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푸른 바다를 품은 목장원, 부산 맛집 추억을 굽다

오래된 기억 속 한 조각, 마치 낡은 사진첩을 펼치듯 목장원을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학창 시절, 왁자지껄 친구들과 찾았던 그곳은 부산 여행 때마다 들르는 나만의 맛집이 되었다. 영도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에 자리한 목장원은, 시간이 멈춘 듯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를 맞이했다.

언덕길을 조심스레 올라서니, 드넓은 주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모노레일이 언덕 위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푸른색 유리 외관의 현대적인 건물은 예전의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었지만, ‘목장원’이라는 세 글자는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는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조용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창밖으로는 영도 앞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감상하는 듯했다. 과거 뷔페식으로 운영되던 1층은 이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변신해 있었고, 2층은 여전히 숯불구이 전문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오늘은 2층에서 추억을 되살려 보기로 했다.

자리에 앉자, 직원분이 정갈하게 세팅된 테이블을 안내해 주셨다. 젓가락과 수저, 물컵이 놓인 자리에는 목장원의 풍경이 담긴 종이 매트가 깔려 있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목장원 테이블 세팅
목장원의 풍경이 담긴 테이블 매트가 인상적이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한우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갈비찜, 등심구이, 갈비살구이… 고민 끝에 오늘은 등심구이를 선택했다. 숯불 위에 구워지는 한우의 풍미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숯불 위 석쇠에 불판이 올려지고, 곧이어 기본 찬들이 차려졌다.

상큼한 드레싱이 뿌려진 샐러드, 간장 베이스의 양념에 절여진 해초, 백김치, 쌈 채소 등 다채로운 곁들임이 식탁을 풍성하게 채웠다. 특히, 얇게 슬라이스된 양파와 고추를 간장 소스에 담가 먹는 ‘양파 절임’은 등심구이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느끼함을 잡아주고 깔끔한 뒷맛을 선사하여, 고기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등심구이가 등장했다. 선명한 붉은색을 뽐내는 등심은 섬세한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혀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버섯과 양파도 함께 준비되어, 풍성한 구이 한 상을 완성했다.

목장원 등심구이
섬세한 마블링이 돋보이는 등심구이.

뜨겁게 달궈진 석쇠 위에 등심을 올리자, ‘치익’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육즙이 촉촉하게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앞접시에 담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등심 한 점을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고소하면서도 깊은 풍미는, 역시 목장원이라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했다. 쌈 채소에 싸서 먹어도 맛있고, 양파 절임과 함께 먹어도 훌륭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등심구이를 음미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 쯤, 식사로 된장찌개와 밥을 주문했다. 뜨끈한 된장찌개는 고기를 먹고 난 후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주었다.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맛은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3층에 위치한 오채담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이곳도 뷔페식당이었는데, 지금은 이탈리안 키친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오채담은 한식 뷔페라는 이름과는 달리,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주 메뉴로 판매하고 있었다. 뷔페식 샐러드바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가볍게 즐기기 좋을 것 같았다.

오채담을 둘러본 후, 2층에 있는 카페 드봄으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 한 잔을 들고 테라스로 나가니, 탁 트인 바다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절영로의 아름다운 야경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배들의 불빛이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다웠다.

목장원 곁들임
다채로운 곁들임이 식탁을 풍성하게 채운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오래전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던 기억,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던 추억,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던 따뜻한 시간들… 목장원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소중한 추억이 깃든 특별한 공간이었다.

최근에는 야외 웨딩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웨딩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로맨틱할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던 날에도 야외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름다운 신랑 신부의 모습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더욱 잊지 못할 풍경을 선사했다.

목장원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는 곳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영도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목장원에서 맛있는 식사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목장원 숯불구이
숯불 위에서 맛있게 구워지는 고기.

돌아오는 길, 영화 ‘변호인’ 촬영지인 흰여울 문화마을에 잠시 들렀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알록달록한 집들은 마치 동화 속 마을처럼 아름다웠다. 봄이나 가을에 방문하면 더욱 좋을 것 같았다.

언제든 다시 찾고 싶은 곳, 목장원. 그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고 지냈던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음 부산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추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영도 지역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서 말이다.

목장원 외관
푸른 바다를 닮은 목장원의 외관.
목장원 곁들임 반찬
정갈하게 담겨 나온 곁들임 반찬들.
숯불 위에 구워지는 고기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고기.
싱싱한 고기
신선함이 느껴지는 고기의 자태.
비빔면
매콤달콤한 비빔면.
목장원 테이블세팅2
깔끔한 테이블 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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