 해주셔서 선물용으로도 딱이겠더라. 특히 약과는 시판 약과랑 다르게, 뭔가 더 쫀득하고 깊은 맛이 났어. 어른들이 딱 좋아할 맛!

옛맛솜씨에서 흑임자 빙수랑 식혜 먹으면서,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추억에 잠길 수 있었어. 북적거리는 성심당 본점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니까, 대전 은행동 갈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봐! 어른들은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젊은 사람들은 힙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맛집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곳이라고 생각해. 강력 추천!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성심당 이름값만 믿고 간 거였거든. 근데 막상 가보니까, 빵 말고 다른 메뉴들도 퀄리티가 엄청 좋아서 놀랐어. 특히 흑임자 빙수는 진짜 인생 빙수 등극! 앞으로 대전 갈 때마다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찜했어. 아, 그리고 여기 호박 빙수도 그렇게 맛있다던데, 다음에는 호박 빙수 꼭 먹어봐야지.
계산대 옆에는 부르스 약과라고 동글동글하게 생긴 약과도 팔고 있는데, 이것도 진짜 맛있어 보이더라. 어른들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아. 다음에는 부르스 약과도 한번 사봐야겠다.
성심당 바로 앞에 있어서, 빵 사들고 와서 여기서 빙수랑 같이 먹어도 좋을 것 같아. 매장이 좁아서 테이블이 몇 개 없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야.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달달한 빙수 먹고, 빵까지 곁들이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지 뭐.
나오는 길에 보니까, 컵빙수도 팔더라. 컵빙수는 3000원밖에 안 하는데, 양도 꽤 많아 보였어. 땡볕에서 웨이팅 하느라 지친 사람들은 컵빙수 하나 사서 더위 식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아무튼, 대전 은행동 성심당 옛맛솜씨,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어. 흑임자 빙수랑 살얼음 식혜는 꼭 먹어봐야 하고, 약과랑 전병도 선물용으로 강추!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